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이라는 억울한 누명(陋名)을 쓰고 법정투쟁을 벌이고 있는 미주한인 스티븐 김(김진우 46) 박사 구명운동에 한인가톨릭계와 각 지역 한인회가 본격적으로 나서 주목된다.
미동북부한인카톨릭교회와 동북부한인회연합회는 27일 뉴욕 브롱스 한인천주교회(주임 남해근시몬 신부)에서 모임을 갖고 스티븐 김 박사 돕기운동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다짐했다.
이날 모임엔 스티븐 김 박사와 누나 김유리 씨, 남해근 신부, 미동북부한인회연합회 이계훈 회장 등 임원진, 스티븐 김 구명위원회 이명석 공동위원장 등이 함께 자리했다.
한인 가톨릭 교계의 원로인 남시몬 신부(동북부 한인사제협의회장)는 “한인 1.5세와 2세가 이땅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스티븐 김 케이스도 그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인사회가 마음을 함께 모으고, 한인들이 알고 있는 타민족 커뮤니티에게도 부당성과 억울함을 알려 1.5세와 2세들이 잘 성장하도록 지켜주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
이를 위해 한인천주교회와 지역한인회가 공동으로 김박사 돕기운동에 적극 나서기로 결의하고 뉴욕·뉴저지는 물론, 워싱턴DC 지역의 한인가톨릭교회들과 연계하여 서명운동 및 탄원서 보내기 등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미동북부한인회연합회는 21일 합동 임원·이사회를 열고 스티븐 김 돕기운동을 공식적으로 전개하기로 만장일치(滿場一致)로 결정한 바 있다. 또 내년 1월말에는 뉴저지에서 기금모금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아홉 살이던 1976년 가족과 함께 뉴욕으로 이주한 스티븐 김 박사와 가족들은 브롱스 한인성당을 다닌 인연이 있다. 김 박사는 워싱턴의 명문 조지타운 대학과 하버드대학원을 졸업하고 99년 예일대에서 외교 및 군사역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해군정보센터에서 중동관련 정보분석관으로 일한 그는 9.11 사태후 북한과 북핵 연구에 집중하는 등 촉망받는 군사안보전문가였으나 2009년 6월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보도한 Fox 뉴스의 제임스 로슨 기자에게 국가기밀을 제공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김 박사는 “기자의 취재에 도움말을 주라는 상부의 지시였고 인터뷰 내용 또한 누구나 예측 가능한 사실을 전달했다”고 항변했으나 검찰은 터무니없는 ‘간첩죄(the Espionage Act)’를 적용, 3년째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스티븐김박사 구명운동 지난 여름 뉴욕서 태동
촉망받는 군사안보전문가에서 하루아침에 국가안보를 위협한 스파이 누명을 쓴 스티븐 김박사 구명운동은 지난 여름부터 뉴욕을 중심으로 본격화됐다.
지난달 25일 뉴욕 플러싱에서 한인노인유권자연합회가 기금 전달과 이모 박경희 전 한미현대예술협회장의 구명 호소 기자회견이 열렸고 26일 금강산 연회장에서 후원의 밤이 펼쳐졌다.
또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둔 27일엔 뉴저지 팰리세이즈팍에선 스티븐 김 박사와 사촌동생 윤경숙 씨 등이 자리 한 가운데 뉴저지구명위원회 발기위원회 모임이 열렸다. 이날 모임에선 문 조 푸른투어 사장이 대표로 선정되고 후원금도 전달됐다.
스티븐 김 박사의 재판은 내년 4월 28일로 잡혀있지만 이것 역시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김박사의 변호비용은 앞으로도 최소한 100만 달러 이상은 필요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석 위원장은 “스티븐 김 박사가 힘있는 유태계이거나 백인이라면 이처럼 억울한 일을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스티븐 김 박사의 구명을 통해 우리 한인들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민족이라는 것을 당당하게 보여줘야 한다”면서 관심을 호소했다. 스티븐 김 박사 돕기 운동 문의: 1-646-250-6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