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Chang Hyun Roh
뉴욕 유엔본부에서 30일(현지시간) 북한 인권 관련 행사가 열린다.
주유엔한국대표부와 미국대표부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번 행사는 '북한의 인권‘을 주제로 조셉 김, 제이 조, 김혜숙 씨 등 탈북자 3명이 패널리스트로 나와 인권 피해 사례들을 증언하고 저명한 언론인 바바라 데믹의 사회로 토론시간이 이어진다.
미국대표부는 사전에 배포한 자료에서 "탈북자 3인의 증언을 통해 북한에서 굶주림과 아사(餓死), 실종 등이 매일같이 일어나는 등 인권 유린이 광범위하고 조직적으로 가해지고 있는 사실을 심도있게 다루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조셉 김은 북한에서 대기근이 발생한 1990년대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열두살 때 아버지가 굶어죽고 어머니가 실종된 그는 열여섯살이던 2006년 누나와 함께 먹을 것을 찾아 중국으로 탈출했다.

2007년 난민자격으로 미국에 정착한 그는 대학에서 국제경제학을 공부하고 있으며 헤어진 누나를 찾고 있다.
1988년생인 제이 조는 열 살 때 대기근으로 가족의 반을 잃고 엄마와 여동생(그레이스 조)과 함께 북한을 탈출했다. 중국에서 10년간 사는 동안 체포돼 북한으로 송환, 고문을 당했다. 2006년 재탈출에 성공한 이들은 NGO(비정부기구)의 도움으로 미국에 정착할 수 있었다.

김혜숙씨는 정치범 수용소 생존자로 13세이던 1975년 할아버지가 한국전쟁중 남한으로 탈출했다는 이유로 가족과 함께 평남 북창의 18호 관리소에 보내졌다. 수용소에서 그녀는 하루 16~18시간 강제노동에 시달리며 수많은 인권유린(人權蹂躪) 행위를 목격했다. 2008년 북한을 탈출, 2011년 정치범 수용소 기억에 관한 저서를 출간했다.
뉴욕=노창현기자 nychrisnj@gmail.com
<꼬리뉴스>
北 외교관들, 美 주도 인권행사에 항의 소동 <뉴시스>
유엔본부에서 30일 마련된 미국 주도의 북한 인권 행사에서 북한 외교관들이 항의 성명을 발표하고 이들에 대해 탈북자들이 고성으로 맞대응하면서 한때 소동(騷動)이 벌어졌다.
사만다 파워 유엔 주재 미 대사는 북한 외교관들을 진정시키려 애썼지만 북한 외교관들은 이날 행사에 항의하는 성명을 읽고 자리를 떠났다.
당시 탈북자들은 이들의 면전에 서서 큰소리로 북한을 비난했다. 한 참관인은 탈북자들이 "닥쳐라" '북한을 해방하라" "김정은 타도" "짐승조차도 자신들의 차례를 기다릴 줄 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파워 대사는 나중에 "북한의 성명은 완전히 자기 망신"이라고 비판했다.
북한 인권 행사에는 탈북자 20여 명이 참여했다. 북한은 지난해 유엔 인권조사위원회의 북한 인권 침해를 보고한 이후 방어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 인권 문제를 국제 평화와 안보 어젠다에 포함시켰다. 북한은 인권조사위원회에 협력한 탈북자들을 '인간쓰레기'라고 불렀다.
이날 행사에서 북한 리성철 참사관이 근거 없는 주장과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읽었다. 북한 외교관들은 탈북자 제이 조가 인권 탄압 사례를 말하기 시작하자 곧바로 일어서 퇴장했다. 조 씨는 "이들이 매우 무례하다. 머물렀더라면 이들과 얘기를 나눴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번 인권 행사 전에 북한에 입장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날 수 분간의 소동이 벌어지기 전 이반 시모노비치 유엔 인권사무차장보는 청중에게 북한이 최근 수개월 동안 인권 문제에 '새로운 참여 신호'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동 이후 오준 주유엔대표부 대사는 청중에게 "한 가닥 희망이 있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오늘 북한 대표단은 실망하게 했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사만다 대사는 행사 말미에 "북한의 진짜 대량파괴 무기는 자국민에 대한 정부의 폭압"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을 포함한 지역 국가들에 망명을 원하는 북한인들을 돌려보내지 말라고 요청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로버트 F 케네디 인권센터' 대니얼 엄 연구원은 "가장 주목되는 것은 북한의 언론 저지 기도가 아니라 미국에 소니픽처스 해킹을 포함해 자국 정책을 갈수록 전하려는 의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