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한미군과 싸드 배치
박근혜 정권이 고고도미사일방어망(싸드)을 배치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이 나라를 어떻게 몰고 가려는지 참 암담(暗澹)하네요. 반대 투쟁의 논리는 핵심에서 비켜나 있습니다. 레이더 전자파가 얼마나 해로운지 따지는 것은 국지적이고 사소한 일이지만,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이를 문제의 본질처럼 다루고 있거든요.
문제는 미국의 대외정책과 주한미군입니다. 냉전 종식(終熄) 이후 미국 대외정책의 핵심 목표는 급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고 봉쇄하면서 패권을 유지하는 것인데, 그 선봉 역할을 하는 부대가 주한미군이니까요. 중국을 견제하고 봉쇄하기 위해서는 주한미군이 필요하고, 주한미군의 유지 강화를 위해서는 북한의 도발과 위협이 필요하겠지요.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하도록 부추기고, 이를 빌미로 남한에 싸드를 배치하는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군사력을 강화해 중국을 견제하고 봉쇄하려 한다는 뜻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과 분쟁에 주한미군이 끼어들게 되면서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한중관계까지 멀어질 수밖에 없는 거죠.
만에 하나 싸드를 배치함으로써 북한의 ‘기존’ 핵미사일을 무력화할 수 있을지라도, 이는 북한의 비핵화보다는 ‘새로운’ 핵미사일 개발을 이끄는 악순환으로 이어지지 않을까요? 그리고 중국과의 무역에서 얻는 남한의 이익이 미국 및 일본과의 무역에서 얻는 이익보다 몇 배나 크고, 남한을 찾는 관광객의 거의 절반이 중국인들이라는데, 우리가 중국의 경제보복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해결방안은 쉽고 간단합니다. 북한을 적으로 삼으며 군사력증강과 무력도발을 부추기는 대신 북한과 화해협력을 추구하며 핵무기와 미사일을 쏠 필요가 없도록 이끄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분단 지속을 통해 정권을 유지하고 강화하려는 정치인들을 뽑지 말아야 하고, 미국의 호전적인 패권유지 정책은 추종(追從)하지 않을 자주성을 지녀야겠지요. 요즘 여기저기서 이러한 내용의 강연을 많이 하는데 마침 오늘 아침 한 월간지로부터 싸드 배치에 관해 글 한 편 써달라는 부탁을 받았기에 좀 더 차분하고 자세하게 잘 정리해보렵니다.
2. 광주와 미국을 통해 보는 한반도 평화
지난 5월 말 <행동하는 양심 광주.전남협의회> 주최로 ‘평화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요한 갈퉁 (Johan Galtung) 교수와 광주 인사들이 광주항쟁과 한반도 평화에 관해 대담을 나누었습니다. 제가 통역하며 진행을 맡았었는데 그 내용이 월간 ≪아시아문화≫ 7월호에 실리고, 인터넷신문 ≪통일뉴스≫에도 게재되어 아래에 링크합니다.
‘평화학의 아버지’ 요한 갈퉁 교수와의 대화: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7466
3. 기사 및 책 소개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가 7월 1일 “사드를 포기하자”는 칼럼을 쓴 게 많은 독자들의 관심과 인기를 끈 것 같더군요. ‘조중동’의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는 보수신문의 80대 원로기자가 싸드 배치를 반대하는 글을 썼으니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에도 널리 퍼진 듯합니다. 이에 그의 기사 한 편 더 소개합니다. ≪중앙일보≫ 6월 17일자애 실린 “[직격 인터뷰] 김영희 묻고 요한 갈퉁 답하다 ‘북한 붕괴보다 붕괴론이 먼저 무너질 것’”이라는 제목의 글이지요. 그 기사를 시작하면서 다음과 같이 갈퉁 교수와 제가 같이 쓴 영어책을 소개했기에 이를 자랑 삼아 링크합니다.
“그는 지금까지 150개 이상의 크고 작은 전쟁을 중재하고 97권의 단독 저서를 냈으며, 1600건의 평화 관련 논문을 썼다. 이재봉 원광대 교수와 공저(共著)로 『한국: 통일에의 험난한 길 (Korea : The Twisting Roads to Unification)』을 내기도 했다.”
http://news.joins.com/article/20182411
그리고 공교롭게 지난 6-7월 평화학과 비폭력에 관한 책을 저자나 출판사로부터 많이 받아 읽었는데, 그 가운데 5권만 소개합니다. 제가 1990년대 후반 원광대에 <평화연구>라는 과목을 개설할 때는 우리 사회에 좀 생소한 학문이었지만 이젠 대중을 상대로 한 책까지 많이 출판되고 있으니 흐뭇합니다. 특히 평화학 또는 평화연구는 ‘학제간 학문’이지만 정치학자들이 평화학을 주도하는 우리 사회에서 신학자인 이찬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가 ‘평화인문학’을 강조하고, 법학자인 박홍규 영남대 교수가 톨스토이, 간디, 함석헌 등 ‘비폭력 저항’의 대표적 사상가와 실천가들을 소개하는 게 인상적입니다.
1) 서보혁.정욱식, ≪평화학과 평화운동≫, 모시는사람들, 2016/4.
2) 이찬수, ≪평화와 평화들≫, 모시는사람들, 2016/5.
3) 박홍규, ≪함석헌과 간디≫, 들녘, 2015/5.
4) 톨스토이 저, 박홍규 역, ≪신의 나라는 네 안에 있다≫, 들녘, 2016/5.
5) 로젠버그 저, 캐서리 한 역, ≪비폭력 대화≫, 한국NVC센터, 2016/4.
4. 8월 강연
지난 편지에 7월 강연 일정을 밝혔더니 몇 분이 관심을 갖고 고양과 서울 강연장을 찾아오셨더군요. 지금까지 확정된 8월 강연은 다음과 같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제1회 대학생 통일경제캠프, 8월 1-4일, 한신대학교.
요즘 대학생들이 취업에 목숨 걸며 통일 문제에 관심 갖기 어려운데 참가비를 8만원씩이나 내며 통일문제를 공부하겠다는 학생들이 전국 여러 대학에서 100여명 모였답니다. 저는 3일 (수) 오후 2시부터 “전쟁과 미국”이라는 주제로 강의합니다. 제가 이 대학생들 캠프의 ‘고문’이라는 감투까지 쓰게 되었는데, 관심 있는 분들은 정서영 대표 (010-3919-9216)에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2) 2016 만해축전 세계작가초청 평화문학심포지엄, 8월 12-13일, 만해마을.
계간 <창작21>과 <창작21작가회> 주관으로 강원도 인제 만해마을 설악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문학심포지엄에서 저는 13일 (토) 오후 2시부터 “김남주의 반외세 통일문학: 자주와 통일을 향한 ‘전사’ 시인의 ‘함성’”이라는 논문을 발표합니다.
3) 8월 15일엔 광복절을 맞아 경북 영주에서 요즘의 국내외정세에 관해 얘기합니다. 모처럼 경상도 지역에서 강연하게 되었는데 싸드 배치 장소로 결정된 상주에서 멀지 않은 곳이지요. 시간과 장소가 확정되면 다시 알려드릴 테니 이 기회에 대구. 경북 지역의 많은 분들을 뵙게 되길 기대합니다.
감사하며 재봉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