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러시아 영화인들의 협업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러시아 '영화의 전당(殿堂)' 모스크바 '돔 키노'에서 23일 한국과 러시아 영화인들이 첫 만남의 시간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러시아영화인협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한국 영화감독과 러시아 젊은 영화인들의 대화'라는 제목 아래 한국과 러시아 영화계의 상호협력 방안을 모색(摸索)하는 세미나로 진행됐다.
한국측 참가자로는 '히말라야'의 이상훈 감독과 김영민 JK 대표, 이창현 CJ엔터테이먼트 투자담당부장, 모스크바프레스 대표인 김원일 박사가 자리했고 러시아측에서는 필립 아브류틴 러시아 영화인협회 회장, 드미트리 야쿠닌 러시아 청년 영화인협회 회장, 니콜라이 쿠즈민 라에토 영화사 대표, 마리아 체르바노바 감독 등 20 여명이 참가했다.
필립 아브류틴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러시아의 영화산업 참여자들은 한국과의 상호협력관계를 강하게 원하고 있다"면서 "한국영화의 러시아보급을 위해서도 러시아영화인협회가 적극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마리아 체르바노바 감독은 “한국과 러시아간에는 영화산업의 협력에 관한 협력서 체결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당장 손쉬운 협력 방안으로 한국과 러시아가 서로에게 영화촬영지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배우와 촬영 인프라, 촬영 장소들을 한국영화 제작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영민 대표는 "러시아영화가 한국에서 아직 생소한만큼 한국의 각종영화제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노력을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영화의 예술성과 한국영화의 상업성을 결합한다면 양국 영화계의 발전을 위해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현 부장은 “한국에도 러시아영화인협회와 같은 영화인 단체가 많이 있다면서 한 러간 영화인 단체의 교류의 물꼬를 터나간다면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고려인 출신인 김 안드레이 감독은 한국과 러시아간에 함께 공유하는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을 영화화하거나 시리즈물로 만든다면 양국 국민들에게 크게 어필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러일전쟁 혹은 연해주지방에서의 독립운동을 주제로 하는 역사물들을 양국 영화계가 함께 제작한다면 의미가 특별히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측 참가자들은 과거 한중 합작영화 등의 사례에서 볼 때 상업적 성공을 거두기가 쉽지 않다면서 한러간의 직접적인 합작 영화제작은 장기적 과제로 추진(推進)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서 니콜라이 쿠즈민 감독은 "러시아 영화계도 현재 경제위기로 인해서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러시아 영화계가 한국영화제작에 다양한 방법으로 참여할 수 있다면 러시아 영화인들이 크게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니콜라이 구즈민 대표와 김원일 박사
러시아영화인협회의 초청으로 행사에 함께 참석한 김원일 박사는 "양국의 영화인들이 작더라도 가능한 분야부터 협력 방안들을 찾자고 의견을 함께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러시아 영화의 예술성과 콘텐츠, 각종 인프라와 한국의 상업영화 제작경험이 결합한다면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노창현기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주러한국문화원 ‘한국영화의 해’ 선포 기념식
한편 주러시아 한국문화원은 22일 돔 키노에서 '한국영화의 해' 선포 기념식을 열고 특별 상영작으로 '히말라야'(2015)를 선정, 상영해 호평을 받았다.
돔 키노에 위치한 영화관에서는 앞으로 매달 1편씩 최신 우수 한국영화를 무료 상영할 예정이다. 한국영화 상영은 전러시아영화인 협회와 돔 키노가 영화관을 무료로 제공하고 주러 한국문화원에서는 영화 필름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