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김원일 칼럼니스트
또 한 명의 한국 전임 대통령이 장기 징역형을 받을 위험에 처했다고 러시아 일간 콤메르산트가 보도했다.
콤메르산트는 10일 “한국 검찰이 2008-2013년간 대통령직에 재임했던 이명박 전직 대통령을 부패 및 국가 재산 횡령 혐의로 구속했다”며 “이명박 전대통령의 구속은 2013-2016년간 대통령직에 있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1심에서 징역24년형이 선고된지 사흘 후였다”고 전했다.
콤메르산트는 “대통령직은 예전과 동일하게 지금도 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 중의 하나이다. 1980년부터 대통령직에 있었던 8명 중 3명이 징역형을 선고 받았고, 세 명의 전직 대통령은 친척이 투옥되었으며, 한 명은 자살로 인생을 마감했다”고 불행한 역사를 소개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발표한 성명서에서 “정권의 하수인(下手人)이 되어 헌정사상 유례없는 짜맞추기 표적수사를 진행해온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와 정통성을 부정하려는 움직임에 깊이 분노한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대한민국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 성명서는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 페이스북에 올렸으며, 76세의 정치인인 이 전 대통령 자신은 3월 22일부터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다. 어제 한국 검찰은 부패와 국가 재산횡령에 관한 몇 가지 혐의 사실에 따라 그를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그가 받은 뇌물 액수는 총 110억 원(930만 달러)에 달한다. 한국 국내법에 따르면 1억 원 이상의 뇌물을 받을 경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기소 중 가장 중대 범죄 혐의는, 형식적으로는 그의 형인 이상은 회장이 소유한 것으로 되어 있는, 자동차 부품 회사인 DAS의 실소유주라는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1994-2006년간 이 전 대통령은 다스에서 3170만 달러의 금액을 신고하지 않고 유용하여 정치적,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한 2008년 삼성 이건희 회장 사면 대가로 삼성이 다스 소송 관련 비용 585만 달러를 대납토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의 아들인 삼성 이재용이 이와 관행으로 박근혜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투옥된 바 있다).
기타 다른 혐의들은 기업들로부터 공사 수주 청탁, 기업부지 청탁 등을 받고 불법자금 수수, 2008년 국회의원 선거 당시 공천헌금 수수, 보조금 불법 배당 등이 있다. 가장 특이한 공소(公訴) 제목은 감사 대상이 되지 않는 국정원 특활비에서 65만 4천 달러를 받아 쓴 것이다.
한국 검찰은 이미 이명박 전 대통령의 거의 모든 친척들과 보좌관들을 소환하여 수사할 계획이며, 그들 중 다수를 기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런 역사는 한국에서 전형적인 이야기이다. 1980년부터 지금까지 한국 대통령직에 있었던 인물은 현 대통령을 포함하여 8명이다. 그 중 세 명이 징역형을 선고 받았고, 세 명은 친척이 징역형을 살았으며(이명박 전대통령의 형을 포함하여), 한 사람은 자살했다. 올해 4월 6일 2013-2016년간 대통령직에 있었던 박근혜가 징역 24년, 벌금 1750만 달러 형을 선고받았다. 한국에서는 국가 자금을 유용한 정치인에 대해서 살인자보다 더 엄격하게 처리한다. 살인자에 대해 평균 12년형이 선고되는데 반해 유죄가 인정된 대통령은 보통 20년에서 무기 징역, 때로는 사형까지 선고되기도 한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극동 연구소 아스몰로프 선임연구원은 일반적이지 않은 이와 같은 상황이 한국 정치 문화가 갖는 특성의 결과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정당 간에 정쟁(政爭)이 벌어진다. 이는 거의 국가를 대표하는 스포츠에 가깝다. 권력을 잡은 좌파 대통령이 우파 전임 대통령에 대해 수사를 시작하고, 우파가 정권을 잡으면 반대 상황이 벌어진다. 뇌물 수수 혐의로 감옥에 보내려면 누구에 대해서라도 그렇게 할 수 있다. 권력을 잡게 된 대통령은 이미 그 과정에서 맞은 사람에게 빚을 지고 있고, 그 직위에 있는 동안에도 수많은 후원자들에게 의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수사와 유죄 선고 과정은 아직 다 끝난 것이 아니다. 유죄 선고를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통치 체제 자체가 부정을 당하고 무너진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 저항을 한다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고 쉽게 손을 들어 버렸다. 그러나 이명박은 노련한 정치인이어서 끝까지 저항할 것이다. 그는 서울 시장을 지냈고 현대 건설 사장이었고 국가의 대통령을 지낸 세월 동안 1996년부터 수많은 혐의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확실한 유죄 선고를 받은 적이 없고 항상 법원의 명백한 평결과 형벌을 피해 나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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