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역 시위확산…추수감사절 앞두고 긴장
흑인 청년을 총으로 사살한 백인 경관에 대한 불기소 결정 이후 미 전역으로 시위가 확산되는 가운데 마침내 뉴욕에서도 첫 대규모 시위가 벌어져 미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5일 뉴욕 맨해튼에서는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을 사살한 백인 경관 대런 윌슨(28)에 대한 불기소(不起訴) 결정을 비난하는 시위 군중들이 거센 분노의 함성을 지르며 행진을 했다.
맨해튼 남단 유니온스퀘어 일대에서 오후 7시 시작된 시위는 오후 9시 현재 수천명으로 불어난 가운데 시간이 갈수록 열기가 뜨거워지는 양상이었다. 시위대는 ‘경찰살인은 안돼’ ‘살인자경찰을 감옥으로’ 등의 피켓을 들고 나왔고 일부는 북과 트럼펫을 동원해 분위기를 주도하기도 했다.
일부 도로까지 점거한 시위대로 인해 자동차들이 꼼짝 못하는 등 극심한 교통체증(交通滯症)이 일어났으나 많은 차량 운전자들은 경적을 울리며 시위에 동조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시위는 사건이 발생한 미주리주 퍼거슨시는 물론 뉴욕과 LA, 워싱턴 DC, 필라델피아, 애틀랜타 볼티모어, 시애틀, 오클랜드, 마이애미 등 대부분의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특히 퍼거슨의 경우 대배심 판결 직후 경찰 차량이 전복되거나 일부 상점이 불에 타는 등 폭동을 방불케 하는 격렬한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때문에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는 주 방위군 수백명을 추가로 투입하는 등 일촉즉발(一觸卽發)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연중 최대의 명절이자 쇼핑 홀리데이인 추수감사절을 이틀 앞두고 있지만 시위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추가적인 사고의 위험은 물론, 매출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편 당사자인 윌슨 경관은 평결직후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브라운을 사망에 이르게 해 매우 죄송하지만 상대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는 경찰로서 똑같이 배운 대로 행동했을뿐이다”라고 자신의 행동이 정당방위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브라운의 유족과 변호인은 “백인이자 경찰과 특별한 인연의 검사가 수사를 맡았을때부터 예견된 결과였다”면서 “정의를 위한 우리의 행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뉴욕=임지환특파원 newsro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