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임지환기자 newsroh@gmail.com
한진해운 사태로 전 세계 물류대란(物類大亂)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안이한 대응으로 사태를 키웠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한진해운 소속 선박들은 항만 접안(接岸)을 거부당하면서 해상에 계류하고 있다. 화물을 압류당하는 사례도 빈발하고 해운동맹(CKYHE)에서도 퇴출신세에 직면했다.
3일 현재 한진해운의 선박은 세계 28개 항만에서 53척이 오도가도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주에게 압류되거나 입출항, 통항 거부로 묶인 화물은 한진해운이 보유한 120만 TEU 140억 달러어치 중 41만 TEU의 막대한 물량이다.
영국 선주회사인 '조디악'이 이날 한진해운을 상대로 용선료(선박 임대 비용) 청구 소송을 내는 등 화물 지연에 따른 줄소송이 예상되는 가운데 매출 급감, 환적화물 감소, 운임 폭등 등 천문학적인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엄계에서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에 따른 물류대란이 예고된 것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한국 정부의 무감각, 무대책, 무능력이 빚은 인재(人災)라고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정부는 4일 '관계부처 합동대책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는 등 긴급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정부는 "화주(貨主)들에 대한 도의적 차원에서 한진그룹이 지급보증 등을 통해 입항 금지 조치 등을 풀라"며 한진그룹을 압박하고 있으나 돈이 없어 법정관리를 피하지 못한 한진그룹에 자금 지원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다.
사태가 악화되면서 미 조지아주 사바나 항을 통해 수출입을 하는 조지아와 앨라배마주 소재한 기아차와 현대차 공장들은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에서 사바나항으로 오는데 25일이 걸리는데 현대·기아차의 화물을 받을 수 없게 되어 큰 일이다”라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한진해운은 물동량 기준으로 일일 2만5000여 개에 달하는 컨테이너를 운송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에서 7번째로 큰 규모이다. 월스트리스트저널에 따르면 조지아와 뉴욕, 캘리포니아 항구들은 한진해운 선박을 통해 수출 예정이던 컨테이너들을 다시 화주에게 돌려보내고 있어 대체선박을 찾아 재선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11월 넷째주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와 연말까지 이어지는 등 연중 최대의 세일시즌을 앞두고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수출입 업체들은 “성수기여서 대체 해운사를 찾기가 어렵지만 여유 선박을 찾는다해도 납기일을 맞출 수 없어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울상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한진해운이 무너지면 대한민국 해운업이 망가지는 것으로 국가 신인도가 큰 타격을 입는다. 정부가 보증을 서든지, 재원을 투입해서라도 물류를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비상 대책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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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부산항만 물류업체 줄도산 우려
부산의 항만물류업계가 부산항의 물동량 감소와 이에 따른 업체들의 도산(倒産)이 우려되고 있다.
최성호 부산항만물류협회 회장은 4일 오후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을 만나 “부산항의 물동량이 6월부터 회복세인데 한진해운 사태가 터져 타격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한진해운의 물동량 일부가 현대상선과 근해선사로 가더라도 100% 회복이 안된다”며 “정부가 구체적인 대책을 적극적으로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부산항만에서 컨테이너를 고박(賈舶)하는 래싱, 줄잡이 등 회원사들이 한진해운에서 받지 못한 돈이 1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영세업체들이 도산 위기에 처했고 래싱업채들의 작업 거부와 같은 사태가 또 벌어질 우려도 일고 있다.
화물검수업계도 한진해운과 계약한 4개 업체에 1100여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미수금 규모가 12억원에 달해 해당 업체들이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갑준 부산상공회의소 상근 부회장은 “회원사의 50%가 수출기업인데, 물류 차질이 2~3개월 이어지면 많은 기업이 폐업(閉業) 위기로 내몰린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