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에볼라 공포로 외국인의 주민접촉이 금지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한과 러시아의 삼각물류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취재한 러시아의 한 기자가 현지 취재기와 사진들을 블로그에 올려 관심을 끌고 있다.
<이하 사진 알렉 키리야노프기자/로시스카야 가제타 제공>
러시아 일간 로시스카야 가제타의 알렉 키리야노프는 최근 북한 나진에서 5박6일간 취재 활동을 벌였다. 로시스카야 가제타는 러시아 최대 규모의 국영신문으로, 키리야노프 기자는 동아시아 특파원으로 2005년 금강산, 2006년과 2014년 각각 개성공단을 취재한 바 있다.
이번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위해 그는 한국의 기업인들이 포함된 한러 대표단과 동행, 방북기간 중 동명산 호텔에 체류했다. 그는 “북한 당국이 에볼라로 인해 주민접촉 등 외부에 나가는 것을 금지시켰다”면서 취재에 제한을 받았지만 호텔과 이동하던 버스와 나진 부두 현장 등에서 촬영한 사진들을 올렸다.
그는 “나진 시내는 밤이 되면 시내 전체가 어두웠지만 항만과 ‘지도자(김정은)’의 광고판(?)만 빛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나진엔 중국 번호판과 북한 번호판을 단 차량들이 대부분이었으며 대형 아쿠아파크(수영장)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아이들이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노는 모습들이 자주 보였다고 언급, 최근 북한의 경제사정이 나아지면서 주요 도시마다 어린이들 사이에 롤러스케이팅 붐이 일고 있음을 시사(示唆)했다.
키리야노프 기자는 “나진 시내엔 큰 규모의 러시아 레스토랑이 새로 생겼고 상점에서는 주로 중국 위안화를, 가끔은 달러도 받는다. 러시아 루블은 아직은 한두군데 특정 상점에서만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호텔 창문을 통해 밖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약 20분간 택시가 7-8대 지나가는 등 생각보다 택시들이 많았다. 나진을 많이 다녀간 사람들에 따르면 나진이 최근 많이 발전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최근 북한은 중국과의 관계가 서먹해진 반면 북한과 러시아는 훈풍(薰風)이 불고 있다. 키리야노프 기자는 “중국과 북한의 사이가 나빠지면서 중국이 진행하던 라진 개발계획들이 많이 취소되었다고 하더라”면서 “1번 부두는 중국 훈춘과 도로로 연결이 되어 부두 전체를 중국에 임대했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북한 당국이 이를 부인했다”고 전했다.
한편 1, 2번에 비해 현대화된 시설의 3번 부두는 러시아가 임대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2008년부터 49년간 3부두를 임대하고 있으며 연간 500만톤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측 관계자는 “1년에 400만톤을 제 3부두를 통해서 선적하면 이익이 발생한다”면서 “물동량이 증가한다면 시설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나진을 방문한 한국기업은 동서발전과 중부발전 등 5개 발전회사들로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러시아산 유연탄을 북한 나진항을 경유해 한국으로 가져올 수 있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국내 전력 생산에 사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시베리아산 유연탄 4만500톤이 나진을 경유, 포항에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노창현기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나진-하산 물류협력사업
Rajin-Hassan logistics partnership, Rajin-Hassan Project
러시아 극동의 국경지역인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54km 구간의 철로 개‧보수(改‧補修)와 나진항 현대화 사업, 복합 물류사업 등을 골자로 하는 프로젝트총사업비 3억 4000만 달러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나진-하산 간 철도(54km)를 개보수하고 2008년부터 49년간 나진항 3호 부두와 나진구 21ha를 개발 운영하는 사업이다.
푸틴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2000년에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을 위한 나진-하산 공동개발에 합의하면서 시작됐다. 이 합의로 러시아가 70%, 북한이 30%의 지분을 갖는 '라손콘르란스'라는 합작회사가 2008년 10월에 설립됐다.
이 가운데 철도 개보수 사업의 경우 2013년 7월에 완료됐고, 나진항 화물터미널 공사도 완공돼 같은달 9월 23일 철도 운행이 시작됐다.
한국은 지난 2007년 나진-하산구간 철도 개보수와 나진항 현대화를 남‧북‧러 합작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했으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추진이 미뤄지다가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취해진 5‧24 대북제재 조치로 논의 자체가 전면 중단됐다. 이후 2013년 11월 박근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울에서 열린 한러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합의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국은 남‧북‧러 3각 사업의 시범사업으로 포스코, 현대상선, 코레일 등 우리 기업이 '나진-하산 물류협력사업'의 철도 항만사업에 참여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締結)했다.
이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인 포스코ㆍ현대상선ㆍ코레일 등 3개사의 컨소시엄이 2100억 원을 투자, 합작회사의 70%에 달하는 러시아 측 지분을 일부 인수하면서 공동 운영권을 갖게 된다.
<출처=시사상식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