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그 하청업체가 조직적으로 노조를 탄압, 구성원을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 사건으로 인해 국제적 망신살이 뻗치게 되었다.
한국의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이하 민교협)는 2일 국제 청원사이트인 체인지닷오알지(change.org)에 비참한 현실을 멈춰달라는 국제청원서를 올렸다고 코리아위클리가 전했다.
민교협은 현대자동차 하청업체인 유성기업의 노조탄압과 이를 조종하는 현대자동차의 불법적이고 은밀한 관계의 진실을 전 세계에 알리고 연대해 더 이상의 불법적 노조탄압이 자행되지 않도록 전 세계적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청원서에 따르면, 2011년 시작된 파업은 5년을 넘기고 있지만 문제의 해결보다는 경영진의 불법, 탈법 탄압이 지속되면서 노조원인 한광호 씨가 사측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는 사태까지 치달았다고 소개했다.
청원서는 현재 피고용인의 43.3%가 심한 우울증과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등에 시달리고 있으며, 사측의 공장 폐쇄 등 노사 간의 대립과 경영진의 탄압 또한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청원서에는 현대자동차가 유성기업을 통해 노조를 길들여 온 구체적 정황과 이에 굴하지 않는 노조의 투쟁 또한 상세히 전하고 있다.
청원서 말미에 청원의 목적이 2015년 현대차가 역대 최대 판매량을 갱신했음에도 불구하고 원가절감을 통한 이윤 극대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하청업체의 노조를 탄압하고 임금을 삭감하려는 의도를 보이는 등 부도덕한 기업 관행을 전 세계에 알리고 개선하는 데 목적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
또한 이런 불법적이고 탈법적인 현대자동차의 은밀한 노조탄압을 즉각적으로 종식하고 노동자의 합법적인 노동권을 회복하기 위해 탄원서에 서명하고 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전 세계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뉴욕=임지환기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현대차 하청 유성기업의 노조파괴
현대자동차의 부품 하청기업인 유성기업은 창조컨설팅이라는 업체와 함께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를 무력화하는 작업을 한 사실이 논란을 빚고 있다. 사측에 우호적인 기업노조가 설립되고 지회 조합원들에 대한 고소·고발과 징계를 되풀이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
조사에 따르면 유성기업 노동자 36%가 정신건강 고위험군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창조컨설팅과 유성기업이 벌인 노조파괴가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사측의 괴롭힘으로 노조간부였던 한광호씨는 지난 3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노조파괴 범죄자 유성기업·현대차자본 처벌 한광호열사 투쟁승리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4일과 25일 100일이 지나도록 장례를 치르지 못한 한광호 열사를 추모하기 위해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대규모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유성기업은 고인이 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 간부로 활동했던 2012년 10월부터 2014년 9월까지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11차례 고소했다. 이 중 2건만 기소되고 나머지 9건은 무혐의처분을 받았다.
고인은 회사의 고소 등 노조파괴 압박에 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2014년엔 충남노동인권센터 심리치유단이 실시한 정신건강 실태조사에서 우울증 의심증상으로 상담치료를 받기도 했다. 자살하던 날에도 사측의 고발로 경찰출석요구서를 받은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