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적인 차림의 여성들이 관광객들로부터 돈을 받고 사진촬영을 해 논란(論難)을 일으킨 타임스스퀘어에서 이들의 활동구역이 지정, 운영되기 시작했다.
뉴욕시는 21일부터 타임스퀘어에 ‘액티버티 존(activity zones)’을 마련하고 관광객들과 사진촬영을 해주며 팁을 받는 각종 캐릭터들이 이곳에서만 활동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이 이곳을 벗어나 활동하면 벌금 티켓을 받거나 체포될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22일자 보도에서 "캐릭터들의 활동구역은 헐크도 부술 수 없다"는 재치있는 제목으로 달라진 타임스퀘어 풍경(風景)을 소개했다. 디즈니만화의 캐릭터인 엘모는 흰페인트로 칠해진 공간안에서 지나가는 아이들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헐크도 제한구역에서 서성대고 있다.
캐릭터 활동구역은 42가부터 47가 사이에 가로 8피트(2.4m), 세로 50피트(15m)의 흰 페인트로 표시됐다. 엘모와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등 다양한 코스튬 캐릭터들이 이곳에서 활동하고 경찰은 이들이 구역을 벗어나지 않는지 관리한다. 이들 캐릭터들은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영화 ‘프로즌’의 올라프 드레스를 입은 캐릭터 빅터 알데아(40)는 새로운 규정 때문에 돈 벌기가 어렵게 됐다고 볼멘 소리다. 이른 오후 그는 1달러만 벌었다. 미니 마우스를 입은 동료는 빈 지갑을 보여줬다. 알데아는 "당장은 새로운 룰을 존중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한숨을 쉬었다.
이번 규정은 그간 캐릭터들이 관광객들에게 팁을 받기 위해 너무 공격적으로 활동했다는 불평이 제기된 후 시의회에서 규정을 마련했고 빌 드블라지오 시장이 서명 해 통과됐다.
특히 지난해 여름 바디페인팅을 한 토플리스 여성들이 사진촬영으로 팁을 받는 행위가 논란이 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드블라지오 시장은 가족단위 행락객(行樂客)을 위한 공간으로 만든다는 취지아래 이들의 활동을 봉쇄할 것을 검토했으나 이들도 타임스퀘어의 문화라는 점을 존중해 이같은 타협안을 만들게 됐다.
보행자들은 한결 편하게 이들 캐릭터들을 볼 수 있게 되었고 이들이 요구하는 팁도 강제성이 없다는 안내판도 게시됐다.
티임스는 "관광객들은 이따금 12개의 캐릭터들이 있는 활동구역 앞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멈춘다. 12개의 캐릭터들이 서성이고 있다"고 전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출신인 로빈 스미스(48)는 뉴욕에 놀러온 친척과 함께 이곳에 와서 두명의 스파이더맨과 사진을 찍고 5달러를 건넸다. 추가로 팁을 주겠다며 다른 퍼포먼스를 원하자 스파이더맨이 춤을 추며 이들의 웃음을 끌어낸다. 스미스는 “전에 이곳에 오면 관광버스 티켓 판매 등 따라붙는 사람들이 성가셨다”며 새로운 규정에 만족해 했다.
인근에서 일하는 알렉스 다이너(38)는 활동구역이 정해지면서 주변이 정비(整備)가 되고 깨끗해졌다고 말했다.
공연자 모두가 새 규정에 불만을 가진 것은 아니다. 이 지역의 명물(名物)인 네이키드 카우보인 로버트 버크가 그렇다. 종전엔 타임스퀘어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지만 지금은 지정 구역 중 한곳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하며 관광객들의 이목을 끈다. 그는 "이런 공간이 생길 줄 몰랐다. 이곳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뉴욕=민병옥기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In Times Square, New Zone Restrictions That Even the Hulk Can’t Break <NYT>
http://www.nytimes.com/2016/06/22/nyregion/in-times-square-new-zone-restrictions-that-even-the-hulk-cant-break.html?rref=collection%2Fsectioncollection%2Fnyregion&action=click&contentCollection=nyregion®ion=rank&module=package&version=highlights&contentPlacement=6&pgtype=sectionfront&_r=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