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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아무나 하나

답답한건 반기문이 아니라 국민이다
글쓴이 : 김중산 날짜 : 2017-02-01 (수) 12:24:21


 

이승만처럼 높은 인지도에 비해 국내에 정치적 기반이 없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결국 기존 정당에 들어갈 뜻을 밝혔다. 귀국 직전 미국에서 정당이 뭐가 중요하냐던 그가 불과 며칠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그가 선택할 정당으로는 바른정당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그런데 입장을 바꾼 이유가 황당하다. “돈이 없어서란다. 그러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반 전 총장을 향해 정당이 무슨 현금자판기인 줄 아느냐고 일갈했다. 그는 아직도 합류할 정당을 쇼핑중이다.

 

알다시피 대의 민주제의 핵심은 정당이다. 민주주의는 정당정치다. 따라서 정당 없는 민주주의란 존재할 수 없다. 그런 정당이 뭐가 중요하냐고 말할 정도로 정당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 그저 대통령이 되고 싶은 노욕(老慾)에 사로잡혀 마치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듯 정당을 고르는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은 착잡하다. 설마 그럴리야 없겠지만 민주주의와 정당정치에 대한 소양과 인식이 전혀 없는, 어쩌면 박근혜를 쏙 빼닮은 듯한 반 전 총장 같은 한심한 사람이 다시 대통령이 되는 경우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귀국 후 나라를 어떤 사람들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한국인 최초의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화려한 이미지만을 앞세워 무턱대고 정치판에 뛰어들어 연일 시행착오를 거듭하다 보니 불과 보름만에 지지도가 반토막 나고 말았다. 다급해진 반 전 총장이 기성 정당 입당을 미루고 선거공학적인 이합집산을 통해 권력을 잡을 고육지책으로 꺼내든 것이 바로 대선 전 개헌을 고리로 한 이른바 3지대 빅텐트론이다. 그러나 지지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한 빅텐트가 구축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반 전 총장의 기대와는 달리 이래저래 입지만 점점 더 좁아지는 곤혹스런 형국이다.

 

오늘 나라꼴이 이 지경이 된 것은 헌법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법치주의가 실현되지 않아서다. 법치(法治)가 아닌 인치(人治) 때문이다. 그럼에도 조기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 개헌을 하지 않으면 국가의 미래가 없는 것처럼 혹세무민하는 불순한 세력이 있다. 그리고 그 불순한 세력의 중심에 반 전 총장이 자리하고 있다. 귀국 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대선 전 개헌은 어렵다던 그가 어느새 말을 뒤집고 정략적인 개헌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개헌은 물론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때가 아니다. 정권교체가 먼저다.

 

지난 24일 반 전 총장이 출연한 관훈클럽 토론회를 지켜본 많은 국민들은 그가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한다. 자신에게 불리한 질문엔 기름장어란 별명답게 모호한 화법으로 비켜가면서 알맹이 없는 답변으로 일관해 국민들을 실망시킨 때문이다. 예컨대 청년 취업 문제만 해도 그렇다. 그는 젊어 고생은 사서 한다든지 할 일이 없으면 자원봉사를 하라거나 인턴 확대를 통한 취업난 극복헬민국의 청년들이 당면한 절박한 현실과는 거리가 먼 해법(?)을 제시해 젊은이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현실과 너무나 동 떨어진 반 전 총장의 말을 듣노라면 마치 이승만의 환생을 보는 듯하다. 오랜 해외 망명 생활로 국내 사정에 어두운 이승만이 해방 직후 환국해, 먹을 쌀이 없어 배고파 죽겠다고 아우성 치는 국민들을 향해 쌀이 없으면 빵과 우유를 먹으면 되지 않느냐고 말해 국민들을 아연실색케 한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반 전 총장은 실망스러운 것은 (국민들이 제 비전이) 실감이 안 온다며 구체적인 것을 내놓으라고 해서 참 답답하다고 하소연한다. 정작 실망하고 답답함을 느끼는 것은 국민들이다. 언제 반 전 총장이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과 비전을 단 한번이라도 국민 앞에 실감이 나게제시한 적이 있었던가. 국민들은 정책과 비전은 뒷전인 채 보수와 진보의 눈치를 보며 오락가락하는 등 피아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모호한 정체성에 크게 실망한 나머지 등을 돌리는 것이다. 그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이유다. 이는 어쩌면 정치인 반기문의 한계가 드러난 것일 수도 있다.

 

정치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난세의 현존하는 한국 정치인 중 제갈량에 버금가는 최고의 책사(策士)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가 최근 한 말이다.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해 노심초사하고 있을 반 전 총장이 귀담아 들어야 할 말이 아닌가 싶다. 산전수전 다 겪은 재선의 박원순 서울시장조차 정치를 잘 몰랐던 것 같다며 대선 출마를 포기할 만큼 한국 정치판은 유난히 거칠고 험난하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산다. 자신의 표현처럼 타고난 외교관인 반 전 총장이 아무런 준비 없이 무모하게 대선에 뛰어든 것은 그의 일생 일대 최대의 실수다. 그렇다. 정치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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