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사상 최악의 겨울전투로 불리는 장진호 전투(長津湖戰鬪) 기념비 기공식이 버지니아 콴티코 해병대박물관에서 열렸다.
한국전 정전 62주년인 27일 열린 기공식엔 로버트 블랙맨 해군헤리티지재단 회장과 리차드 캐리 장진호추모위 고문, 브루스 에드워드 장진호전투 노스텍사스지회장 등 참전용사 유공자들이 참석했고 한국에선 현경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최완근 국가보훈처 차장,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 등이 함께 했다.
장진호전투 기념비는 8각 모양에 약 2m 높이로 장진호 전투를 상징하는 '고토리(고도리)의 별(Star of Kodori)' 장식이 올려지며 내년 7월 건립될 예정이다.
해병대박물관 내 기념비 건립 부지로 연결되는 길은 양 쪽에 해병대 전사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벽돌이 장식돼 있고 중간중간 '인천-서울', '장진호' 등의 영문 이름이 표시돼 눈길을 끌었다.
장진호 전투는 "미군 역사상 가장 고전했던 전투"이자 "가장 용감했던 전투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장진호 일대는 함경남도 개마고원 일대의 산간 오지(奧地)였다.
1950년 11월26일부터 12월11일까지 최악의 혹한속에서 미해병 1사단과 육군 7사단 일부가 함경남도 장진호 고토리에서 중공군 10개 사단에 포위됐으나 큰 타격을 입히고 흥남으로 탈출에 성공했다.
미 해병1사단의 퇴각작전으로 중공군 7개 사단은 궤멸적(潰滅的) 타격을 입었고 중공군의 함흥 지역 진출은 2주간 지연됐다. 이 사이 한국군과 유엔군, 피란민 등 20만명이 남쪽으로 철수할 수 있었고, 서부전선의 미 8군이 중공군을 방어할 수 있었다.
'고토리의 별'은 당시 장진군 고토리(古土里)에서 10배나 많은 중공군에 둘러 싸인 미 해병대원들이 갑자기 눈보라가 그치고 밝은 별이 뜨는 것을 보고 용기백배, 포위망을 극적으로 뚫은 것을 기념한 것이다.
이 전투로 미 해병은 1만5천명 중 4500명이 전사하고 7500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생존자 대부분도 영하 30도의 혹한(酷寒)으로 동상(凍傷)에 시달렸다. 그런 상황에서도 미 해병대는 전우의 시신(屍身)을 남겨두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부상사와 시신을 차에 싣고 자신들은 걸어서 철수(撤收)하는 비장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장진호의 영어명인 'Chosin Reservoir'의 Chosin은 당시 영어지도가 일본어 발음로 표기된데 따른 것이다. 장진호전투 생존자를 뜻하는 'Chosin Few'는 생존자가 얼마 되지 않는다는 'Chosen Few(선택된 소수)'라는 의미로도 불리고 있다.
현경대 부의장은 "장진호 전투 과정에서 보여준 미 해병대의 희생과 용맹함을 잊지 않을 것이며 이번 기념비 건립이 더욱 성숙한 한·미동맹을 만들어 가는 촉진제가 되기를 기원한다"면서 통일이 되면 격전(激戰)의 현장인 장진호에 또다른 기념비를 세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경대 수석부의장은 민주평통 달라스협의회와 민주평화통일지원재단이 공동 모금한 성금 15만 달러를 기념비 건립 추진위원회(위원장 브루스 우드워드)에 전달했다. 장진호 전투기념비 총 사업비는 60만 달러이며 30만 달러는 자체 모금으로 확보된 상태이다. 국가보훈처(처장 박승춘)는 내년 완공시까지 15만 달러를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콴티코(버지니아)=윌리엄 문 기자 williammoon1@gmail.com
<꼬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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