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창문 스테인드 글래스 ‘욱일기 상징’
미국의 명문대 유펜(U Penn) 캠퍼스에 일본전범기(욱일기) 이미지가 설치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데일리 펜실베니안은 최근 예술문화연구동(ARCH) 식당 창문의 스테인드 글래스에 새겨진 일본 전범기 이미지로 논란이 벌어진 가운데 대학측이 해결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술문화연구동은 2년간의 개보수 공사를 거쳐 최근 재개장한 곳으로 전범기 이미지는 2학년 이승훈 씨가 식사를 하던 중 우연히 발견했다. 그가 페이스북에 촬영해 올리자 곧바로 한인학생들이 들끓었다.
4학년 임현수씨는 팬아시안커뮤니티하우스의 피터 밴 도 디렉터에 이메일을 보내 전범기 상징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동아시아학센터 프랭크 챈스 부소장도 “한국과 중국은 2차대전 일본의 침략을 받은 희생자로 해당국간에 여전히 긴장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학교측은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 학생들과 면담을 가졌다. 윌리엄 깁슨 부학장과 대학기록담당 마크 프레이저 로이드, 역사미술교수 데이비드 브라운리, 그리고 이 건물 리노베이션을 맡은 대학건축사 데이비드 홀렌버그가 나왔다.
스테인드 글래스는 기독교학생회의 국제적 미션활동을 상징하는 것으로 건물은 1928년 세워졌다. 문제의 스테인드 글래스가 언제 만들어졌는지는 정확히 나와 있지 않지만 건물 준공과 비슷한 시기로 추정된다.
학교측은 스테인드 글래스의 역사성을 고려해 주변에 교육적인 안내판을 달거나 일본전범기를 설명하는 브로셔를 건물내에 비치하고 캠퍼스 투어에도 이 내용을 삽입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당초 스테인드 글래스 제거를 요구한 두 학생은 “이번 면담이 아주 생산적이었고 학생들의 관심사에 대학이 적극 수용했다”고 평가했지만 “많은 한인학생들은 여전히 스테인드 글래스를 완전히 제거해줄 것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모든 견해들을 고려하여 해결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데일리 펜실베니안의 가시에 대해 학생들은 100개가 넘는 댓글을 통해 격론을 벌이고 있다. 일부 학생은 “스테인드 글래스가 1928년에 만들어졌다면 2차대전 이전이므로 철거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또다른 학생들은 “일본제국주의는 19세기말부터 문제의 깃발을 앞세운 채 이웃나라를 침략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살상했다”며 “전범기 이미지는 학교의 수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아무리 역사적 상징물이라 해도 과연 스테인드 글래스가 나치의 상징물이었다면 그대로 둘 수 있겠느냐?”며 전범기에 대한 학교측의 단호한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뉴욕=노정훈특파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Stained glass in ARCH Cafe sparks controversy among Korean students
http://www.thedp.com/article/2014/03/arch-rising-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