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폭팔, 포사격 모두 모략극(謀略劇)이다. 심리전방송 중단과 철거 안하면 군사조치하겠다!"
북한 유엔대표부가 21일 긴급 기자회견을 요청하고 남북포격사태와 관련한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날 회견엔 안명훈 차석대사와 조종철, 김은철 두명의 서기관과 함께 나와 영어 발표문을 낭독하고 질의응답을 가졌다.
이날 안명훈 차석대사는 "지뢰폭팔사건은 우리를 반대하는 심리전 방송을 하기위한 모략극에 불과하다. 또한 있지도 않은 포사격 사건을 구실로 수십발의 포탄을 발사한 것은 전쟁상태로 몰아가려는 극악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안 차석대사는 "48시간내에 심리전방송 중단과 모든 심리전수단들을 철거하지 않으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차석대사는 강력한 조치에 군사행동이 포함돼 있음을 확인하며 "우리 군은 헛소리를 안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북한대표부의 회견은 전날 자성남 북한유엔대사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의장에게 안보리 소집을 요청하는 편지에서 밝힌 내용을 재강조하는 내용이었다. 목함지뢰 매설을 한국의 모략극으로 돌리고 "그 어떤 총탄과 포탄도 발사한적이 없다"고 전면 부인(否認)했다.
이날 안명훈 차석대사는 늘 그랬던 것처럼 기자들의 질문을 일문일답식으로 하지 않고 한꺼번에 묶어서 자신들이 하고 싶은 얘기만 하는 식으로 피해나갔다.
이날 질문중엔 "과거 북핵문제와 인권문제 등 안보리 결의를 북한이 무시하고 무효라고 주장했는데, 안보리 소집을 요청하면 당시 결의를 인정한다는 뜻이냐?", "발표문에 전시상태(state of war)라는 것은 무슨 의미냐, 그걸로 인해 무엇을 얻으려 하느냐?는 힐난성 질문도 있었다.
또한 안보리 회의가 소집되기 위해선 이사국의 제안이 있어야 하는 것과 관련, 한 기자가 "어느 이사국과 안보리 소집 문제를 협의했느냐?"고 질문했지만 역시 답변하지 않았다.
한편 북한대표부의 질의응답과 관련, 유엔기자협회 임원직을 맡고 있는 한 기자는 "왜 당신들은 기자들의 질문을 한꺼번에 다 받고 번번히 답변을 피해가느냐?"며 항의하기도 하는 모습이었다.
뉴욕=임지환기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북한 최후통첩 기준시간은 평양표준시? 22일 오후 5시반 군사행동?
유엔에서 북한이 48시간내 심리전(心理戰) 방송 중단과 심리전 수단들을 철거하라고 위협한 것과 관련, 북한이 새롭게 채택한 표준시에 기준한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21일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한 기자가 북한대표부 조종철 1등서기관에게 북한이 언급한 48시간의 기준이 새롭게 채택한 표준시를 말하냐는 질문에 평양 표준시를 따를 것이라고 답변했다.
회견이 끝난후 준비한 유인물을 배포하던 조종철 서기관은 기자의 질문에 잠시 생각하더니 "아마 그럴거다. 평양시간에 의거해서"라며 평양 표준시에 따를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북한이 제기한 48시간은 22일 오후 5시이다. 그러나 최근 북한이 기존 시간보다 30분을 늦추는 평양 표준시를 따를 경우 실제 시간은 오후 5시30분이 된다.
북한은 지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가 긴급소집되어 20일 오후 5시를 기준으로 48시간안에 심리전방송을 중지하고 HEMS 심리전 수단을 전면 철거하지 않는다면 강력한 군사적 행동으로 넘어갈데 대한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명령이 하달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한 기자는 "남북의 시간이 달라져 군사적 충돌이라는 심각한 이슈마저도 헷갈리게 되는 상황이다"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