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h=김원일 칼럼니스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백화원 초대소(영빈관)에서 처음 예방(禮訪)했다고 러시아투데이 방송이 4일 보도했다.
이날 백화원 방문은 취재기자와 촬영기자가 동행한 가운데 이뤄졌다. 러시아투데이의 일리야 페트렌코 기자는 김여정 부부장과의 만남을 비롯, 접견장의 풍경(風景)과 소회(所懷)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러시아투데이 방송이 3분56초간 동영상과 함께 보도한 전문.
라브로프 장관과 김 위원장의 회담을 몇 시간 앞두고 북한 측은 러시아 대표단의 취재 기자들에게 대부분의 소지품과 통신기기를 남겨놓도록 요청한 후 이들을 작은 버스로 어디론가 이송했다. 촬영기자 1명, 취재 기자 1명과 실무진 2명으로 구성된 취재진 일행을 태운 미니버스는 앞서 가는 검은 색 벤츠 자동차의 안내를 따라 달렸다. 주위에는 전혀 사람이 보이지 않았고 얼마 뒤 거대한 석조 건물이 보였다. 짐작하건대 큰 궁전(宮殿)임에 분명했다. 아무도 이곳이 어떤 곳인지 말해 주지 않았고 다만 한 명의 안내원을 따라가도록 지시했다.
이 건물은 김 위원장의 관저인 백화원이며 이곳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을 접견하게 될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렇게 짐작한 근거는 문이 살짝 열린 틈 사이로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보였기 때문이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경호원과 짧게 무엇인가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그 내용은 알 수가 없었는데, 이곳에 있는 그 누구도 영어를 구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페트로프 기자가 영어로 인사하자 김여정 제1부부장이 웃으며 ‘헬로우’(Hello)라고 대답했다. 이곳으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태운 리무진이 도착했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김정은 위원장이 라브로프 장관을 만날 것인지 확실하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라브로프 장관을 기다리고 있었다가 악수로 그를 맞이했다. 이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처음으로 라브로프 장관과 만나는 역사적인 장면이었다.
7명으로 구성된 러시아 대표단과 통역만을 대동한 김정은 위원장의 짧은 인사가 끝난 후 라브로프 장관과 김정은 위원장은 통역 한 명만을 포함한 비공개 회담을 가졌고 남은 대표단들은 다른 방에서 기다리도록 요청했다. 기다리는 동안 사탕과 초콜릿, 음료수 등의 간식이 제공되었다. 기자가 맛본 북한제 다크 초콜릿은 세계 어떤 나라에 가도 맛볼 수 있는 다크 초콜릿과 동일한 맛이었다. 음료수도 매우 일반적인 크랜베리 맛을 내는 탄산 음료였다.
이전에 김정은의 관저에 해당하는 백화원에 출입한 러시아 기자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페트로프 기자 일행은 라브로프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선물한 러시아 고유의 팔레흐 양식으로 제작된 보석함도 같이 볼 수 있는 행운을 누렸다. 이 보석함에는 열쇠가 달려 있어서 기밀 물건들을 간수할 수 있다고 라브로프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라브로프 장관이 비공개 회담에서 무슨 내용을 논의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라브로프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을 접견하기 몇 시간 전에 러시아는 공식적으로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매우 어려운 과정이며, 이 과정에서 비핵화에 관련된 모든 당사자들, 특히 러시아의 이익이 전면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고려할 때 이와 관계된 내용들을 논의했을 것이라 짐작된다. 회담을 마치고 라브로프 장관은 공식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을 러시아로 초청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 초청을 수락할지는 두고 보아야 한다. 회담을 마친 대표단 일행은 러시아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곧바로 공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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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美의 北안전보장 콘크리트처럼 확실해야” (2018.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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