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노창현 정현숙기자 newsroh@gmail.com
200만이 넘는 촛불의 대함성이 울려퍼졌다. 급강하한 기온과 눈비가 뒤섞인 궂은 날씨도 박근혜 하야와 박근혜 구속을 외치는 시민들의 분노에 찬 함성을 억누르지 못했다.
11월 26일 또한번의 새로운 역사가 세워졌다.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이날 밤 촛불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150만명이 넘었고 지방 주요도시에서도 최다 인원이 참가해 총 200만명(이하 주최측 추산)이 넘는 시민들이 운집(雲集)하는 기록이 수립됐다.
이날 시민들의 숫자는 12일 최다였던 120만(서울 100만 지방 20만)명을 넘어선 역대 최다 기록이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이 밝혀진후 지난 10월29일부터 시작된 주말집회는 연 5주째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가운데 사상 최다 인원을 돌파하면서도 단 한건의 폭력시위도 없는 경이로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당초 이날 시위는 서울에 첫눈이 내리고 추운 날씨속에 비까지 이어지면서 참가자가 이전보다 적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으나 빠른 속도로 시민들이 늘어 현지시간 오후 9시 전국적으로 2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100만 이상의 시위는 3주 연속이다.
이날 집회의 공식 명칭은 '박근혜 즉각 퇴진 5차 범국민행동'으로 민주노총 등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해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했다.
시민들은 본북쪽으로는 율곡로와 사직로, 남쪽으로는 프레스센터, 동서로는 새문안로와 종로일대까지 빠짐없이 메웠다.
광화문 광장 북측 무대에서는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고 어둠이 깃들면서 시민들은 하나둘 촛불을 켜기 시작해 수십만개의 파도 촛불이 쉼없이 출렁였다.
오후 6시경 등장한 가수 안치환이 “역사의 수레바퀴를 바로잡기 위해 나왔다”라고 외치자 시민들은 엄청난 환호와 함께 거대한 촛불의 파도타기를 연출했다. 안치환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하야가 꽃보다 아름다워’로 개사해 부르자 운집한 시민들의 대합창이 펼쳐졌다. 이어 가수 양희은이 나와 ‘상록수’를 부르며 “우리 끝내 이기리라~”는 구절을 함께 하며 또한번의 뜨거운 열기가 폭발했다.
이날 집회는 법원이 비롯 일몰(日沒) 전으로 시간을 제한했지만 청와대에서 불과 200m 떨어진 청운동주민센터, 삼청로 세움아트스페이스 등까지 행진을 허용함으로써 사상 처음 청와대를 동쪽과 서쪽 남쪽에서 포위하는 형태로 집회가 열렸다.
수십만 명의 시민들이 청와대 코 앞에까지 진출해 청와대 인간띠 잇기 행사를 했지만 경찰과의 충돌 없이 평화적인 시위를 이어갔고, 오후 5시40분께부터 본 집회가 예정된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했다.
광화문 광장의 시민들은 7시430분경 주최측의 신호에 따라 ‘100만 돌파 기념 '촛불파도'를 시도하는 장관을 연출했다. 8시에는 "박근혜 정권 생명 연장의 꿈이 꺼지길 바란다"는 구호와 함께 참가자들이 1분간 일제히 불을 끄는 '저항의 1분' 행사도 열어 눈길을 끌었다.
한편 광화문광장을 비롯한 모국의 동시 집회에 맞춰 27개국 59개 도시에서도 해외 동포들이 연대하는 집회가 잇따르는 등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한민족의 목소리가 지구촌 곳곳에서 울려퍼졌다.
이상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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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하야하그라 청와대 비우그라’ 풍자 만발
이날도 거리 곳곳에선 박근혜 하야와 시국을 풍자하는 재치넘치는 슬로건과 깃발 모형(模型)들이 시민들의 눈길을 모았다.
시민단체 활빈단 소속으로 알려진 한 시민은 '식물대통령 NO'라는 플래카드와 비아그라 사진을 들고 "하야하그라, 청와대 비우그라"를 외쳐 시민들의 웃음을 끌어냈다.
'한국 고산지 발기부전 연구회'라는 단체 이름의 깃발엔 ‘하야하그라’가 쓰여 있었고 '퇴근혜', '하야해 듀오'의 깃발도 눈에 띄었다.
광화문에선 박근혜 대통령이 죄수복을 입은 전신사진을 들고 행진하며 “박근혜 구속”을 연호했고 종각에는 농민들이 황소 2마리를 타고 등장하는 진풍경(珍風景)이 펼쳐졌다. '박근혜 체포단'이라는 문구를 몸에 두른 황소는 종각부터 광화문까지 행진하다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종로구 청운동에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파란 고래인형이 등장했다. 세월호와 숨진 아이들을 떠받치는 형상의 고래 인형을 따라 시민들은 "세월호참사 진실규명"을 외치며 행진하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