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은 점령군으로 진주했다(中)
한반도 남녘에 새로운 점령군으로 들어온 미군의 최고 사령관인 맥아더는 포고령(布告令) 제 1호를 발표하여(1945년 9월 9일) 동 포고문 제2조에 일제 총독부 관리를 그대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드러내, 35년에 걸친 일제의 압박이 일본왕의 항복 선언으로 해방 되었다고 기쁨으로 들떠 있던 조선 인민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조국을 해방시킨 미국과 미군에 감사하고 환영하지만, 조선 인민 압제의 상징인 일제 총독부 제도를 그대로 두고 총독을 위시한 일제 관료들을 잠정적으로라고 하지만 유지하겠다는 것을 사실상 일제 통치의 연장선으로 파악한 조선의 민중은 격렬한 반대 의사를 나타내었다.
이러한 사정을 파악한 미국 애치슨 국무장관 대행은 여론 악화를 방지하고 일인 관리 연임은 그들의 행정 관리 기술을 활용하여 조선 인민들과 점령군의 이익을 위해 시종/머슴 (Servants) 으로 부릴 뿐이며, 완전 독립까지 시일이 걸리므로 인내심을 보이길 바란다는 선언문을 작성해서 트루먼 대통령에게 진언했으며 (1945년 9월14일), 트루먼 대통령은 애치슨의 원안대로 정정 없이 그대로 발표하였다. (1945년 9월 18 일) * (주1) 전문 게재
이것은 한미 양국 역사상 최초로 미국 현직 대통령이 조선인에게 공표한 성명서로써 매우 값진 역사적 기록물이므로 우리 대한민국 관계 기관에서도 잘 보존되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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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대한민국에 친일파와 그들의 잔재 세력이 아직까지 기세를 부리고 있는데 대한 근원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트루먼 대통령의 사실상의 사과 성명서를 발굴했기 때문에 친일파 잔존 책임을 그에게 물을 수 없다고 생각해서 이 성명서 존재도 언급하지 않았으나 더 살펴 보니 미 군정에 큰 책임이 있음을 발견했다. 그러나, 그문제는 뒤에 다루기로하고, 여기서는 트루먼 성명이 나오게된 연유를 확인했으므로 그 배경부터 먼저 해설해 드린다.
해방 당시 미국/미군 측에서 조선의 현황을 잘 모르고 있었다는 통설이 지배적이었는데, 맥아더의 점령군 같은 투박한 포고문이 서울을 접수한 9월 9일에 공포되었는데, 미국에 있던 애치슨 장관 대행이 바로 닷새 뒤인 9월14일에 조선 인민들의 들끊는 분노를 어떻게 그토록 빨리 파악하고 진화 작업에 착수하게 되었는지 자못 궁금했다. 즉 애치슨에게 누가 조선의 현황을 파악해서 수습책을 조언했는지가 필자의 초미의 관심사이었고 깊이 감사해야할 분이 누구였을까 하는 의문이 머리 속에 맴돌았다.
필자의 끈질긴 탐색을 통하여 예상조차 못한 곳에서 미군이 제물포(인천) 에 상륙하기도 전에 마닐라 주재 미국 총영사인 스테인토프가 국무장관에게 전문을 보내서 (1945년 8월 26일 * 주 2) 자신의 휘하인 알렉시스 죤슨 (Alexis Johnson) 영사가 (앞으로 조선에서 실시할) 미군정이 맥아더 사령부가 일본 본토내에서 일본 통치 기구를 활용하는 것처럼 조선에서도 그대로 활용하려는 계획이라는 점을 감지하고 이 정책은 (조선인들에게 ) 바람직하지 않은 양상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보고했다. 그리고, 이 문제점 제기는 죤슨 영사 개인의 의견임을 부기했다.* 주2
해방 정국에서 조선인들에게 가장 우호적인 입장을 표명한 미국 정부내에서 단 한명의 관리인 죤슨은 정부의 공식 입장과 다른 견해 표명으로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어떻게 감히 이러한 견해를 내놓을 수 있었을까가 다음번 의문이었다.
당시 죤슨은 마닐라 영사의 직책을 가지고 일본 주재 미국 정치 고문관실에 파견 근무 중이었다. 그는 조선 인민들이 해방후에 미군이 진주하고도 일제 총독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서 마닐라에 있는 직속 상관 (스테인토프 총영사)을 통해 국무장관에게 그의 의견을 제시했다.
이 보고를 받는데다가, 조선내에서 여론이 악화되자, 애치슨 장관 대리 (번스 장관은 영국에 회담차 출장중)는 트루먼 대통령에게 여론 무마조로 사과 성명을 내도록 조언한 것이다.
* 주4 트루먼 성명서 전문
오래토록 조선의 수도였던 서울에 주둔한 일본군이 (미국군에) 항복한 것은 자유를 사랑하는 영웅적인 조선 인민에게 해방의 낭보를 전해드린 것입니다. 일본 군벌에 의한 장기간에 걸친 잔인한 식민 지배하에서도 조선인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의 자랑스런 문화 유산을 간직해오며, 여러분들의 민족적 자유를 찾는데 부단히 헌신해 왔습니다.
이제 일제의 압제는 끝났읍니다. 일제 군벌들은 제거되고 있읍니다. 지금 임시적으로 잔류하는 일본인 관료들은 그들의 기술적인 자격때문에 조선인 여러분들과 점령군 (미군)의 머슴으로 활용되고 있을 따름입니다.
이 해방의 순간에 우리(미국인) 들은 우리들 앞에 놓인 어려운 일들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읍니다. 조선이 자유롭고 독립되어야 한다는데 모두 동의하는 미국, 중국, 영국 그리고 쏘련의 협조로 위대한 국가 (조선) 를 건립하는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조선인민 여러분들이 자유롭고 독립된 국가의 책임과 역할을 스스로 떠맡고, 조선인 여러분들의 경제적, 정치적 생활에 드리워졌던 일제의 잔재를 제거하는데는 필연적으로 시간과 인내심이 따른다는 점을 명심하십시요. 목표는 눈 앞에 보입니다만, 이 목표를 신속히 달성하려면 조선인민 여러분들과 연합국들의 공동의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오랜 조선의 깃발인 태극기가 “조용한 아침의 나라 “(조선) 에서 다시 나부끼므로 미국민들도 조선의 해방을 함께 기뻐해 마지 않습니다.
미국 대통령 트루먼
1945년 9월 18일
에치슨 건의문을 백악관이 원안대로 수정 없이 발표함
주 1: frus.frus1945v06.i0014.pdf P 1048 < 원문,한글 전문 별첨>
주 2: frus.frus1945v06.i0014.pdf P 1041 (스타인토프 서한 )
주 3 : 죤슨은 외교관으로 출세 가도를 달려 군축 전문가 그리고 국무 차관까지 지냈다.<사진 별첨>
주 4: frus.frus1945v06.i0014.pdfP 1046~1047 (애치슨 건의문 = 대통령 성명)
트루먼 대통령
Alexis Johnson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김태환의 한국현대사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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