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h=김원일 칼럼니스트
북한이 노동당 수뇌부에 대거 인사를 시행한 사실이 지난해 12월 31일 종료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원회의 결과에서 이미 알려졌다고 로시스카야가제타가 19일 보도했다.
당시 북녘의 공식 언론들은 다수의 인사이동이 있었다고 보도했지만 이에 대한 전체 정보는 없었다. 이 때문에 북한 전문가들은 계속해서 북한 공식 언론을 추적하여 북한 노동당 최고 수뇌부의 새로운 구성원들을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추출(抽出)해 내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해외 전문가들은 18일 북 언론이 김일성 주석의 동료였던 항일 여성 운동가 황순희의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의 명단을 게재했을 때 북한 노동당 수뇌부의 새로운 인사이동 결과를 전면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황순희는 얼마 전 100세로 타계했으며, 1월 17일 평양에서 장례식이 있었다. 황순희는 1950년 한국전 발발 초기 탱크를 밀고 진격해 처음으로 서울에 입성한 105탱크 사단 류경수 사단장의 아내였다. 전문가들의 정보에 따르면 류경수와 황순희의 결혼을 주선한 것이 김일성 주석과 부인 김정숙 여사였다고 한다. 따라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개인적으로 장례식에 참석했으며 최대의 예우(禮遇)를 갖추어 장례식을 치렀다.
장례식 참석자 명단을 보면 어떻게 인사이동이 이루어졌는지 알 수 있다. 가장 중요한 변화 중의 하나는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5명의 부위원장들이 대거 퇴임하여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 총 12명의 부위원장이 있는 것을 고려할 때 노동당 중앙위원회 내 김정은 위원장의 참모들 중 거의 절반이 물갈이 됐다. 구체적으로 이들 박광호, 리수용, 김평해, 태종수, 안정수 등 5명은 작년 12월 31일 김정은 위원장과 찍은 노동당 전원회의 기념사진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 이들이 해임되었다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여기서 특별히 주목되는 것은 현재까지 대외정책을 담당하던 노동당 내 인사인 리수용의 교체이다. 한국 전문가들은 리수용이 올해 85세가 되기 때문에 퇴임했을 가능성이 높고 그 대신 전임 러시아 대사인 김형준이 그 자리에 임명된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형준은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 대폭 승진했으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이 되었다. 그러나 리수용과 같은 동급으로 교체된 것은 아니다. 리수용은 전체 서열에서 7-8위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김형준은 19위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그가 계속 당내에서 서열을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이 모든 것은 북한 전문 뉴스 영어 포털인 NK 뉴스 보도와도 일치한다. NK뉴스는 북한 외무상 교체에 대해서도 보도했다. 외교 소식통을 인용한 이 포털의 보도에 따르면 리용호 외무상이 퇴임하고 현재까지 대남정책을 담당하던 리선권(사진)이 북한 신임 외무상으로 임명되었다. 아직 공식적으로 외무상 교체에 대한 북한의 발표는 없었지만 공식적으로 북한 외무상이 참석해야 하는, 1월 23일로 예정된 평양 주재 해외 공관장들 회의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리용호는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 김정은 위원장과 같이 찍은 전체 사진에서도 보이지 않아 그가 교체되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분석과 보도가 맞는다면, 이는 북한의 대외정책 분야에 중요한 개편이 이루어진 것이다. 적어도 두 명의 가장 중요한 인물인 노동당 중앙위원회 대외정책 담당 부위원장과 외무상이 교체된 것이다.
이런 인사이동과 개편이 유엔 및 중국 주재 북한 대사와 기타 수명의 북한 대사들이 같이 평양으로 입국한 것을 파악한 한국 언론의 정보와 일치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일본 NHK 방송은 북한으로 귀국한 앙골라 주재 북한 대사의 말을 인용해서 이 대사들이 “대외정책 문제를 논의하는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모든 보도들은 북한의 대외정책과 외교노선에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에 더욱 더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글로벌웹진 NEWSROH www.newsro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