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h=노창현기자 newsroh@gmail.com
이유진씨 제공
미주에서도 故 노회찬의원의 추모가 뜨겁게 이어졌다. 뉴욕과 워싱턴 DC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의 주요도시와 캐나다 토론토 등에서는 각각의 조문소(弔問所)가 마련돼 수많은 한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참배객들은 고인의 급작스런 타계를 안타까워하며 생전 고인의 활동을 돌이키며 영면(永眠)을 빌었다.
뉴욕에선 29일 퀸즈 베이사이드 뉴스M에서 추모제가 열렸다. 이 모임은 희망세상뉴욕, 민주시민네트워크, 세사모, 민중당뉴욕연대, 미주흥사단 뉴욕지부가 공동 주관했다.
워싱턴에서는 버지니아 페어팩스 소재 윌리엄 조 평화센터에 지난 25일 미주희망연대(의장 장호준) 주최로 노회찬 의원의 조문소가 마련돼 참배객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강철은 전 워싱턴한인회장과 신필영 6.15공동선언실천 미국위원회 대표위원장, 정기용 자유광장 대표, 윤흥노 워싱턴 평통회장, 이재수 미주희망연대 사무총장, 안은희 함석헌 사상연구회장, 들꽃교회의 홍덕진 목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인의 약력과 생전 노동운동의 발자취를 돌이켰고 노회찬의원이 남기고 간 정신을 어떻게 따를 것인지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토론토 세기토 제공
토론토 세기토 제공
토론토에서도 ‘세기토(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사람들)’ 주최로 조문소가 마련돼 참배객들의 헌화가 이어졌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평화의 교회에서 24일부터 많은 조문객들이 추모의 발걸음을 할 수 있었다. 마지막 날인 28일 열린 추모제에서는 기독교와 카톨릭, 불교의 성직자들이 함께 한 가운데 추모시 낭송(朗誦)과 추모가를 부르는 순서가 이어졌다.
이유진씨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시도때도 없이 울컥해지는 하루를 보내다 당신의 작은 빈소에서 영정사진 안에서 말갛게 웃고 있는 당신을 보니 꽃 한 송이 놓아드리기 전부터 왈칵, 눈물이 쏟아졌더랬죠...엘에이를 방문했을 때는 관광 대신 홈리스로 가득한 스키드로우를 방문하셨고 모두가 위로 올라갈 생각만 할 때 강물은 아래로 내려갈수록 그 폭이 넓어진다며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가자고 외치신 분이죠... 당신이 뿌리 내린 진보의 가치는 수만 송이 꽃으로 다시 피어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될 겁니다. 노회찬의 세상은 올 것입니다. 그 세상에 당신이 없다는게 마음이 아픕니다..”라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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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노회찬의원님 당신을 잊지않겠습니다”
이유진씨 추모 글

사진 이유진씨 제공
노회찬 의원님,
당신의 부고를 듣고부터 망연한 날들을 보냅니다.
부디 나쁜 꿈이기를 바라며 깨어날 때마다
당신이 없는 차가운 현실을 원망합니다.
시도때도 없이 울컥해지는 하루를 보내다
당신의 작은 빈소에서
영정사진 안에서 말갛게 웃고 있는 당신을 보니
꽃 한 송이 놓아드리기 전부터
왈칵, 눈물이 쏟아졌더랬죠.
당신은 참 귀한 사람입니다.
정치판에서나 일상에서나
당신 같은 사람 한 분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우리에게 당신이 얼마나 귀한 분인지
당신, 아시나요?
청년시절 노동현장에 들어가서
정말 용접공이 되신 분
권력 앞에서 언제나 당당하고
늘 약자 편에서 싸우던 사람
노동자와 함께인 사람,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
태극기를 휘두르는 가짜 애국자가 아닌
진짜 애국자, 당신.
당신은 정세를 매섭게 분석할 만큼 명석하고
촌철살인 멘트로 웃음을 주는 재치있는 사람이지만
그래서 당신을 사랑한게 아닙니다.
법도 인간의 체온이 느껴져야 한다며
피도 눈물도 없는 법을 왜 만드냐고 하시던
당신의 따스한 마음을 사랑했습니다.
당신은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새벽 네시에 6411번 버스를 타는
청소 미화원들의 존재를 생각하고
고압선 철탑 위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마음에 품는 사람이었습니다.
모든 국민이 악기 하나 쯤은 다룰 줄 아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셨던 당신
엘에이를 방문했을 때는 관광 대신
홈리스로 가득한 스키드로우를 방문하셨고
모두가 위로 올라갈 생각만 할 때
강물은 아래로 내려갈수록 그 폭이 넓어진다며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가자고 외치신 분이죠.
당신의 낡은 구두,
그 구두를 신고 분투했을 그대를 떠올리며
또 눈물 짓습니다.
지지율 낮은 군소 정당 하나 추스리려면
돈 들어갈데가 어디 한두군데였겠습니까.
그까짓게 무어라고 그 귀한 목숨을 저버리십니까.
수십억 해 먹은 진짜 도둑놈들과
국민들을 죽이고
또 죽이려고 계획한 진짜 나쁜놈들은
멀쩡히 살아 숨쉬고 있는 이 세상에서
박근혜도 살아있고 이명박도 살아있고
심지어 전두환도 살아있는 이 더러운 세상에서
당신이 왜 먼저 가신거냐고 원망도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께서는 지키고 싶으셨겠지요.
작은 과오 때문에
당신이 추구해 온 진보의 가치가 무너질까봐
애써 이끌어 온 정당이 망가질까봐
당신 한 몸, 던져버리신거겠죠.
그러나 우리는
당신의 부재가 너무 아픕니다
소중한 사람,
벌써 그대가 그립습니다.
어느 시는
'슬픔의 첫째날이 슬픔의 둘째날에게 가 무너지고
슬픔의 둘째날이 슬픔의 셋째날에게 가 무너지고
슬픔이 셋째날이 다시 스러지는걸
슬픔이 넷째날이 되어 바라보자' 고 했습니다.
그래서 지켜보려합니다
그대를 보내는 슬픔이
정말로 나날이 스러져가는지
어쩌면 진보의 가치와 투쟁 의지로
다시 깨어나는지를요.
다시 그대를 보러 가겠습니다.
영정사진 속 말갛게 웃으시는 모습을 보며
기꺼이 또 울어드리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당신을 보내드리지는 않으렵니다.
평생을 추구하신 가치와
약자의 편에 서서 해오신 투쟁을
앞으로 다가올 수 많은 날들 동안
함께 해나갈테니까요.
당신을 사랑한걸
단 한번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그럴테지요.
당신이 뿌리 내린 진보의 가치는
수만 송이 꽃으로 다시 피어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될 겁니다.
노회찬의 세상은 올 것입니다.
그 세상에 당신이 없다는게 마음이 아픕니다.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의 뜻을 기억하며
사람답게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