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의 ‘노란 병아리들’이 졸업(卒業)을 했다.
지난 13일 모스크바한국학교 병설유치원에서 제22회 졸업식을 가졌다. 이날 졸업하는 어린이들은 진달래반 김세인, 전나무, 김로아 등 10명이었다.
학부모들과 재학생들로 가득한 작은 강당에는 김흥수 모스크바총영사와 김원일 민주평통 모스크바협의회장 등 중량급 인사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인유치원 행사이지만 모스크바한국학교가 차지하는 비중(比重)때문이었다.
모스크바한국학교는 유럽 유일의 정규 한국학교이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그런 전통과 자부심을 담은 학교에 모스크바 한인사회가 따뜻한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그간 갈고 닦은 졸업생들과 재학생 어린이들의 축하공연이 이어져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이희권 교장은 “3년 전에 처음 유치원에 입학했던 우리 어린이들이 이렇게 의젓하고 씩씩하게 자라나 졸업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한국학교에 입학해서도 열심히 공부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흥수 총영사는 축사에서 “유럽에서 유일한 한국정부의 정규학교인 모스크바한국학교에 대해서 대사관에서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축사를 대신했다.
이번에 막내가 유치원을 졸업하게 되는 김원일 회장은 “첫째 애를 유치원에 입학시킨 것이 엊그제 일 같은데 벌써 넷째가 졸업을 하게 되어 사실 감개무량(感慨無量)하다.”며 학교발전과 교육에 힘쓰시는 이희권교장선생님과 여러 선생님들의 노고에 감사 드린다 라고 하였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특히 우안옥(고려인동포 한국학교 보조교사)씨가 대한민국 교육부장관 표창장을 수여했다.
우안옥 교사는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한국학교의 행정업무를 보조하며 항상 친절하고 성실하게 업무에 임해 많은 사람들에게 큰 귀감(龜鑑)이 되고 있다고 찬사를 받았다.
민지영기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모스크바한국학교 90년 한‧러수교 계기 설립
한인인구가 2천여명에 불과한 모스크바에서 한국학교가 손꼽히는 국제한국학교가 된 것은 90년 한‧러 수교를 계기로 주재원과 유학생 등이 크게 늘어나면서 초등학교 자녀들을 위한 정규 교육기관의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전 세계 소재 30여개의 한국국제학교 가운데 모스크바 한국학교는 소수 정예의 장점을 살려 특성화, 내실화를 기하고 있는 몇 안되는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원일 회장은 “한국 초등교육의 우수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교사들이 러시아의 수준 높은 인문학적 소양(素養)과 문화적 환경을 성공적으로 접목(椄木)한 덕분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