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잠시 출장 간 틈에 박농부네 감자 캐는 일을 선배 셋이 도우러 갔다. 생각보다 썩은 건 덜했으나 호미가 감자를 찍을 때 마다 이크 애크를 연발하며 안타까워 했다.
상품성을 잃고 버림받은 작은 알감자와 다친 감자들을 모아 와 주변 지인들께 일일이 배달로 나눔했다. 조려 먹고 감자전 부쳐 먹기엔 햇감자라 부족함이 없었다.
찐감자와 옥수수, 감자전에 막걸리로 푸짐한 한 끼를 하는데 TV에서 누군가 "아기 분유보다 개사료가 두 배는 더 팔렸다"는 충격적인 얘기를 전한다.
어떤 이는 전업농(專業農)으로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처럼 누구나 결혼하고 아이 낳고 사는 게 평범한 삶이었던 시대는 이젠 갔을까?
결혼도 출산도 용기가 필요한 선택의 시대가 되었고, 농담처럼 '머슴프리랜서'라며 아주 가끔 시간이 맞을 때나 잠시 거드는 내 편의적인 노동이 분유보다 개사료의 매출을 증가시키는 편의주의와 비슷한 건 아닐까?
낮술에 횡설수설(橫說竪說)... 이러면 안 되는데...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룡의 횡설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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