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대사는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 케리 국무장관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피습(被襲)으로 크게 다친 마크 리퍼트(42) 주한미국대사에 대해 정신력이 아주 강한 사람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5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중인 케리 국무장관은 병원에 입원중인 리퍼트 대사와 통화한 후 "기대한대로 그의 상태는 아주 좋다. 리퍼트 대사는 정신력이 강한 사람이다. 흔들림없이 나아가려 한다“고 밝혔다.

photo by NEWSIS
리퍼트 대사는 병원에서 SNS를 통해 "난 괜찮다. 아주 힘이 넘친다. 로빈(아내), 세준(아들), 그릭스비(애견)와 나는 (한국민의) 성원에 깊이 감동 받았다! 한미동맹의 진전을 위해 가능한 한 빨리 돌아오겠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스탠포드대 출신인 리퍼트 대사는 아시아정책 전문가로 오바마 대통령이 상원의원 시절부터 외교정책자문을 맡는 등 오랜 인연을 갖고 있다. 해군에서 복무했으며 이라크 복무중 기여로 청동성장(Bronze Star for service)이 수여됐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방부에서도 근무했으며 2014년 한국에 부임(赴任)했다.
타임스는 이날 A섹션 6면에 "리퍼트 대사가 세종문화회관 조찬 행사에 참석했다가 좌파시민운동가가 휘두른 칼에 오른쪽 얼굴과 왼쪽 손목을 다쳐 병원에서 봉합치료를 받았다"며 사건소식을 상세히 전했다.
타임스는 "리퍼트 대사가 오른쪽 턱위를 약 80바늘 꿰맸고 왼쪽 손목도 상대 공격을 저지하다가 상처를 입었다"면서 "체포된 김기종씨는 이번주 시작되는 한미군사훈련을 항의하기 위해 리퍼트 대사를 공격했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 대표인 김씨는 2010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항의하기 위해 주한일본대사에게 두 개의 콘크리트 조각을 던져 체포된 일이 있다.
신문은 한국 정부가 리퍼트대사를 보호하지 못한 것과 관련, 엄중한 징계 의사를 밝혔지만 경찰이 대사관측으로부터 어떤 경호요청도 받지 않아 사람들을 통제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종로경찰서 윤명성 서장은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28명의 경찰관들을 행사장에 보냈으며 일부 경관이 공격자 제압을 도왔다"고 밝혔다.
타임스는 "중동 순방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한미동맹에 대한 묵과할수 없는 공격이라고 지칭했다"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외국 공관의 안전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이성윤 터프츠대학 플레처스쿨 교수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급진적인 한국의 시민운동가들은 미국과 구소련을 한반도를 친미의 남한과 공산주의 북한으로 분단시킨 것에 대해 오랜 원한을 갖고 있으며 미국이 미군을 통해 한국을 부당하게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타임스는 "일부 좌파 시민운동가들은 한미군사훈련이 북한과의 긴장을 증가시키고 미군이 남북통일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뉴욕=임지환기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리퍼트 대사 한미일삼각동맹 위해 부임?
마크 윌리엄 리퍼트(Mark William Lippert, 1973년 2월 28일 출생)는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변호사인 수잔 리퍼트와 제임스 W. 리퍼트의 아들로 태어나 자랐다. 리퍼트는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정치학 학사를 취득하였으며, 이어서 국제 정치학 석사 학위도 취득했다.
마크 W. 리퍼트 주한미국대사는 2012년 5월부터 2014년 9월까지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의 비서실장과 국방부 아시아 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로 일하며, 아태지역 국가 및 국제기구와 관련된 국제안보전략과 정책 사안 전반을 담당하는 국방장관의 수석보좌관직을 수행했다.
2012년 4월 인준되기 전, 그는 미 해군에서 동원령(動員令)에 따라 2년간 현역으로 복무했다. 이 기간 중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되기도 했으며, 2009년부터 2011년까지는 버지니아 주 버지니아비치 소재 미해군특수전개발단에서 정보장교로 복무했다.
2009년 미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대통령 부보좌관 겸 비서실장을, 2008년에는 오바마-바이든 정권 인수팀에서 외교담당 부국장을 지냈으며, 2005년부터 2008년까지는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상원외교위원회 업무를 담당하는 외교정책 보좌관으로 일했다.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상원세출위원회 산하 국무·외교업무소위원회 전문위원으로서 해외원조와 안보지원에 대해 패트릭 레이히 상원위원을 보좌했고, 1999년부터 2000년까지 톰 대슐 상원위원과 민주당 상원정책위원회 외교 및 국방정책 보좌관을 역임했다.
2014년 10월 30일 역대 최연소로 주한 미국 대사에 부임하자 한국 언론은 ‘미국의 주일 대사나 주중 대사에 비해 급이 낮다’, ‘오바마의 최측근이니 한반도 관련 현안에 잘 대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리퍼트는 오바마 행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한미일 삼각동맹(三角同盟)의 설계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의 이력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오바마 행정부의 핵심적인 ‘군사 전략통’으로 통한다.
리퍼트는 지난해 4월 중순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일 3자 안보 토의(DTT)’ 미국측 수석대표를 맡았다. 차관보급 회의인 이 회의의 미국측 수석대표는 국방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줄곧 맡았었다. 그런데 리퍼트가 국방장관 비서실장 자격으로 이 회의를 직접 챙긴 것이다.
그는 “이 회의가 매우 생산적이고 실질적이었다”고 자평하면서 한미일 군사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사를 강력히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