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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기억한 승리

〈오늘의 역사속으로〉 10월 13일
글쓴이 : 뉴스로 날짜 : 2026-10-13 (화) 20:54:48

〈오늘의 역사속으로〉 10월 13일

 


AI 생성 이미지


역사는 언제나 승자의 기록으로만 남지 않습니다.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의병장의 뜻이 훗날 독립의 정신으로 되살아나고, 사형수의 운명을 겪은 정치인이 세계 평화의 상징으로 호명(呼名)되기도 합니다. 10월 13일은 당대에는 패배처럼 보였던 선택들이 세월을 건너 어떤 의미로 되돌아오는지 보여주는 날입니다. 한 사람의 신념과 한 시대의 용기는 때로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보다 훨씬 뒤에 더 큰 목소리를 얻습니다.

 

[역사속의 주요 장면]

 

1792년 — 미국 백악관의 초석을 놓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대통령 관저가 될 건물의 초석(礎石)이 놓였습니다. 훗날 백악관으로 불리게 된 이 건물은 미국 권력의 상징이 됐습니다. 그러나 건물의 크기보다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들어설 권력이 누구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일 것입니다.

 

1924년 — 한국 신문 연재만화의 새 장을 열다

 

《조선일보》에 연재만화 《멍텅구리》가 등장했습니다. 일상과 세태를 만화로 풀어내는 새로운 신문 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한 것입니다. 신문은 사건을 전하는 지면을 넘어, 웃음과 풍자를 통해 시대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 되었습니다.

 

1943년 — 이탈리아, 독일에 선전포고

 

제2차 세계대전 중 이탈리아 정부가 독일에 선전포고했습니다. 한때 독일과 함께 전쟁을 벌였던 이탈리아가 무솔리니 정권의 붕괴와 항복 이후 독일을 적으로 돌린 것입니다. 전쟁의 동맹도 영원하지 않으며, 정권의 선택이 언제나 국민의 운명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드러낸 장면입니다.

 

2000년 —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김대중 대한민국 대통령을 그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발표했습니다. 한국인 최초의 노벨상 수상이자,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오랜 투쟁, 남북 화해를 향한 노력을 국제사회가 인정한 순간이었습니다. 한때 사형선고까지 받았던 정치인이 평화의 이름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는 사실은 역사의 역설(逆說)을 보여줍니다.

 

[오늘의 탄생인물]

 

루돌프 피르호 (1821~1902)

독일의 의사이자 병리학자로, 현대 의학의 기초를 닦은 인물입니다. 질병을 신비한 현상으로만 보지 않고 세포의 변화와 사회적 환경 속에서 이해하려 했습니다. 의학은 환자의 몸만 살피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빈곤과 열악한 생활환경 같은 사회적 조건도 함께 보아야 한다는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마거릿 대처 (1925~2013)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입니다. 1979년 집권해 11년 넘게 영국을 이끌었으며, 시장 중심의 경제개혁과 강경한 노선으로 영국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지지자들에게는 국가를 바꾼 지도자였지만, 비판자들에게는 사회적 불평등과 갈등을 심화(深化)시킨 정치인이기도 합니다. 그의 유산은 오늘날까지도 정치와 경제의 방향을 둘러싼 논쟁을 낳고 있습니다.

 

[오늘의 타계인물]

 

이강년 (1858~1908)

경북 문경 출신의 의병장입니다. 을미사변(乙未事變)과 단발령(斷髮令)을 계기로 의병 활동에 나섰고, 이후 일본군에 맞선 무장투쟁을 이끌었습니다. 부상과 체포 끝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지만, 국권을 잃어가는 시대에 무기를 들었던 그의 결의는 독립운동의 한 뿌리가 되었습니다. 나라를 지키려는 의지가 반드시 당대의 승리로 증명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그의 생애가 말해줍니다.

 

안토니오 카노바 (1757~1822)

이탈리아의 조각가로, 신고전주의 조각을 대표하는 예술가입니다. 고대 그리스·로마 조각의 균형과 아름다움을 되살리면서도 인체의 섬세한 감정과 생명력을 표현했습니다. 대리석이라는 단단한 재료 속에서 부드러움과 움직임을 빚어낸 그의 작품은 예술이 시간을 넘어 인간의 감각과 정신을 보존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다리오 포 (1926~2016)

이탈리아의 극작가이자 배우로, 권력과 사회의 위선을 날카로운 풍자(諷刺)로 고발했습니다. 민중극의 전통을 바탕으로 정치와 종교, 기득권의 모순을 무대 위에 올렸으며, 1997년 노벨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웃음은 가벼운 오락에 머물지 않습니다. 때로는 두려움 때문에 말하지 못했던 진실을 드러내는 가장 강력한 언어가 됩니다.

 

[오늘의 한마디]

 

역사는 살아남은 사람만의 것이 아닙니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쓰러진 이들의 신념도, 오랜 세월 뒤에야 인정받은 용기도 역사의 일부입니다. 이강년의 의병투쟁과 김대중의 평화 여정은 서로 다른 시대의 이야기이지만, 힘으로 굴복시키려는 세상에 인간의 존엄으로 맞섰다는 점에서 만납니다. 오늘의 패배가 내일의 정의를 대신 결정하게 두지 않는 것, 그것이 역사를 기억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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