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에 출발. 한동안 이 패턴이 자리잡을 듯하다. 4시간이면 도착할 줄 알았는데 더 걸렸다. 늦게 생겼다. 지금껏 한번도 약속 시간 넘겨 도착한 적이 없다. 5시 반에나 도착한다. 왜 출발시간을 잘못 잡았을까 의아했다. 거의 다 도착해서 비가 억수로 내렸다. 앞이 안 보일 정도다. 밤에 비까지 오면 길 찾기 힘들다. 간신히 1차 배달지에 도착했다. 경비 초소까지 잠깐 동안에도 많이 젖었다. 체크인을 하고 나니 닥킹할 곳은 입구가 다른 곳이란다. 직원용 출입구로 들어가란다. 설명을 듣고 약도를 보고 재차 확인했다. 입구를 잘 못 들어가거나 놓치면 골치 아프다. 다행히 제대로 찾았다. 접수 사무실로 갔다. 약속시간은 6시였다. 내가 제대로 시간 계획을 세운 거였다. 내일 약속이 5시 30분이라 착각했다. 그 사이 빗발도 약해졌다. 이쪽에는 닥이 2개였다. A-2에 대라고 했다. 캄캄해 잘 안 보여서 시간을 들여 후진했다. 요즘에는 닥킹할 때 빈틈없이 하려고 노력한다. 틈이 생기면 아무래도 냉기(冷氣)가 빠져 나간다. 오차가 크면 아예 짐을 못 내리는 경우도 있다. 닥에 대고는 잤다. 2시간 지나 직원이 문을 두드렸다. 짐 다 내리고 서류를 가져 왔다.
최종 배달지인 하모니까지는 8시간 거리다. 오늘은 6시간 정도 남았다. 100마일 정도 거리까지 접근한 다음 쉬다가 새벽에 출발하면 시간이 맞다. 판도라로 음악을 들으며 운전했다. 클래식, 재즈, 포크, 하드락, K-POP, 한국 인디, 힙합 등 내가 즐겨 듣는 장르는 다양하다. 음악은 운전자의 중요한 동반자(同伴者)다. 얼마간 나오던 위성 라디오 시리우스 XM은 다시 안 나온다. 며칠 간 시범 무료 서비스였나 보다.
오하이오 주 마지막 휴게소에 섰다. 80마일 남았다. 이미 다음 화물도 정해졌다. 펜실베이니아에서 일리노이로 돌아간다. 다음 짐은 사람이 먹을 게 아니고 애완동물용 사료인 모양이다.
3차남북정상회담
3차 남북 정상회담의 감동을 함께 하지 못했다. 일 하느라 실시간으로 접하지 못했다. 답답한 한국 정치 뉴스를 끊은 탓도 있다. 일년이 넘게 즐겨 들었던 뉴스공장도 안 들은지 몇 달째다. 내겐 지난 4월, 1차 정상회담의 감동으로도 충분하다.
다소 방관자적(傍觀者的) 입장에서 본 이번 정상회담은 환영과 우려가 반반이다. 남북정상이 평화의 의지를 재차 확인한 것은 고무적이다. 한편으로는 미국 없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는 한국의 처지가 답답하다.
일부 정치성향이 나와 다른 페친들은 문 대통령 욕 하느라 바쁘다. 좁은 시야라고 본다. 문 대통령이 싫다고 통일을 반대하고 전쟁을 염원해서는 안 된다. (그들에게는 북한 패망 후 흡수통일 밖에 상상력이 없는 모양이다) 다세대 주택 사는 사람이 옆집 이웃이 밉다고 그 집에 불나기를 바라는 격이다.
미국이 한반도 평화를 바랄 이유가 없다. 북한이 악의 축으로 남아 있어야 동북아 견제도 유지하고 무기도 판다.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미국 정치권이 시큰둥한 이유다. 미국에 의존하는 한 통일과 평화는 요원하다.
3차 정상회담에서 남북이 미국에 던진 메시지는 이것이다. 너희들이 반대해도 우리는 통일의 길로 갈 것이다. 더 늦기 전에 광이라도 팔아라. 우리 민족끼리는 공허한 구호가 아니다.
격동의 시대다. 훗날 나는 조국 통일에 이렇게 기여했노라고 말할 수 있도록 행동하라.
P.S
정의구현 차원에서는 안 된 일이지만, 문 대통령은 삼성이 정권에 협조하고 북한에 투자하는 조건으로 이재용에게 免罪符를 안겨 주려는 듯 싶다. 정치는 때로 적도 이용한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길재의 길에서 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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