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피해자에서 인권활동가로 거듭난 이용수(88) 할머니가 LA시의회에 위안부 기림비 건립을 정식으로 청원(請願)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22일(이하 현시시간) 로스앤젤레스 시청에서 공로상을 수상한 후 "LA에 피해자들을 위한 기림비를 세워줄 것을 시의회에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하고 "기림비가 세워지면 여성인권을 중시하는 로스앤젤레스의 상징이 될 것이고, 교육과 기억의 훌륭한 자료가 될 것이다. 그렇게 해야 우리 후세가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위안부기림비는 지난 2010년 이래 뉴욕과 뉴저지, 버지니아 등 미 동부에 7기가 세워졌고 서부엔 오렌지카운티 가든그로브에 2012년 1기가 건립된 바 있다. 그러나 서부 기림비는 동부와 달리 한인들이 한인타운에 자체적으로 세운 것이라는 점에서 캘리포니아 글렌데일의 위안부 소녀상처럼 미국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기림비 건립의 필요성이 지적돼 왔다.
이날 LA 시청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한인 최초의 시의원 데이비드 류 시의원을 비롯, 제시카 포스티고 여성지위원회 회장, 누리 마르티네스 시의원, 폴 크레코리안 시의원, 허브 웨슨 시의원 등 정치인들이 자리했다.
또한 지난 6일 시작된 뉴욕과 유엔본부 일정부터 이용수 할머니를 수행하고 있는 가주한미포럼 김현정 사무국장을 비롯해 LA, 캘리포니아 지역 한인들이 축하의 자리를 함께 했다.
지난 주 캘리포니아 의회에서도 공로상을 수상한 이용수 할머니는 "이렇게 LA 시의회에서 공로상을 수여하니 너무나 영광이다. 이미 돌아가신 피해자들과 중국, 대만, 필리핀, 미얀마 등에 살고 있는 다른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고개가 숙여진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이어 "한일 정부가 작년 겨울에 합의한대로 곧 소녀상을 철거(撤去)하고 재단을 세우기로 했다 한다. 가슴이 찢어지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일본 정부는 아직도 저와 같은 수십만명의 피해자들에게 저지른 죄를 덮고 역사를 지우려고만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우리가 원하는 건 돈이 아니다. 우리 할머니들은 지난 25년간 ▲ 일본정부가 군 성노예 제도를 만들고 운영했다는 것을 인정할 것 ▲ 철저한 진상규명 ▲ 일본의회로부터 공식 사죄 ▲ 법적 배상 ▲ 범죄자 기소 ▲ 철저한 교육 ▲ 기림비 건립 등 7가지 요구를 해왔다"고 상기시켰다.
이용수 할머니는 "일본은 동경 한복판에 소녀상을 세워 자기 조상들이 우리에게 한 짓에 대해 오가는 사람들이 보고 기억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일본 정부가 역사를 인정하지 않으면 세계가 그렇게 할 것"이라며 LA시에 여성인권의 상징인 기림비를 건립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26일 오후 5시30분 웨스턴 애버뉴 가든 스위트 호텔에서 '가주한미포럼 후원의 밤' 행사에 참석한 후 귀국한다.
뉴욕=민지영기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이용수할머니 LA 시의회 공로상 수상소감
오늘 엘에이 시의회에서 이렇게 공로상을 수여하니 너무나 영광이고 이미 돌아가신 피해자들과 중국, 대만, 필리핀, 미얀마 등에 살고 있는 다른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고개가 숙여집니다.
최초의 한인 시의원 데이빗 류가 우리 모두를 위해 좋은 세상을 만들려고 이렇게 애쓰는 것을 보니 정말 기쁘네요. 우리 한인동포사회가 이렇게 발전해서 역사를 바로 세우고 모든 할머니들에게 정의를 가져오기 위해 열심히 애쓰시는 걸 보니 뭐라 말할 수 없이 감사합니다.
오늘 아침에 뉴스에서 들으니 한일 정부가 작년 겨울에 합의한대로 곧 소녀상을 철거하고 재단을 세우기로 했다 합니다.
가슴이 찢어지고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일본 정부는 아직도 저와 같은 수십만명의 피해자들에게 저지른 죄를 덮고 역사를 지우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돈이 아닙니다. 우리 할머니들은 지난 25년간 7가지 요구를 해 왔습니다. 그것은 1. 일본정부가 군 성노예 제도를 만들고 운영했다는 것을 인정할 것 2. 철저한 진상규명 3. 일본의회로부터 공식 사죄 4. 법적 배상 5. 범죄자 기소 6. 철저한 교육 7. 기림비 건립입니다.
일본은 동경 한복판에 소녀상을 세워 자기 조상들이 우리에게 한 짓에 대해 오가는 사람들이 보고 기억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일본 정부가 역사를 인정하지 않으면 세계가 그렇게 할 것입니다.
저는 엘에이에 피해자들을 위한 기림비를 세워줄 것을 오늘 데이빗 류 시의원과 엘에이 시의회에 간곡히 요청합니다. 이는 여성인권을 중시하는 로스앤젤레스의 상징이 될 것 이고, 교육과 기억의 훌륭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그렇게 해야 우리 후세가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습니다.
데이빗 시의원과 엘에이 시의회이 여성인권의 챔피언으로 나서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우리와 함께 우뚝 서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6년 3월22일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이용수
Grandma Yongsoo Lee's statement March 22, 2016
I am deeply honored and humbled to be recognized by Los Angeles City Council today. I believe I am receiving this recognition on behalf of those victims who passed away without seeing justice and those who are living in countries outside of Korea, such as China, Taiwan, The Philippines, Myanmar, and elsewhere.
I am very proud and happy to see the first Korean American City Councilman David Ryu is working hard to make this world a better place for all of us. I am thankful for the vibrant and thriving Korean American community in Los Angeles that has been working with us tirelessly to set the history straight and bring justice to all of the Grandmas.
As I heard on the news this morning that the Japanese government and the South Korean government are planning to remove the Peace Monument in Seoul soon and set up a Foundation, as agreed upon in the deal struck in December 2015.
I am heartbroken and enraged that the government of Japan is still making every efforts to erase history and cover up its crime against hundreds of thousands of victims like myself.
Money is not what we want. The grandmas have been demanding 7 things to resolve this issue for the last 25 years – 1. Full acknowledgement of the military sexual slavery, 2. Complete and thorough investigation, 3. Formal apology from the Diet of Japan, 4. Legal reparations, 5. Prosecution of the criminals, 6. Full and ongoing education 7. Building memorials.
Japan must build its own Peace Monument in Downtown Tokyo so that everyone who pass by can see and remember what their ancestors did to us. If Japanese government isn’t up to own up the history, the rest of the world is.
Today, I ask City Councilman David Ryu and the City Council of Los Angeles to build a memorial of the victims in Los Angeles. It will be a symbol of strong commitment for human rights and women’s rights Los Angeles has, and a great way of education and remembrance, so that the public and our young generation will never repeat the same mistake.
Thank you very much, Councilman David Ryu and Los Angeles City Council, for being a champion of women’s rights. Thank you for standing with 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