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스쿨 버스는 현재 위치에서 안전한 곳에 정차하고 운행을 멈추십시오!”
예상치 못한 얼음비가 내렸습니다.
중학교 아이들을 학교에 내려 줄 때만 해도 도로 사정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었는데 초등학교 아이들을 태우기 시작하면서부터 전날 얼어버린 도로위에 얼음비가 뿌리더니 순간 도로가 빙판(氷板)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현재 정차한 위치와 스쿨버스에 타고 있는 아이들의 숫자를 보고 하십시오”
지역에 따라 도로 사정에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이곳 교육청은 모든 스쿨버스의 운행을 중단시킨 것입니다.
스쿨버스의 목적은 학생들을 집에서 학교로 그리고 학교에서 집으로 데려다 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통학’이라는 목적에 우선하는 기본은 ‘안전’인 것입니다.
수업시간에 늦는다거나, 운전자들에게 급여를 초과 지급하는 것(이곳은 시간당 급여를 지급합니다), 스쿨버스 공회전으로 과다한 연료를 사용해야 하는 것(경유를 사용하는 스쿨버스의 평균 연비는 8마일/갤론입니다), 등은 ‘안전’에 우선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미 스쿨버스를 타고 있었던 다섯 꼬맹이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같이 기다리자는 말을 했지만 삼십분 쯤 지나자 스쿨버스에 꼼짝없이 갇혀버린 꼬맹이들이 몸살을 앓기 시작합니다. 같이 노래도 불러보고 퀴즈 시간도 가지면서 버티고 있는데 학교에서 아이들을 위해 아침 도시락을 배달 해 왔습니다.
“오늘만 특별히 스쿨버스 안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해 주는 거야. 자, 아침식사 시간이다. 먹자!!!”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브라운 백을 열고 아침을 먹기 시작합니다. 몸살을 앓던 아이들이 금방 다시 조용해 졌습니다.
‘역시 애들은 뭘 먹여야 해’라는 어르신들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한시간 반 가량, 아침 식사가 끝나갈 무렵 무지막지하게 생긴 트럭들이 분주히 오가며 소금과 모래를 뿌려 대더니 “모든 스쿨버스는 이제 조심해서 안전하게 다시 운행을 재개해도 됩니다”라는 메시지가 무전기에서 울립니다.
학교에 도착하니 교사들이 모두 마중 나와 환성을 지르며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여가며 내게 고맙다고 인사를 합니다.
스쿨버스의 목적은 ‘통학’이지만 기본은 ‘안전’입니다.
‘안전’을 뒷전으로 미룬 ‘통학’은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이라는 선서는 대통령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목적이 무엇이든 기본이 우선 되어야 합니다.
대통령의 기본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겠지만 내 생각은 ‘책임’이라는 것, 즉 ‘책임의 일관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로남불’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지 않는 자, ‘표리부동(表裏不同)’ 사익에 따라 말을 뒤집는 자, 이런 자는 대통령으로서의 ‘기본’이 되지 않은 것입니다.
‘기본’이 없으면 ‘목적’은 의미가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목적’을 위해 위탁한 ‘권력’이 ‘폭력’으로 둔갑하게 되고 맙니다.
동지 여러분,
‘방심은 금물’이라는 어르신들의 말씀을 되새기며, 3월 9일 선거일까지 온 힘을 다해 나라와 민족에 새 바람을 불어 넣읍시다.
삯꾼 장호준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장호준의 Awesome Club’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jhja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