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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전(百年前) 오늘<2> 북청물장수의 추억

글쓴이 : 뉴스로 날짜 : 2024-02-26 (월) 19:22:16


새벽마다 고요히 꿈길을 밞고 와서 / 머리맡에 찬물을 솨아 퍼붓고는 / 그만 가슴을 디디면서 멀리 사라지는 북청 물장수/ 물에 젖은 꿈이 북청 물장수를 부르면 / 그는 삐꺽 삐꺽 소리를 치며 온자취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 날마다 아침마다 기다려지는 북청 물장수

 

19241024일 동아일보에 실린 파인(巴人) 김동환(金東煥) 시인의 작품 북청 물장수.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린 명시이기도 하다.

 

김동환은 1901년 함북 경성(鏡城)에서 태어났다. 1924년 시 적성(赤星)을 손가락질하며<금성(金星)>지에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단했다. 1925년 한국 최초의 서사시집으로 불리는 <국경의 밤>을 간행한 그의 작품은 암담한 일제강점기에 민족의 설움을 노래한 것이 많다.

 

북청은 함경남도의 동부에 위치한 군이다. 북청의 명물로 사자놀음(北靑獅子놀음)이 있다. 정월대보름에 사자탈을 쓰고 행해지던 전통놀이로 유명하다.

 

한세기전 수도가 설치되기 전에는 지게에 물을 지고 다니던 물장수들이 많았다. 이들은 '물 사시오!'를 외치며 한양 골목골목을 누비고 다녔다고 한다. 그런데 왜 북청 사람이 물장사의 대명사처럼 인식되었을까. 물 장사를 처음 시작한 사람이 함경도 북청 사람이었고, 자연스럽게 북청 출신 사람들이 물장수를 많이 하게 되었다.

 

아카이빙 전문매체 근대뉴스(http://www.19c.co.kr/) 따르면 한세기 전 물장사는 이틀 걸러 신문에 나올만큼 핫 이슈이기도 했다. 그 무렵 서울에 수도가 본격 설치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물장수들도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갔다. 많은 물장수들이 실업위기에 몰리고 시민들 역시 물을 직접 날라주는 물장수가 사라지면서 불편했던 모양이다. 지금처럼 집안에까지 수도가 설치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기사를 소개한다.

 

 

물장사 700명의 실업자 (1924.02.24.) 조선일보

경성부의 이익으로 인하여

공용수도에 계량기를 사용하여

시민은 불편하고 물장사는 실업(失業)



 


핍박한 경제계는 회생할 줄을 모르고 달이 가고 해가 갈수록 더욱 더욱 심해지기만 하므로 일반 조선 동포의 생활은 이를 따라서 날로 궁핍한 곳으로 흘러 살 수가 없는 터인데, 요사이 경성부청에서는 해마다 여름이 되면 시민에게 고통을 주는 수돗물을 경계하기 위하여 경성 전 시가지에 벌려 있는 공용수도에다가 계량기를 사용하여 가지고 일반에게 물을 주되 지금까지는 각각 열쇠를 가지고 마음대로 물을 사용케 하였지마는 이제부터는 일반에게 열쇠를 주지 아니 하고 대표자 한 사람에게만 주어서 그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아니 하면 물을 가져가지 못하게 되며, 겸하여 물을 많이 사용하면 물값을 많이 내게 되는 고로 전보다 일반 시민의 불편은 말할 수 없지마는 이와 따라서 현저하게 곤란을 느끼게 될 사람으로 말하면 경성 시내에 벌려있는 수상(水商)들이라. 그들로 말하면 대개 함경도 사람으로서 예전에는 과거를 보러 왔다가 당선치 못하면 돌아갈 노비(路費)가 없어서 자연 물장사를 하게 되었으나, 근년에 와서는 자제의 공부를 시키기 위하여 그의 부형되는 이들이 와서 물장사를 하는 터인 바, 현재에 시내에서 물장사하는 사람이 300여 명이요 그들의 버는 돈으로 생활하며 공부하는 학생이 430여 명이므로, 41일부터 이 제도가 실행되는 날에는 경성 시내에 700여 명의 실업자가 나게 될 터이므로 수상(水商)들은 조합을 모아 가지고 진정서까지 제출하였다더라.

 

실시는 사실

41일부터 실행할 터

장미(長尾) 경성부 재무과장 이야기

 

이에 대하여 경성부 장미 재무과장은 말하되, “그것은 사실이외다. 금년 41일부터는 실행하 터이외다. 해마다 너무도 물 야단이 나서 우리에게 고통이 많거니와 시민의 고통이 더욱 심하게 되는 고로 할수없이 이러한 수단까지 사용하기로 되었는 바, 몇백 명의 수상(水商)이 실업(失業)한다는 것으로 말하면 동정할 바이나 시민의 고통이 이보다 큰 문제이므로 할수 없이 감찰을 맡아도 좋으리라 하며, 이것이 물 먹는 이에게는 오히려 이익이라고 하더라.

 

110,000여 원이 수포화(水泡化)

실업만으로도 원통할 터인데

구역값 110,000원은 어찌 하나

 

이에 대하여 수상(水商)조합인 공수조합(供水組合) 300여 명의 대표로 이종만(李鐘萬), 김연환(金鍊煥) 두 명이 경성부윤에게 진정서를 제출하였는데, 그들의 자세한 내용을 들은 즉, 장사는 해마다 늘어가고 물을 배포할 곳은 없으므로 과거 9년 전부터 시내를 수백 구역으로 만들어 가지고 한 구역에 대하여 1020전으로부터 큰 곳은 400~500원에까지의 값으로 사고 팔고 하던 바, 이것을 모두 합하면 116,000원이라는데 그들이 순전한 영리적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300~400명의 실업자가 나게 될 때에는 상당한 조처 방침이 있어야 할 터인데, 그들은 모두 자기 자제를 공부시키기 위하여 자기 고향에서 토지를 팔아 가지고 일부러 서울에 와서 물을 팔아 자제의 공부를 시키는 터이며 자제가 공부를 마치면 다시 내려가고 그 마을 사람이 오고 하던 것인데, 만약 이것이 페지되는 날에는 300~400명의 물장사가 직업을 잃는 것은 고사하고 자제의 공부를 시키려고 토지까지 팔아 가지고 와서 구역을 샀던 것은 어찌 하겠느냐고 하며 여론이 분분하다더라.

 

경성 수도(水道)의 급수권 (1924.02.25) 동아일보

연고(緣故) 깊은 물장사에게 맡기라



 


경성부의 수도는 오는 4월부터 계량제를 쓰게 되는 동시에 공수조합(供水組合) 문제가 생기고 이에 따라서 급수권(給水權)을 얻기 위하여 혹은 재산가 혹은 귀족의 비밀 운동이 생기는 동시에, 경성 시내에 있는 400여 명의 물장사가 일어나서 급수의 권리는 물장사에게 달라고 스스로 조합을 조직하는 동시에 경성부 당국에 진정까지 하였다 한다.

이에 대하여 경성부 당국자의 의견도 될 수만 있으면 다수한 사람에게 급수의 권리를 주겠다하나, 아직까지 아무 구체적 방침이 서지 못하였다 한다. 원래 경성에는 수도가 생기기 전부터 물장사가 있었고 수도가 생긴 후에도 당국의 금지 함을 불구하고 물장사가 있었으며, 경성 사람의 생활로는 이후로도 영원히 물장사의 제도가 없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기왕에 물장사의 제도가 없어지지 아니한다 하면 따로 조합 같은 것을 조직함은 오히려 사용자에게 부담만 과중해 질 것이요, 따라서 여러 가지 폐해가 생길 것은 물론이다. 그러면 차라리 종래에 수도와 연고가 깊은 물장사에게 급수의 권리를 주는 것이 사용자 편으로 보아도 편리한 점이 아닐까.

그 뿐 아니라 종래에 물장사라 하는 사람들은 물장사 자신의 구복(口腹)만을 위하여 물장사 노릇을 한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는 자제를 교육시키기 위하여 이와 같이 노동을 하여 온 터이라 한 즉, 만약 이번에 경성 수도의 급수권을 재산가나 귀족에게 준다 하면 이는 물장사 400명 뿐 아니라 수백 명 학생에게도 중대한 관계가 있는 즉, 될 수만 있으면 이번 급수권은 물장사 조합에 허()하는 것이 당연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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