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광산 추도식 “또 뒤통수친 일본”

추도사에 '강제성' 언급 없어

조선인 강제노역이 있었던 사도광산 '도유갱' 내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强制勞役) 현장인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 인근 아이카와 개발종합센터에서 '사도광산 추도식'이 24일 개최됐지만 일본측이 ‘강제성’ 언급을 하지 않아 한국 여론이 분노하고 있다.

당초 한국 정부와 유가족은 추도식에 참여하기로 했으나, 이날 추도사를 낭독한 이쿠이나 아키코 정무관(차관급)이 과거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는 이력(履歷)이 불거지는 등 논란이 지속되자 전날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된 행사에서 이쿠이나 정무관은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 하라고 해도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땅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생각하면서 갱내의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에서 곤란한 노동에 종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종전까지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유감스럽지만 이 땅에서 돌아가신 분들도 있다"고 덧붙이는 등 강제 노역에 관한 이야기는 단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구이나 정무관이 추도사에서 '가혹한 환경에서 곤란한 노동에 종사'한 건 인정했지만 역시나 '강제성'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사도광산 인근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의 조선인 관련 전시 판넬

최근 사도광산을 직접 답사한 서 교수는 "사도광산 인근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역시 조선인의 가혹한 노동은 기술되어 있지만 '강제성' 표현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반도인(조선인)은 원래 둔하고 기능적 재능이 극히 낮다', '반도인 특유의 불결한 악습은 바뀌지 않아' 등 오히려 조선인을 비하(卑下)하는 내용을 전시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군함도 등재 당시 일본은 희생자를 기리는 정보센터 설치를 약속했지만, 센터를 현장이 아닌 1000km 떨어진 도쿄에 설치하고 '강제성'을 부인하는 자료를 전시하는 것에 이어 또 뒤통수를 맞은 꼴"이라고 분노했다.

한편, 서경덕 교수는 이번 답사 자료를 엮어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를 올바르게 알리지 않고 있는 일본의 행태를 유네스코 측에 고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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