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정치인들이 ‘뉴욕 맥도날드 사태’와 관련, 증가하는 노인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뉴욕주 김태석(론 김) 하원의원과 그레이스 맹 연방하원의원, 토비 스타비스키 주상원의원, 피터 쿠 뉴욕시의원 등 플러싱을 지역구로 한 정치인들이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맥도날드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문제의 맥도날드 매장이 위치한 노던 블러바드와 파슨스 블러바드 선상에서 열린 회견엔 한인노인들과 KCS(뉴욕한인봉사센터)의 김광석 회장, 린다 리 사무총장 등이 함께 했다.
회견엔 한국언론은 물론, NBC방송과 데일리뉴스 등 미주류언론과 지역신문들이 자리했고 중국계 언론도 대거 참석하는 등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이날 정치인들은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서는 주민들과 상인들의 협력이 중요하다”면서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지역 사회 정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뉴욕의 유일한 한인 정치인으로 적극적인 중재의 노력을 기울인 김태석 의원은 경과를 설명하고 “이번 일은 (인종이나 노인) 차별이 아니라 문화적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플러싱에서 20년간 영업한 소자본사업자와 노인들이 서로 이해하고 화해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김태석 의원실엔 맥도날드 파슨스점의 잭 버트 사장과 한인노인들이 오해를 풀고 화해하는 자리를 가졌다. 맥도날드측은 경찰을 부른 것에 대해 공식사과하고 매니저교체 한국어안내서비스 등 4개항의 조치를 약속했다.
이날 회견에 나온 조병욱(84) 전 영남향우회장은 “이 맥도날드 매장은 집도 가깝고 교통도 편한 아주 좋은 곳인데 불미스런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며 “앞으로 노인들에게도 편안함을 주는 서비스를 기대한다. 한인 노인들도 최소한의 상식을 갖고 매장을 이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박상용(77) 씨는 “맥도날드 사장이 사과를 했다니 반가운 일이다. 환영한다. 우리들의 불찰도 있으니 한인 노인들도 주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맥도날드 직원들이 한인과 중국인 노인들을 잘 몰라서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문화적인 차이를 서로 잘 이해하고 좋은 사랑방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레이스 맹 의원은 “양측이 마주 앉아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게 돼 기쁘다. 힘을 합쳐 앞으로 나아가자”고 격려했고 토비 스타비스키 의원은 “고객과 업소가 각자의 권리를 갖고 서로를 이해하는 자세로 분쟁이 해결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 15일 뉴욕타임스가 한인노인들이 경찰에 의해 쫒겨난 사실 등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파문이 급격히 확산됐다. 이튿날 일부 한인단체장들은 맥도날드 매장을 방문해 노인 차별행위를 공식사과하지 않으면 2월 한달간 범동포적인 불매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선언, 한인사회와 맥도날드의 한판 대결 양상으로 치달았다.
일부에서는 (김태석 의원실이) 맥도날드측과 노인들의 화해를 주선하고 있는데 너무 성급한 집회를 했다는 지적하지만 이미 지난 3일 한인언론에 의해 관련 사실이 보도했을 때 서둘러 사태를 봉합했다면 뉴욕타임스의 대대적인 보도는 막았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인사회의 강경대응이 맥도날드측의 사과와 문제 해결을 위한 긍정적인 조치를 취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 한인은 “한인타운 한복판에서 영업하는 맥도날드가 애당초 노인들을 존중했다면 경찰을 네 번씩이나 불러 내쫒는 몰상식(沒常識)한 행위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제라도 한인종업원을 채용하는 등 노인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다행”이라고 말했다.
뉴욕=민병옥특파원 newsroh@gmail.com
<사진 교회일보 제공>
<꼬리뉴스>
“한인노인들 빈곤률 가장 높은 소수계중 하나”
정치인들과 한인사회 리더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한인과 중국계 등 지역내 다수를 차지하는 소수계 노인인구를 위한 사회복지 서비스가 확충되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KCS 김광석 회장은 “이번 사태이후 운영중인 경로회관 지하에 작은 카페를 만들었다”면서
“한인노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린다 리 KCS사무총장은 “지역내 노인들을 위한 사회봉사시설과 서비스가 부족한만큼 이분들이 보다 안락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를 늘려야 한다”면서 기존의 시설을 확장하고 정신건강 클리닉 등 새로운 시설을 만드는 조치가 이뤄지기를 희망했다.
한편, 크리스찬 곤잘레스-리베라 도시미래센터의 부소장은 조사에 따르면 한인노인들은 빈곤률(貧困率)이 가장 높은 커뮤니티의 하나이고 영어 구사력 또한 가장 낮은 소수계중 하나라면서 한인노인들은 가족을 서포트하고 손자들 양육을 위해 이민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언어와 문화차이로 인한 어려움이 많아 적절한 서비스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