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은 매일 오르내린다. 전문가들은 가격 변동의 이유를 설명한다. 연준이 이자율을 올렸다느니, 소비자 물가 지수가 올랐다느니, 고용률이 떨어졌다느니 등 온갖 이유를 댄다. 그럼에도 정작 그들은 당장 내일의 주식 시장 예측도 실패한다. 왜냐면 사후에 갖다 붙인 이유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방송에 나와 밥값을 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이유를 들어 설명한다. 들어보면 그럴 듯하다. 하지만 실제 투자에는 하등 도움 안 된다. 나는 전문가의 시황(市況) 분석은 무시한다. 아마추어 주식 유튜버의 해설은 말할 것도 없다. 차트 분석도 마찬가지다. 어제까지의 주가 변동은 훤히 설명하면서도 당장 오늘의 주가도 예측 못 한다. 어쩌다 예측이 맞았다면 그냥 운이다. 주식시장은 복잡계여서 어떤 한두 가지 원인으로 설명할 수 없다.
정치 평론도 비슷하다. 선거 결과의 원인에 대한 온갖 해설은 듣기에는 그럴 듯하다. 아무개가 이런 발언만 안 했어도 이겼을 거라느니, 정부가 특정 이슈에 대해서는 이렇게 대응했으면 득표율이 올랐을 거라느니 하는 얘기들은 대체로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다. 사회 또한 복잡계다. 정치 평론가의 해설은 부분적으로 맞아도 사회 현상 설명에는 충분하지 않다.
선거는 온갖 인간 욕망의 총체물이다. 사회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와 숨겨진 욕망이 상호작용을 일으키며 의외적 결과로 나타나기도 한다.
당장 내일의 주가는 예측하지 못해도 장기적으로 상승할 종목이나 업종을 골라 투자할 수 있듯, 사회현상도 장기적 변화의 흐름은 읽을 수 있다. 매일 주가변화나 당장의 정치 뉴스에 일희일비(一喜一悲) 할 필요 없다. 기술 발전, 인구 변화, 기후 변화 등 큰 흐름을 살피면 사회변화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다. 각자도생, 상호연대, 상생 등 개인들의 다양한 선택지가 보일 것이다.
스스로가 주인공인 삶을 살자. 정치인, 연예인, 스포츠스타, 인플루엔서만 바라 보다 정작 내 삶은 소모되는 중이 아닌지? 각자 삶을 돌아볼 때다. 지금 내 생각과 감정을 통제하는 주체는 나 자신인가? 타인인가? 모두가 한 방향으로 달릴 때 무리에서 한 발짝 물러서 보라. 혹시 그들이 벼랑을 향해 뛰고 있지는 않은지.
일정 기간 뉴스 안 보기, SNS 끊기, 낚시용 제목 클릭 않기 등 작은 실천이라도 도움 될 것이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길재의 길에서 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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