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으로 풍흉(豐凶)을 점치는건 미신’

photo by 한종인
2월 24일은 정월 대보름(음력 1월 15일)이다. 설날이후 처음 맞는 보름날인 정월 대보름은 '상원', 혹은 '오기일(烏忌日)'이라고도 부르는 큰 명절이다. 그러나 지금은 공휴일도 아니고 설 연휴에 묻혀서 존재감이 많이 사라진게 사실이다. 이북에서는 공휴일로 고싸움 석전 등 전통 놀이들을 하면서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엔 대보름 달맞이를 하는 등 설날보다 더 성대하게 지냈다. 설날부터 대보름까지 내내 축제일이었고, 이 시기에는 빚 독촉도 하지 않았다. 대보름까지 정초 15일간은 어른들에게 세배를 드릴 수 있는 기간이기도 했다.
대보름 날에는 부럼, 오곡밥, 약밥, 귀밝이술, 김과 취나물 같은 묵은 나물 및 제철 생선 등을 먹으며 한 해의 건강과 소원을 빈다. 지역별 전통 놀이와 함께 마을별로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또한 한 해의 계획을 세우고 운수를 점치기도 했다.
그런데 때로는 붉고 노랗고 하얗기도 한 괴괴한 달빛이 백년전 사람들도 궁금했나 보다. 1924년 2월 19일 매일신보엔 ‘상원월(上元月; 대보름)에는 여러 전설이’라는 제하 기사에서 “달빛으로 그 해의 풍흉(豐凶)을 분간한다는 것은 일종의 미신”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아카이빙 전문매체 근대뉴스(http://www.19c.co.kr/) 가 제공한 당시 기사를 소개한다.
☯ 상원월(上元月; 대보름)에는 여러 전설이 (1924.02.19.)
달빛으로 그 해의 풍흉(豐凶)을 분간한다는 것은 일종의 미신

『구력(舊曆) 정월 대망(大望)에는 달빛이 붉으면 그 해는 가문다. 묽으면 홍수가 난다』는 등 아직도 이러한 미신이 일부에서는 없어지지 아니 한 것 같다. 이에 대하여 인천 관측소원의 말을 참고하면 대강 다음과 같다. “달빛은 태양의 반사 광선임은 누구든지 아는 바인데, 태양 광선은 무색이나 이것을 일일이 분석하면 유자 빛(橙), 붉은 빛(赤), 누런 빛(黃), 초록 빛(綠), 푸른 빛(靑보), 보라 빛(董), 검은 빛(黑)의 일곱가지 원색으로 나뉘며, 이 여러 가지 빛은 각각 길고 짧은 광파(光波)가 있어서 비상히 빠른 속도로 사방으로 퍼진다. 그리고 광파가 제일 긴 것은 붉은 빛이며 제일 짧은 것은 자주 빛이며 이 외에 사람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시외광선(視外光線)이란 짧은 것도 있다. 이 광선들이 달에 비췄다가 다시 반사되어 우리들이 사는 지구에 도달될 동안에 아무 장애가 없으면 무색인 달빛이 그대로 우리들의 눈에 비칠 터이나 그렇지 아니 하고 그 사이에 무엇이 장애가 되면 달빛이 변하여 우리들에게 비춘다. 다시 말하면 달빛이 붉어지는 이유는 중간에서 장애물로 인하여 변해 집니다. 그 장애물이라 함은 일기가 건조할 때에는 지구에서 여러 가지 많은 티끌이 공기에 섞기며 비가 온 뒤에는 수증기가 섞이므로 달빛이 공기를 통과할 때에 광파가 짧은 광선들은 장애물에 막혀 버리고 제일 긴 붉은 광선만 통과하므로, 우리들의 눈에는 달빛이 붉어 보임이요 다른 관계는 조금도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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