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임지환기자 newsroh@gmail.com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한 가운데 미국의 한반도전문가가 미국이 북한핵에 대해 ‘강제조치(强制措置)’를 할 수도 있다고 발언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한반도 전문가인 스캇 스나이더 미외교협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 선임연구원은 지난 8일 뉴욕총영사관(총영사 김기환)에서 열린 초청 세미나에서 “향후 북한의 핵능력이 미국 및 동맹국에 대한 실제 위협으로 판명되는 경우, 미국이 북핵을 묵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북한에 대한 ‘강제조치(Coercion)’ 등 강경한 대북정책을 검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의 발언이 있은지 하루 뒤인 9일 북한은 전격적인 핵실험을 단행했다. 이번 핵실험은 4차 핵실험(1월6일) 후 8개월, 4차 핵실험에 따라 역대 가장 강력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채택(3월2일) 후 6개월 만이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집권이후 세 번째 핵실험이다.
특히 북한이 성명을 통해 “새로 연구·제작한 핵탄두의 위력판정을 위한 핵 폭발시험을 단행하였다”며 핵탄두 폭발시험이 성공했을 가능성을 시사(示唆)함에 따라 미국이 어떤 대응을 할 것인지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이에 대해 “미국은 첫째 북한이 국제 핵비확산협정(NPT)을 탈퇴해 핵보유를 추진했지만, NPT체제 유지를 위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결코 인정할 수 없고, 둘째 한국 등 동맹국에 대한 확고한 안보공약을 이행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세째 북한핵 사용이 김정은 개인에 집중되어 있어 북한 자체적으로 핵사용 통제가 가능치 않기 때문에 위험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북한 김정은이 핵보유 정책을 분명히 대외 천명하고,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핵보유 의지에 대해 모호성(模糊性)을 유지해왔던 김정일과는 다르다”며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 여지가 적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행동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강력한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에 국제사회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핵문제 해결에 있어 중국이 동북아의 지정학적 이해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중국이 한미 양국의 사드 배치를 지속적으로 반대하는 근본이유가 미•중 간 아시아 지역에서의 지정학적 이해에 대한 상호 불신에 기인하고 있는 점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사드 배치에 따른 갈등에도 불구하고,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제에 지속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대북제재 효과 달성에 중국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한미 양국이 북핵, 미사일 대응에 있어 중국과 대화와 소통을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의 대선으로 인한 정권변화시기에 한미 양국간 대북정책 조율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북한은 과거 이러한 정권교체기를 이용하여 핵 협상 추진-양보 획득-합의 파기(破棄) 등의 행태를 보여왔기때문에 정권 교체기의 한미양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공조가 더욱 긴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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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北 핵탄두 소형·경량화 성공?
“美, 대선 앞두고 강경대응 가능성” 한전문가들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의 소형·경량화에 성공했다는 주장의 가능성은 어느정도 신빙성이 있을까.
박지영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비롯한 한국의 북한전문가들은 이같은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박지영 연구위원은 9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4차 핵실험 이후 8개월만에 재조정해 폭발력이 두 배가 됐고 자기들이 원하는 설계 수준을 맞춰가 거의 성공했다고 보는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며 "3차 실험 때부터 소형·경량화를 언급했고 이후 세 차례의 실험을 했기 때문에 소형화도 성공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은 "성패 여부를 판단할 증거나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자료는 없다. 정황으로 유추해야 하는데 핵 보유국들이 핵 실험을 하고 10년 정도면 소형화에 성공했다"며 "북한은 핵 실험을 시작한 지 10년이 훌쩍 지났고 5차례나 했고 1, 2, 3차에 걸쳐 폭발력은 차분히 증가했고, 4, 5차에서 안정적인 폭발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북한이 소형·경량·표준화에 집중하면서 SLBM·노동·스커드 등 미사일도 적극적으로 기술적 진전을 이루려고 노력했다. 핵 소형화 경량화와 같이 개발하는 것"이라며 "추론적이지만 북한의 핵무기의 소형·경량화는 상당 수준이 된 것 같다. 핵무기 고도화의 상당 수준에 예상보다 빠른 수준으로 가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성한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소형화와 탄두가 대기권 바깥으로 나갔다 재진입하는 기술을 획득했는지 여부"라며 "최근 북한이 고각 발사를 하는 것을 보면 재진입 기술에도 빠른 속도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들 전문가들은 핵실험을 통해 북한의 핵무기 기술의 진보를 보인 만큼 미국은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박지영 위원은 "당장 주변국 정세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남북 대화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될 것"이라며 "중국도 좀 더 강경한 자세를 취해야 하고 미국의 두 대선 주자는 강경한 정책들을 쏟아낼 것이라 강경(強硬)한 대북 제재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