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생에도 부부(夫婦)로 만나고 싶으세요?
뉴욕 원각사(주지 지광스님)에서 다음 생에도 부부로 만날 수 있는 인연(因緣)을 주제로 한 법문이 펼쳐져 관심을 모았다.
14일 원각사 큰법당에서 열린 법문에서 상민스님은 석가모니 부처님과 재가신자 나꿀라삐따와 나꿀라마따 부부의 일화를 소개하며 ‘생의 마지막 날까지 사랑하며 행복한 부부로 살아가는 법’을 감동적으로 전달했다.
상민스님은 “나꿀라삐따 부부가 다음 생에도 부부로 만날 수 있는 방법을 물었을 때 부처님께서는 ‘부부가 똑같이 신심을 갖추고 계행과 보시행을 지키며 지혜를 갖추는 4가지 조건을 충족한다면 세세생생 부부로 만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초기 경전에 나오는 부부가 지켜야 할 5가지 예절은 서로에 대한 존중을 강조하는 등 당시 엄격한 계급사회인 인도로서는 파격적인 내용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법문에 앞서 상민스님은 요즘 한국에서 ‘인터스텔라’ 등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의 돌풍을 기록하고 있는 독립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의 예고편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님아 그강을…’은 76년간 해로한 노부부의 사랑과 이별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로 14일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뜨거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원도 횡성 산골의 98세 조병만 할아버지와 89세 강계열 할머니는 어딜 가든 고운 빛깔의 커플 한복을 입고 두 손을 꼭 잡고 걷는다. 76년간 삼시세끼 따뜻한 밥을 지은 할머니와 단 한 번도 음식이 맛없다고 타박하지 않은 할아버지. 마당에 쌓인 낙엽을 치우다 서로를 향해 집어던지며 장난을 치고 불을 쬔 손을 가만히 얼굴에 대주는 노부부,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세월로 인해 점점 쇠약해지는 할아버지와의 마지막 이별을 준비하는 할머니의 모습이 슬픔어린 감동을 전해준다.
상민스님은 법정스님이 생전에 딱 한번 주례를 섰을 때 “부부사이에 대화가 식으면 안된다. 공통적 지적 관심사가 없으면 대화가 단절(斷絶)되고 나중엔 차디찬 의문(疑問)만 남는다”고 주례사로 전한 내용도 덧붙였다.
상민스님은 “법정스님은 부부 등 가족들이 대화할 때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일것’ ‘미리 짐작하지 말것’ ‘상대의 생각을 바꾸려 하지 말것 등 세가지 기본 원칙을 강조하셨다. 가장 위험한 관계는 대화가 실종된 부부”라면서 “부부의 연을 맺는 사람들이 생의 마지막 날까지 사랑하고 행복한 부부가 되시길 바란다”는 축원으로 법문을 맺었다.
뉴욕=민지영특파원 newsro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