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북한방문이 6개월만에 성사될 전망이다.
반기문 총장이 금명간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유엔고위관계자에 따르면 반총장이 평양 방문이 사실상 확정됐으며,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기문총장이 방북하면 역대 사무총장으로는 1979년에는 쿠르트 발트하임 사무총장, 1993년에는 부트로스 갈리 사무총장에 이어 세 번째다.
유엔 사무총장실은 반총장이 지난 5월21일 개성공단 방문이 확정된 상태에서 전날 북한측이 일방적으로 초청을 취소한 바 있어 공식발표를 앞두고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또한 최근 프랑스에서 벌어진 전대미문(前代未聞)의 테러참사로 인해 세계가 반테러를 위한 결집된 힘을 모으고 있는 시기라는 점에서 유엔 사무총장의 갑작스런 방북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임기 1년을 앞둔 반기문 총장은 그동안 북한 방문을 직간접으로 희망해왔다. 특히 올들어 뉴욕 주재 북한 대표부를 통해 연초 개성공단을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해 북한이 이를 받아들였으나 전날 갑작스럽게 철회(撤回)해 반총장을 당혹스럽게 했다.
외교적으로 보기드문 결례에 반총장은 유감스러운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북한이 반총장의 방북을 다시 허용한 것에 대해 외교가에서는 반총장과 김정은 위원장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집권 4년차로 안정기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베일에 가린 김정은정권이 세계의 외교관이라는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는 상징성이 적지 않은데 한국인 사무총장을 통해 남북관계의 해빙을 가져오는 효과까지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photo by United Nations
반기문 총장으로서도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다면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된다. 반기문 총장은 한국 정치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선 말도 섞지 못하도록 손사래를 치지만 현직 사무총장으로서 당연한 제스처라고 보는 시각도 많다.
따라서 임기 1년을 남겨둔 현 시점에서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은 준비된 대통령후보로 어떠한 잠재적 라이벌보다 앞서가는 효과를 줄 수 있는게 사실이다.
반총장의 방북은 오래전부터 꾸준히 추진돼 왔다는 점에서 지난 9월 박근혜 대통령의 뉴욕 방문이후 청와대와 어떤 형태로든 사전 교감을 가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반총장의 방북은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북한핵문제와 남북한 통일 문제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게 핵은 체제의 생존성과 직결되는 사안이고 남북한 통일문제 역시 유엔 사무총장의 위치가 갖는 제한적 역할을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다만 유엔안보리를 통해 논의중인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일정부분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대외 이미지를 개선하는 효과는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노창현기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유엔 사무총장실 "현재로선 밝힐 내용 없어"
유엔이 반기문 총장의 방북관련 내용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유엔은 16일 "총장의 방북에 관해서는 지금 밝힐 내용이 없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유엔은 이날 사무총장 대변인 명의의 짧은 성명을 통해 "사무총장은 남북 간 대화를 강화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돕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노력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항상 말해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