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북중접경지역 평화순례 특강
Newsroh=륜광輪光 newsroh@gmail.com

“만주지역 항일투쟁의 역사에서 한반도 현실을 성찰하고 미래의 발전전략을 취해야 합니다.”
114년전 일제에게 국권을 찬탈당한 8월 29일 국치일(國恥日), 항일투쟁의 역사적인 현장에서 뜻깊은 특강이 펼쳐졌다.
조계종 민추본(민족공동체추진본부 본부장 태효스님)의 8기 불교지도자과정 백두산 북중접경지역 평화순례의 일환으로 마련한 이날 강연은 중국 하얼빈의 힐튼 다오리 호텔에서 이창희 동국대 북한학과 외래교수가 ‘만주지역 항일운동의 역사와 분단, 그리고 평화통일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열띤 강연을 펼쳤다.

이창희 교수는 요즘 회자되는 역사논쟁으로 강연을 열었다. 애국지사 홍범도장군을 둘러싼 어이없는 소동을 놓고 그는 ”구한말 역사는 만주독립운동을 상기하지 않으면 이해되지 않는다. 일제의 탄압과 수탈로 많은 조선인들이 만주와 연해주로 갔다. 1910년대 독립운동은 만주에서 군자금을 모으는 경제활동이었지만 1919년 삼일운동에서 평화를 외치다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면서 본격적인 무장투쟁이 시작됐다”고 풀어나갔다.
그는 “무장투쟁의 중심에 바로 홍범도장군이 있었다. 도문시에서 벌어진 봉오동 전투에서 최대의 전과를 올렸고 청산리대첩에선 김좌진장군의 북로군정서군과 함께 일본군 1300명을 몰살시켰다. 해방 이전까지 일본군이 한곳에서 몰살된 최대 숫자다”라고 지적했다.
일제가 독립군 토벌작전을 전개하면서 간도에 거주하는 조선인을 무려 3천명 이상 학살(虐殺)하는 간도참변을 일으키자 독립군들은 러시아 지역으로 이동하며 대한독립군단을 조직했다. 그러나 러시아 적군과 백군의 대립속에 대일항전의 지휘권 문제로 고려공산당의 분열이 발생했고 독립군 1500명중 600명이 희생되고 말았다. 이른바 자유시사변이다.
이창희 교수는 “이러한 비극은 사회주의 운동 흐름의 퇴조(退潮)를 불러일으켰고 1920년대 민족주의 중심으로 독립군이 양성되는 계기가 되었다”면서 “이들은 조국의 독립을 생각하면서 조선에 만들지 못한 이상촌, 공동체마을을 짓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윤동주 생가가 있는 용정의 기독교마을도 그러한 공동체였다. 간도엔 함경도 출신이, 하얼빈엔 경상도 사람들이, 장춘과 심양엔 전라도 사람들이 이주해 세운 자치촌에선 일제의 만주 침략에 항거하고 유격군과 같은 민족주의 부대들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이창희 교수는 이 시기 언급해야 할 인물로 양세봉 장군과 지청천 장군을 들었다. 양세봉은 평북 철산 출신으로 1920년 대한독립단에 가입해 독립운동에 투신한 인물이다. 1931년 조선혁명군 총사령관이 되어 남만주 지역의 무장투쟁을 이끄는 등 80여차례의 전투에서 일본군을 격파해 부하들에게는 ‘군신(軍神)’으로까지 추앙받은 인물로 알려졌다.
남만주에 양세봉이 있었다면 북만주와 동만주엔 지청천과 한국혁명군이 있었다. 지청천은 서울 출신으로 배재학당 졸업후 도일, 일본육사를 졸업했으나 1919년 만주로 망명하여 독립투쟁에 투신했다. 신흥무관학교 교성대장이 된 그는 1920년 청산리 전투에 참전했고 중국 호로군과 연합해 1933년 대전자령 전투 등 연이어 큰 승리를 거뒀다. 훗날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군무부장을 역임하면서 한국광복군을 창설한 주인공이다.

이창희 교수는 “지금 한국에선 미중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해야 한다는 것과 불확실한 시대, 미국과 일본편에 서야 한다는 두가지 논쟁을 하고 있다. 여러분은 어느 쪽인가. ‘일본이 나쁜짓도 했지만 경제발전에 기여한게 있으니 한미일 군사동맹, 자위대까지 용인하자’와 ‘어떤 제국주의 국가도 식민지를 발전시키지 않는다. 단지 도둑놈이 사다리를 두고 간 것일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게 어느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지며 강연을 마무리 지었다.
“이번 평화순례를 통해 만주지역 항일투쟁의 역사를 돌아보며 한반도의 현실을 성찰하고 우리가 어떠한 발전전략을 취해야할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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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조계종 민추본, 백두산 북중접경지역 평화순례 시작 (2024.8.29.)
3박4일간 항일전적지 돌아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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