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경기도 광주의 '나눔의 집' 할머니들이 미국 역사협회 소속 역사학자들에게 감사편지를 보내 관심을 끈다.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6일 "나눔의 집 할머니들이 맥그로힐 교과서를 집필한 하와이대 허버트 지글러 교수와 코네티컷대 알렉시스 더든 교수 등 총 19명의 역사학자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들 역사학자들은 지난 5일 일본의 교과서 수정(修正) 시도를 비판하며 '일본의 역사학자를 지지하며'라는 내용의 성명에 동참한 집단 성명을 낸 바 있다.
감사 편지는 "이미 전 세계가 인정하는 일본군 '위안부'의 사실을 역사에서 지우려고만 하는 일본 아베 정부에 맞서 당당하게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모습에 감사드리고 지지를 보내고 싶다"는 내용이다.
또한 "한국에 방문할 일이 생긴다면 '나눔의 집'으로 초대하여 우리들의 생생한 증언을 직접 들려드려 당신들의 역사적 연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한다"는 적었다.
편지 하단엔 '나눔의 집'에 현재 거주하는 할머니 10명의 지장을 찍었고, 우편물 표지에는 서 교수가 지난해 말 페이스북에 광고해 화제가 됐던 일본 아베 총리의 위안부 망언(妄言) 애니메이션을 부착했다.
서경덕 교수는 할머니들의 감사편지와 함께 뉴욕타임스 등 미국 매체에 게재했던 위안부 광고파일, 영어로 제작한 동영상 CD도 동봉했다.
현재 뉴욕을 방문중인 서 교수는 "지난 2월초 '나눔의 집'을 방문하여 할머니들에게 미국 역사학자들의 움직임에 대해 전해 드렸더니 '감사의 표현을 꼭 하고 싶다'고 하셔서 우편물을 발송하게 됐다"고 전했다.
서 교수는 "특히 할머니들께서 "세계적인 역사학자들이 이렇게 힘을 모아 움직인다면 전 세계에 퍼져있는 일본군 '위안부'에게 일본 정부는 반드시 반성과 사죄를 꼭 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 역사학자들의 움직임에 찬사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 등 전 세계 유력지에 일본군 '위안부' 관련 광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서 교수는 4월말 혹은 5월초로 예정된 일본 아베 총리의 미국 방문에 맞춰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유력 매체에 게재할 광고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뉴욕=민지영기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미국 역사학자들 “일위안부에 역사교과서 억압 시도 경악”
미국역사협회(AHA) 소속 역사학자 19명이 지난 5일 ‘일본의 역사가들과 함께 서서’라는 제목의 집단성명을 공개했다.
성명에서 이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제국주의의 야만적인 성 착취 시스템 하에서 고통을 겪은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일본과 미국 등 다른 나라의 역사교과서 기술(記述)을 막으려는 시도에 경악(驚愕)을 금치 못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 역사교과서의 일본군 위안부 기술과 관련해 “일본 정부 문헌을 통한 요시미 요시아키(吉見義明) 일본 주오(中央)대학 교수의 신중한 연구와 생존자들의 증언은 국가가 후원한 성노예 시스템의 본질적 특징을 보여주고 있음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학자들은 아베 총리가 지난달 29일 맥그로힐 출판사의 역사교과서를 거론하며 위안부 관련 기술이 잘못됐다고 지적한 것과 관련, “우리는 출판사를 지지하고 ‘어떤 정부도 역사를 검열(檢閱)할 권리가 없다’는 허버트 지글러 하와이대 교수의 견해에 동의한다”고 전했다.
성명에 참여한 학자들은 알렉시스 더든·젤라니 콥·마크 힐리 코네티컷대 교수, 제레미 아델만 프린스턴대 교수, 세이바인 프뤼스틱 산타바바라대 교수, 캐럴 글럭 컬럼비아대 교수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