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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은 누구를 위해 주둔하는가

글쓴이 : 김중산 날짜 : 2021-08-25 (수) 11:01:44


이슬람 무장 반군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무혈 입성한 가운데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마크 티센(Marc Thiessen)이 아프간 사태와 관련해 만약 한국(South Korea)이 이처럼 지속적인 공격을 받는 상황이었다면 미국의 지원 없이는 순식간에 무너졌을 것이다. 미군 없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동맹국은 사실상 없다고 주장했다.

 

티센은 “6.25 전쟁 이후 모든 미군이 남한에서 철수했다면, (조선)반도는 북한(북조선)의 지배하에 빠르게 통일됐을 것이다. 미군이 아직 거기에 있는 이유는 북한을 억제하고 그 결과를 방지하기 위해 여전히 필요하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다면 왜 우리가 거기에 있나라고 반문했다. 한국을 아프간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우리로선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하지만 창군(創軍) 이후 70여 년이 지나도록 스스로를 지킬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만큼은 뼈아프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티센의 주장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북한(북조선)은 남침할 능력이 없다. 남침할 능력은커녕, 자신들의 생존과 체제 유지가 더 절박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악랄한 대북 적대시 정책으로 인해 북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북이 남침 능력이 없다는 송 대표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내 개인적 판단으로는 북이 남침할 능력이 없어서 남침을 못하는것이 아니라 그럴 의도가 없기 때문에 분명 안 하는것으로 짐작된다. 승패를 떠나 제26.25와 같은 동족상잔의 참화(慘禍) 만큼은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누가 뭐래도 북은 엄연한 핵 보유국이다. 북은 남한을 넘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갖췄다. 미국의 제재와 압박에 맞서 어쩔 수 없이 자위적 수단으로 핵을 개발한 것이다. 미국이 하도 못살게 구니까 생존을 위해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핵이 없었을 때도 초강대국인 미국이 어쩌지 못했던 북이다. 하물며 지금은 가공할 핵을 갖고 있는 북을 어쩔 것인가. 제재를 풀고 북이 나름 그들 방식대로 살아가도록 내버려두면 될 일이다.

 

미국은 이른바 한반도 비핵화운운하며 북이 천신만고 끝에 만든 핵을 버릴 것을 강요하고 있다. 외관상 그렇다. 하지만 속셈은 다르다. 그러면 왜 미국은 북이 결코 수용하지 않을 줄 뻔히 알면서 줄곧 한반도 비핵화 타령을 할까. 북이 핵을 포기하지 않고 버틸수록 미국은 속으로 쾌재를 부를 것이다. 그럴수록 북을 악마화하여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주둔 명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16국익에 부합하지 않는 미군 주둔을 계속하는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베트남에 이어 아프간에서 무기력하게 패퇴하는 미군의 모습을 지켜본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이 불안해하자 제이크 설리반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동맹 및 파트너들에 대한 미국의 안보 약속은 신성불가침(sacrosanct)이며 지금까지 늘 그래왔다며 새삼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표리부동한 미국을 믿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 미국이 지금까지 늘 그래왔던 것은 국익에 따라 국가간의 약속을 제멋대로 어기고 동맹을 헌신짝처럼 버려왔듯 앞으로도 어김없이 그럴 것이다. 미국의 국익 앞에 신성불가침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1882522일 조선과 조미우호통상조약을 체결한 미국은 일본과 새로운 조약을 맺기 위해 조선과의 국교를 일방적으로 단절하고 공사관을 폐쇄하고 철수했다. 그리고는 1905729일 미국은 일본의 조선 식민지배를 승인하고 일본은 미국의 필리핀 식민지배를 교차승인하는 이른바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맺는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만약 이 조약이 아니었다면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지 않았을 것이고 해방 후 분단과 민족상잔의 재앙을 겪는 일도 없었을 지 모른다고 유추하다 보면 결국 미국에 대한 짙은 불신과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남한도 미군의 지원 없이는 아프간 꼴 날 것이란 미국의 한 칼럼니스트가 트위터에 올린 글 몇 줄에 남한 극우 보수 세력이 사시나무 떨듯 하고 있다. 이들은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남북이 서로 피 흘리지 않고 평화롭게 공존공영할 수 있는 길을 버리고 왜 하필이면 외세의 힘을 빌어 싸울 궁리만 하는가. “남한은 북보다 군사적 우위에 있어 아프간과는 다르다고 송 대표는 주장하지만 핵 앞에 까짓 재래식 군사적 우위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더구나 미군 없이 한국군 만으론 북을 이길 수 없다고 군 수뇌부는 이미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궤멸된 현리 전투의 쓰라린 추억때문일까.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싸워 이길 의지가 없는 군대에 첨단무기를 대량으로 사들인들 승패는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주한미군은 과연 누구를 위해 주둔하고 있는가. 한반도를 임의로 분단해놓고도 통일을 이룰 수 있도록 힘쓰거나 도와주는 대신 미국은 어떻게든 분단을 항구화할 궁리만 하고 있다. 분할 통치가 미국의 국익에 절대적으로 부합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남북이 가까워지는 것을 극구 경계하고 교류협력도 한사코 못하게 방해하는 것이다. 이에 더해 통일을 바라지 않는 남한 내 반민족적 친미 분단 기득권 세력의 부화뇌동으로 인해 통일은 점점 더 신기루가 되어가고 있다.

 

해외 주둔 미군의 세계 최대 기지로 호화판 18홀 골프 코스까지 갖춘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보면 미군은 앞으로 천 년 만 년 남한에 주둔할 계획인 것처럼 보인다. 실제론 미국의 안보 이익을 위해 주둔하고 있으면서도 주둔 명분은 언제나 한결같다. 골프를 즐기며 턱밑에서 중국을 감시하는 것이 주목적이면서도 남한을 북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지켜주기 위해 주둔하고 있다고 둘러댄다. 주둔비를 내는 대신 지켜주는 대가로 방위비 분담금까지 듬뿍 받아 챙긴다. 펑펑 쓰고도 남아도는 데도 해마다 더 올려주기까지 한다. 자주국방력을 길러 스스로 지킬 생각은 않고 전작권까지 넘겨주고 그것도 모자라 돈을 줘가며 안보를 외세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한심한 나라가 언필칭 세계 6위의 막강(?)한 군사대국인 대한민국이다. 전작권 환수를 반대하는 똥별들을 향해 부끄러운 줄 알라며 포효(咆哮)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형한 눈빛이 떠오른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김중산의 LA 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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