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랜드 주지사 관저엔 요즘 한식의 향기로 가득하다.
때로는 김치의 톡 쏘는 풍미가, 때로는 향긋한 불고기의 냄새가 침을 고이게 한다.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메릴랜드주 퍼스트레이디가 된 김유미(미국명 유미 호건) 여사가 주지사 관저를 한식을 알리는 교두보로 삼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부인인 김유미 씨는 지난해 관저(官邸)에 입주하며 가장 먼저 들여온 것이 한국산 김치냉장고였다. 그로부터 일년. 관저 주방을 책임진 두명의 미국인 셰프는 이제 거의 한국음식 전문가가 되었다.
김유미씨는 주지사 관저에서 틈나는대로 한식 요리 강좌를 하거나 스태프들을 위해 한식을 요리한다. 미주류사회에 한류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한식을 널리 알리는 것이다.
사실 주지사 퍼스트레이디로 각종 공식 비공식 행사에 참여하는 것만 해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게다가 그녀는 대학에서 미술을 가르치는 교수이자 화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 음식을 알리는 일 만큼은 항상 우선순위(優先順位)를 두고 있다. 지난 25일에도 주지사 관저는 김치는 물론, 불고기와 잡채 등 한국음식들이 가득 차려졌다. 주방에서 김유미씨가 두 팔을 걷어부쳤고 관저 셰프인 메드포드 캔비가 도우미로 나섰다.
이날 관저엔 보이드 러더포드 부지사와 주정부 직원들, 주경찰들, 관저 직원 등 40여명이 함께 푸짐한 한식파티를 즐겼다.
메릴랜드 주지사 공보담당 홍은영씨는 "이날 주정부에서 40년간 근속한 루시 로우다멜을 축하하는 행사도 함께 열어 더욱 뜻있는 한식 만찬이 되었다"고 전했다.
홍은영씨는 "관저에서 한식을 자주 요리해서 이제 주지사실 직원들은 아주 익숙해졌다. 잡채와 불고기는 정말 맛있다며 언제나 최고 인기를 모은다"고 소개했다.
참가자들은 "퍼스트레이디 덕분에 한국 음식을 알게 되어 기쁘다". "어떻게 양념을 만드는지 알려달라"고 요청하는 등 한식 예찬론이 줄을 이었다.
김유미씨는 얼마전 메릴랜드 일대에 폭설이 내렸을 때 주정부 직원들이 비상 근무를 할 때도 주말 내내 직접 한식을 요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퍼스트레이디가 직접 요리하는 한식 덕분에 직원들은 비상근무도 피곤한 줄 몰랐다는 후문이다.
김유미씨의 한식요리에 가장 열광하는 주인공은 물론 부군인 호건 주지사다. 그가 가장 즐기는 한식은 김치와 돼지불고기라고.
전형적인 한국 어머니들처럼 한식 요리를 잘 하는 퍼스트레이디 김유미씨 덕분에 주지사 관저가 메릴랜드 주의 한국음식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뉴욕=민지영기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美메릴랜드주지사 관저에 김치냉장고가 들어간 사연 <20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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