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북극이야? 뉴욕이야?'
미 동부에 연일 혹한이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뉴욕 허드슨강에 얼음을 깨뜨리는 '쇄빙선(碎氷船 Icebreaking Ship)'까지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1닝 A섹션 14면에 "기록적인 추위로 얼어붙은 허드슨강의 뱃길을 만들기 위해 쇄빙선이 얼음을 깨뜨리고 있다"고 전했다. 140피트(약 43m) 길이의 쇄빙선 '스터전 베이‘호는 해안경비대 소속으로 뉴욕주 주도(州都)인 올바니로부터 남단의 뉴욕에 이어지는 허드슨강 120마일(약 190km)구간에서 작업하고 있다.
허드슨강의 얼음은 뉴욕 맨해튼에서 북쪽으로 60마일(약 100km) 떨어진 웨스트포인트 북쪽으로는 얼음의 두께가 최대 1.5피트(약 50cm)에 달한다. 아이스하키 경기도 할 수 있는 단단한 '얼음땅'이다.
최소 하루에 한번 스터전 베이호는 두터운 얼음들을 깨뜨리며 배들을 위한 길을 내주고 있다. 지난 20일에도 웨스트포인트와 킹스턴 부근에서 얼음에 갇혀버린 바지선을 끌어내기 위해 출동했다.
허드슨강엔 북동부 지역에 필요한 난방유 물량의 70%를 바지선이 수송하고 있다. 지난해는 2천만 배럴의 난방유와 소금과 시멘트 등 건조상품 10만톤이 운송됐다.
미 북동부 지역의 겨울이 추운 것은 당연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추워도 너무 춥기 때문이다. 요즘 허드슨강의 기온은 화씨 1-2도(섭씨 영하 15도)로 체감온도는 화씨 영하20도(섭씨 영하 25도)에 달한다.
스터전 베이호의 켄 소여브런 중위는 "2004년부터 쇄빙선이 허드슨강에 파견됐는데 올해처럼 추운 겨울은 없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스터전 베이호는 그간 허드슨강 상류나 북동부지역의 호수에서 얼음을 깨는 일을 했지만 올해는 남쪽 지역까지 광범위한 구간에서 작업하고 있다. 해안경비대는 다양한 규모의 쇄빙선을 9척 소유하고 있다.
<이하 사진 www.enwikipedia.org>
뉴욕타임스는 "강의 얼음은 모두 똑같은 것은 아니다. 쇄빙선의 절단기는 수심이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해 단단하지 않은 얼음인 '취빙(驟氷 brash ice)'을 잘라내며 뱃길을 만든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힘들여 잘라내도 하루 뒤에 다시 얼거나 추운 날씨에는 한시간이면 다시 굳어버린다. 취빙의 양쪽 면을 '페이스 아이스'라 하고 깨진 얼음의 크고 납작한 부위는 '플레이트 아이스', 둥근 모양은 '팬케이크 아이스'라고 부른다.
타임스는 "662톤의 무게에 3개의 갑판을 갖춘 스터전 베이호는 거대한 S자 모양의 절단기로 한꺼번에 많은 얼음을 깨뜨리기 보다는 정확성을 기한 쇄빙으로 시속 11.5 마일의 속도로 전진하고 있다"면서 "툰드라(동토)의 세상은 춥고 하얗고 조용하기만 하다"고 혹한의 정경을 묘사했다.
뉴욕=노정훈기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Under Thick Coating, an Icebreaking Ship Uncovers the Hudson
http://www.nytimes.com/2015/02/21/nyregion/under-frozen-tundra-an-icebreaking-ship-uncovers-the-hudson.html?_r=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