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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봉의 평화세상
1996년부터 원광대에서 주로 미국정치와 평화연구 북한사회와 통일문제 등을 강의해왔고 1999년부터 <남이랑 북이랑 더불어 살기위한 통일운동>을 전개해왔다. 2014년 현재 원광대 사회대학장 및 한중정치외교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쓰거나 번역한 책으로는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요한 갈퉁 지음) <두눈으로 보는 북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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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독재의 종말

12일 광화문에서 김밥쏩니다
글쓴이 : 이재봉 날짜 : 2016-11-06 (일) 22:21:31


이승환 페북.jpg

 

요즘 밝혀지고 있는 박근혜+최순실의 국정 농단에 거의 온 국민이 참담해하고 분노한다. 난 여왕독재의 종말에 벅차고 안심하게 된다. 특히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첫째, 박근혜의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어렵게 됐다. 그녀는 아버지 박정희의 친일과 쿠데타 그리고 독재를 정당화하고 미화하기 위해 역사를 왜곡하는 범죄를 저질러왔다. 아직 곡학아세(曲學阿世) 하는 부역자들이 남아있기에 방심은 금물이다.

 

둘째, 박근혜의 폭정과 실정이 끝나게 됐다. 그녀는 이석기를 잡아가고 통진당을 해산했다. 전교조를 법외노조라고 내쳤다. 민주노총을 폭력 데모한다고 가두었다. 경찰에 숨진 백남기를 끝까지 괴롭히며 모독했다. 그녀가 이끌어온 새누리당의 재집권이 어렵게 된 건 더 큰 다행이다. 물론 눈꼴사납게 온갖 억지와 횡포를 부려온 ‘친박’들이 여전히 그녀 곁에서 어떤 모의를 꾸미고 있을지 모르지만.

 

셋째, 박근혜의 고고도미사일방어망 (THAAD) 배치 밀어붙이기가 물 건너가게 됐다. 싸드는 미국이 1980년대에 소련의 미사일을 우주에서 요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다 2000년대부터는 주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구실로 급속하게 떠오르며 패권을 넘보려는 중국을 견제하고 봉쇄하기 위한 것이란 말이다. 미국이 무너지는 정부를 통해 무슨 짓을 할지 경계해야 한다.

 

넷째, 박근혜가 전쟁을 부추기지 못하게 됐다. 그녀는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로부터 우병우와 최순실 문제까지 겹겹이 쌓여온 횡포와 무능 그리고 부패와 비리에서 탈출하기 위해 북한을 자극하며 전쟁으로 이끄는 듯했다. 독재자들이 국내정치로 위기를 맞을 경우 전쟁을 비롯한 대외정책을 통해 탈출구를 찾는 것은 흔한 일이다. 남쪽의 여왕독재와 북쪽의 수령독재가 맞부딪치는 게 너무 위험했는데 천만다행이다. 내가 흐뭇하고 뿌듯하며 안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다.

 

그러나 모든 게 아직 완전히 끝나진 않았다. 이 글을 쓰는 11월 3일까지 박근혜는 사과 같은 변명만 내놓은 채 물러나지 않고 있고, 이토록 추한 권력에라도 빌붙으려는 모리배(謀利輩)들은 넘친다. ‘거국 내각’이든 ‘책임 총리’든 그녀가 주도하는 것은 하야와 탄핵의 외침을 잠재워보려는 꼼수일 뿐이다. 내치는 포기하고 외교와 안보만 맡겠다는 희망사항은 더욱 위험한 일이다. 혼이 비정상인 그녀의 무능과 비리는 이미 세계의 조롱거리가 되지 않았는가.

 

박근혜가 물러나는 길밖엔 없다. 좋게 말해 ‘하야’다. 스스로 떠나지 않으면 쫓아내야 한다. 다시 말해 ‘탄핵’이다. 그 대신 퇴로를 열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오기와 독기는 어떠한 끔찍한 일도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를 감옥에 보내지 않는 것은 국민 정서에 어긋나겠지만 더 이상 사고 치기 전에 조용히 떠나도록 배려해주는 관용(寬容)도 필요할 것 같다.

 

우리는 4년간의 여왕독재를 통해 대통령제의 폐해(弊害)를 실감했다. 제도보다 사람이 문제지만 커다란 교훈을 얻었다. 헌법을 고쳐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불순한 의도로 헌법 개정을 주장했던 박근혜가 떠난 뒤에 말이다. 원래 대통령제는 1770-80년대 미국이 독립 전후 영국 왕의 독재를 지켜보며 고안한 것이다. 강력한 통치력은 갖되 폭군으로 치닫지 못하게 의회의 견제를 받도록 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오용되고 악용됐다. 이승만은 임기를 늘리다 쫓겨났고, 박정희는 영구집권을 꾀하다 총맞아 죽었으며, 박근혜는 여왕독재를 펼치다 주어진 임기조차 채우지 못하게 됐다. 이제 새로운 대통령도 잘 뽑아야 하고 새로운 헌법도 잘 마련할 수 있도록 세심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원대신문≫ 2016.11.7

 

2. 김밥 쏩니다

 

위 글을 11월 3일 밤 썼습니다. 신문사 원고마감일은 4일 오전이었지만 그날 서울 강연이 계획돼 있어서 서둘러 끝낸 거죠. 4일 오전으로 예정된 박근혜의 ‘사과 담화’ 때문에 원고를 고쳐야 되면 어떻게 하나 좀 걱정했는데, 서울행 버스 안에서 그녀의 ‘사과’를 들으니 원고를 수정해야 할 필요가 없더군요. 사과해야 할 때 변명하고, 물러나야 할 때 사과 비슷하게 했으니 말입니다.

 

4일 “한미관계”에 관한 제 강연회를 마련하신 분이 5일 서울집회를 주도하는 모임의 일원이었습니다. 5일 집회에 10만명, 12일 집회에 20만명 참가를 기대/예상하기에 과욕을 부린다고 생각했는데, 5일 20만명이 모였다는 희소식에 흥분되어 잠을 설치며 다음과 같이 구상했습니다. 12일 집회에 적어도 50만명 이상 모이는 데 힘을 보태고 싶어서요.

 

제가 12일 서울에서 젊은이들에게 김밥 쏘겠습니다. 요즘 여기저기 글쓰고 강연하면서 돈 좀 벌었거든요. 12일 오후 4시부터 6시경 시가행진이 시작될 때까지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에서 제가 대표로 있는 <통일경제포럼> 학생들이 김밥을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통일경제포럼> 깃발을 찾지 못하시면 정태호 사무처장 (고려대학생: 010-4937-1886)이나 정서영 청년학생위원장 (숙명여대생: 010-3919-9216)에게 전화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12일 오후 광화문 동아일보 앞에서 기다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재봉 드림.

 

* 사진 출처 가수 이승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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