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방위가 폭행사건 가해자 둔갑 억울
by Han Eol Cho
미국 학생에게 인종차별(人種差別)을 당하고 주먹으로 맞은 한인 대학생이 되레 폭행혐의로 실형까지 받게 돼 한인사회가 발끈하고 있다.
뉴욕한인학부모협회(공동회장 라정미·최윤희)는 9일 베이사이드에 있는 라&김로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억울하게 교도소에 갈 위기에 처한 한인대학생 이주광(19) 군의 억울한 사연을 전하고 한인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사진=교회일보 제공> 펜실베니아 록헤이븐대학에 재학중인 이군이 어처구니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된 것은 지난 4월13일. 자정 무렵 기숙사로 향하던 그는 커플로 보이는 백인 남녀 학생이 다투는 현장을 지나다 백인 학생으로부터 ‘칭크(chink)’라고 아시안을 비하(卑下)하며 욕설(f***)을 하는 것을 들었다.
이군이 항의하기 위해 다가가자 백인 남성은 다짜고짜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고 이씨도 방어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4월21일 이군은 기숙사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백인학생이 이가 부러졌다며 경찰에 신고했기때문이었다. 이군은 보석금 5천달러를 지불하고 일단 불려났으나 검찰로부터 ‘플리바겐(유죄인정후 감형)’을 조건으로 4-6개월의 실형에 처할 위기에 직면했다.
이군과 이군의 아버지는 “상대가 먼저 공격을 했고 다치지 않기 위해 방어(防禦)하는 과정에서 싸움이 벌어졌다. 피해자가 거꾸로 가해자가 됐다”고 호소하며 뉴욕한인학부모협회에 도웅을 청하게 됐다.
최윤희 회장은 “인종차별하는 욕설을 듣고, 먼저 얼굴을 얻어 맞았기 때문에 대항한 것은 정당방위다. 사건의 원인과 과정이 무시된 것은 전형적인 소수계 차별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회장은 “우리 한인 후세들이 이 같은 일을 반복해서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한인사회가 힘을 모아 이씨의 무죄를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군의 모교인 위사히콘고교 교감과 고교·대학 풋볼코치, 교회 목사님들이 자발적으로 탄원서를 써주는 등 지역사회에서 도움의 손길이 모아지고 있다.
이군에 대한 2차심리는 오는 8월25일 펜실베니아주 클린턴 카운티 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뉴욕한인학부모협회는 일단 록헤이븐대 총장과 면담을 한 뒤 학교 측이 사건 담당 검사에게 편지를 쓰도록 유도하고 한인들의 탄원서를 모아 제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뉴욕=조한얼특파원 newsro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