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학교 때 밴드부에 들어 여러 악기를 배우고 싶었고...축구부 코치가 축구를 권하기도 했었는데... 모두 아버지의 반대로 접었었다.
원치 않던 주산반에 들어가 수업 시작 전, 또는 끝나고 아이들과 축구하는 재미로 다녔고 2년 동안 2단을 따고 졸업했다.
그 후 주산을 배웠다는 게 고등학교까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며 괴롭혔다. 각종 시험 후 성적 통계를 위해 주판(珠板)을 튕겨야만 했다.
시험은 끝나고 그 홀가분함을 즐기기 위해 참고 견디는데, 담임 샘에게 붙잡혀 가로(개인), 세로(과목)의 합과 평균 그리고 석차까지 내야만 하는 게 지겨운 일이었다.
한 번에 가로 세로의 합계가 딱 맞는 쾌감도 있으나 늘 1점이나 미세한 차이가 나기 마련이었다. 엑셀(Excel)이 아니고 사람이니까.
머리 좋은 놈들이 자동으로 계산하는 걸 왜 발명하지 않느냐고 원망도 했었다. 그 땐 PC의 엑셀은 커녕 계산기도 없던 시절이었으니까...
아무튼, 남들 보다 암산이 좀 빨랐고 숫자 놀음에 익숙하여 수학이 싫지는 않았다. 단순히 그런 이유로 성향을 무시하고 이과 쪽으로 흘러갔으나 재미가 없었다.
어제 카톡 단톡방에 누군가 IQ180이 가능한 문제라며 장난스레 올렸기에 방정식을 만들 생각은 않고 암산으로 풀려는데 정수 만 떠올리니 한참을 풀릴리가 없었다.
지나 온 삶은 정수처럼 고정관념적이었다. 삶에 정답은 없다지만 하고 싶었던 것을 했다면 분수나 소수처럼 정답에 가까이 갔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오늘도 해 저문 소양강에 황혼(黃昏)이 섧다. 그냥 그렇다는 얘기가 쓸데없이 길었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룡의 횡설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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