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야! 네 가슴에 타오르는 그 사랑을 뉘게다 주랴 하오? 네 앞에 손 내민 조선(朝鮮)을 안아주오 안아주오!…."
삼일절을 앞둔 2월 28일 맨해튼의 뉴욕한인교회. 춘원 이광수의 시 '누이야'가 낭송(朗誦)됐다. 1919년 도쿄에서 2.8 독립선언을 결행할 당시 동지였던 김마리아가 1933년 망명을 바치고 돌아오자 춘원이 바친 헌시(獻詩)였다.
이날 뉴욕한인교회(담임목사 이용보)는 97주년 삼일절 및 교회 창립 95주년 기념식을 통해 30인의 독립유공자를 발표하고 애국지사의 후손들과 함께 만세삼창(萬歲三唱)을 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뉴욕한인교회는 "국가보훈처의 기록과 교회산하 역사편찬위원회 및 역사연구회의 조사를 통해 뉴욕한인교회를 중심으로 활동한 30분의 독립유공자와 건국지도자들의 명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뉴욕한인교회의 애국지사 30인은 안창호 이승만 서재필 장면(이상 대한민국장) 천세헌 김마리아 윤병구 조병옥 정한경(이상 독립장) 곽림대 김도연 황애덕 정일형 이복원 황기환 배민수 김경 김양수 변준호(이상 애국장) 김여제 안정수 임초 남궁염 정태진(이상 애족장) 이진일 최용진 김창세 차진주 김홍기(이상 건국포장) 신 마실라(대통령 포장) 등이다.
뉴욕한인교회는 1921년 4월18일, 뉴욕타운홀에서 3.1절 2주년 기념식을 마치고 창립됐다. 3.1독립운동 정신을 계승하고 수많은 선각자들이 교회에 출석하여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특히 이날 기념식엔 남강 이승훈의 외손자인 주영빈 장로를 비롯, 스티븐스를 저격한 장인환 의사의 증외손녀 정이경 선생, 도산 안창호의 처조카 소신호 권사, 애국지사 이탁의 외손자 김문조 선생, 청산리 전투의 역사 기록을 바꾼 이우석 애국지사의 딸 이춘덕 권사 등 미국에 있는 독립유공자들의 후손들이 사상 처음 한 자리에 모여 눈길을 끌었다.
뉴욕한인교회는 임초 애국지사와 105인 사건 체포 장면을 포착한 사진, 김마리아가 1927년 뉴욕에서 흥사단에 가입할 때 제출한 파크대학 졸업사진, 김마리아의 망명 탈출을 도와준 윤산온(George McCune) 선교사 등 희귀 사진들과 함께 한국계 미국인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강용흘의 1931년 작품 '초당(The Grass Roof)'과 작가의 싸인 등을 공개했다.
'한국의 잔다르크'로 불린 김 마리아는 일제치하에서 고문당한 몸을 이끌고 미국에 망명, 노동으로 학비를 벌면서 공부하여 민족의 지도자가 되었다. 뉴욕한인교회에서 3.1 운동 동지인 황애덕, 박인덕 등과 함께 독립운동 단체인 '근화회(대한민국애국부인회)'를 창립한 주인공이다.
이밖에 미국서 발행된 한글잡지 우라키 5호 원본과 재미조선문화회 창립 당시의 서류, 재미조선문화 창립을 축하한 세계적인 교육학자 존듀이 박사의 원고가 실린 'Korean Student Bulletin' 등 교회 소장 자료들이 공개됐다.
1925년 창간된 우라키는 창간호부터 3호까지 주필을 맡은 오천석을 비롯, 정일형(33년 주필), 이병두, 장덕수, 한승인, 노재명, 박인덕, 장리욱, 박경호, 강용흘, 박마리아, 윤치영, 최순주, 황창하, 윤홍섭 등 중심인물들이 뉴욕한인교회 교인들이었다.
이날 춘원의 시 '누이야' 전문을 낭송한 뉴욕한인교회 역사편찬위원회 윤창희 간사는 "1921년부터 1945년 해방까지, 뉴욕한인교회에서 창립되었거나, 교회를 중심으로 활동한 독립운동 단체가 무려 17개나 되는 것은 독립운동 역사상 전무후무(前無後無) 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기념식에선 도산 안창호 선생을 직접 모신 뉴욕한인교회 한승인 장로의 저서 '민족의 빛 도산 안창호' 100권을 교회에 기증하는 순서도 이어졌다.
뉴욕=노창현기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누이야'
- 춘원 이광수
누이야!
네 가슴에 타오르는 그 사랑을 뉘게다 주랴 하오?
네 앞에 손 내민 조선(朝鮮)을 안아주오 안아주오!
누이야 꽃같이 곱고 힘 있고 깨끗한 몸을 뉘게다 주랴 하오? 뉘게다 주랴 하오?
네 앞에 팔 벌린 조선에 안기시오 안기시오!.."
누이야!
청춘도 가고 사랑도 생명도 다가는 인생이요
아니 가는 것은 영원한 조선이니
당신의 청춘과 사랑과 생명을 바치시오, 조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