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MBC 무한도전팀과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소개해 큰 화제가 됐던 일본의 '다카시마(高島) 공양탑' 가는 길을 최근 나가사키(長崎)시가 폐쇄(閉鎖)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경덕 교수는 4일 조선인 강제징용자 등 유골이 묻힌 다카시마 공양탑을 최근 답사해 본 결과, 입구에 역사적 사실과 다른 안내판 2개를 세우고 그 사이에 밧줄 2개를 엮어 '위험' 안내판을 걸어 길 자체를 폐쇄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카시마 공양탑엔 다카시마 탄광에서 사망한 징용자들과 바다에서 조난을 당한 표류자들의 유골과 함께 하시마(端島) 탄광 조선인 사망자의 유골이 묻혀 있다. 무한도전을 통해 이같은 내용이 방송되자 많은 시청자들이 공양탑 방문을 타진했으나 허리를 90도로 꺾어야만 겨우 들어갈 수 있는 험한 길이 문제가 됐다.
이에 따라 서교수팀이 지난해 10월 네티즌들이 모금한 비용으로 방치된 '공양탑 가는길'의 벌초작업을 하는 한편 나가사키시에 '강제 연행된 한국인의 혼이 잠들어 있는 장소'라는 안내판을 설치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하지만 나가사키시는 두달 이상 '논의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다가 지난달말 '불허한다'는 입장을 보내왔다. 산케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나가사키시는 '공양탑 안에 묻혀있는 사람들이 조선인들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불허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케이는 나가사키시가 다카시마 섬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청취조사에서 공양탑에 한반도 출신자의 유골이 안장돼 있는지 확인되지 않았고, 인근 사찰인 금송사(金松寺)로 유골이 전부 이전됐다며 이러한 취지의 설명판을 공양탑 주변 3곳에 세웠다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서 교수는 "명백한 역사적 기록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청취조사를 통해서 '조선인들이 묻혀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주장'이자 '역사왜곡'에 불과하다"고 강력 비판했다.
서경덕 교수는 "지난해 7월 이 지역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후에도 나가사키시는 '강제징용'을 인정하지 않았다. 새롭게 만든 안내서와 박물관에서도 '강제징용'의 단어는 절대 삽입하지 않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카시마 공양탑의 정확한 역사적 사실 자료를 가지고 나가사키시 담당자를 곧 만나 폐쇄한 길을 누구나 갈 수 있도록 꼭 만들겠다. 뿐만 아니라 '강제징용'이 있었던 일본 내 다른 도시에서도 역사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정현숙기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日다카시마 공양탑, 가는 길 정비” 서경덕교수 <2015.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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