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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지도자 장준하선생의 3남 장호준 목사는 1999년 다문화목회를 위해 UCC(그리스도연합교회)의 코네티컷 컨퍼런스의 초청으로 미국에 왔다. 유콘(코네티컷대학) 스토어스 교회는 UCC의 회중교회 정치제도에 따라 평신도 목회를 하고 다양성 수용과 정의평화 운동을 기초로 한다. 헌금을 강제하지 않고 예배때 성경도 굳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 2007년부터 주중엔 초중학교 스쿨버스를 운전하고 주말엔 목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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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조조와 황교안

글쓴이 : 장호준 날짜 : 2019-06-23 (일) 08:47:56

 

초등학교 꼬맹이들을 모두 집에 내려주고 child check을 하는데 네 번째 좌석에 누군가 낙서를 해 놓았습니다. 그림도 아니고 글도 아닌 그저 동그라미와 그 안에 줄을 죽죽 그어 놓은 것인데 언뜻 봐도 크레용으로 그려 놓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운전석으로 돌아와 거울로 네 번째 좌석을 비춰 보면서 누가 앉아 있었는지 기억을 되살려 보니 유치원에 다니는 조조가 앉았던 자리입니다.

 

그래피티(Graffiti)를 예술의 한 장르라고 보기도 하겠지만 이곳 학교에서는 공공장소에 낙서하는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엄격하게 가르칩니다. 특히 내 경우는 학년이 시작 할 때 아이들에게 낙서에 대해 아주 분명하게 일러두며 스쿨 버스 안에서 연필이나 크레용 같은 것들을 손에 쥐고 있지 못하게 합니다. 무언가 손에 들고 있으면 어딘가에 그리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되기도 하기 때문이지만 그 보다는 필기도구의 뾰족한 끝에 의해 아이들이 찔리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날 아침 꼬맹이들이 모두 스쿨 버스에 탄 후에 물어 봤습니다.

 

어제 너희들 다 내려주고 낙서가 되어 있는 것을 보았는데... 누가 그랬는지 말 해 줄래?”

 

아이들이 내 말을 듣고는 서로 얼굴을 힐끔 쳐다보더니 서로 앞 다투어 말합니다.

 

난 아니야. 내가 안 그랬어!”

 

그래? 아무도 낙서를 하지 않았단 말이지?”

 

아이들이 모두 아니라고 합니다.

 

매디, 네가 그랬니?”

 

아니

 

들라니, 네가 그랬니?”

 

아니야 내가 그러지 않았어

 

아이들 이름을 한 명씩 부르면서 다시 물어 봤습니다. 조조 차례가 되었습니다.

 

조조, 네가 그랬니?”

 

조조가 더듬거리며 말합니다.

 

동그라미는 줄리아가 그렸는데...”

 

조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줄리아가 화들짝 놀란 목소리로 외칩니다.

 

아니야 난 안 그랬어!!!”

 

다시 조조에게 물었습니다.

 

조조, 줄리아가 아니라고 하는데?”

 

조조는 줄리아가 자기가 그리지 않았다고 우기는 소리를 듣더니 마음이 바뀌었는가 봅니다.

 

나도 안 그랬어!”

 

아이들을 학교에 다 내려주고 교사인 핸드릭스에게 이 일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 내가 교장에게 리포트 해 줄까?”

 

아니야. 오후에 내가 다시 한 번 말 해 볼게. 조조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줘 보고 싶어

 

오후에 학교 끝난 아이들을 다 태우고 나서 말했습니다.

 

아침에 내가 말 했던 것 생각나지? 어제 누군가 의자에 낙서 한 것 말이야. 그런데 너희들 중 아무도 낙서를 하지 않았다고 하니... 참 이상한 일이잖아. 누군가 낙서를 했을 텐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혹시 너희들 중 좋은 생각이 있으면 내게 알려 줄래?”

 

그러자 4학년 제프리가 손을 번쩍 들고 스쿨 버스안에 있는 카메라를 가리키며 말합니다.

 

비디오를 봐, 비디오. 그러면 누가 그랬는지 알 수 있잖아

 

, 그러면 되겠구나. 카메라가 다 찍었으니 말이야! 그런데... 나는 비디오를 보기 전에 너희들 중에 누군가 솔직히 내게 말 해 주면 좋겠는데...”

 

내 말을 듣고 있던 조조가 슬그머니 손을 들고 나를 바라보더니 훌쩍이며 말합니다.

 

내가 그랬어.... 동그라미는 줄리아가 그렸고 나는 네모를....”

 

조조를 집에 내려주며 말했습니다.

 

조조, 내게 솔직하게 말 해 줘서 고마워

 

쭈뼛거리는 조조의 손에 롤리팝 두 개를 쥐어 주었습니다.

 

신이 나서 손에 든 롤리팝 두 개를 마구 흔들며 기다리고 있던 엄마에게로 달려가는 조조의 뒷모습을 보면서 정직함의 기쁨이 조조의 삶에 새겨지기를 바라봅니다.

 

황교안이 또 거짓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것도 대학 신입생들 앞에서 자기 자식 자랑을 하면서 말입니다. 정직함의 기쁨을 가르쳐 준 사람이 없었기에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될 만한 나이인데, 그것도 금방 들통 날 거짓말을 하고 다닌다고 하니 참 찌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짓말 하지 말라라는 계명도 있건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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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장호준의 Awesome Club’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jhj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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