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가 장수(長壽)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불편한 육신으로 오래살고 싶어하는 이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말이 있듯이 그만큼 건강은 인간답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소인 것이다.
오늘날에는 의식주가 풍부해지면서 못 먹고 사는 이들은 거의 없다. 오히려 너무 잘 먹어서 병에 걸린 사람들로 병원은 붐빈다. 현대인의 식탁은 육류와 같이 고열량·고지방·고단백 음식, 화학 첨가물에 오염(汚染)된 음식, 조리 과정에서 영양분이 파괴된 음식 등 건강에 해가 되는 음식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러다보니 과거에는 잘 찾아볼 수 없었던 고혈압이나 심장병, 뇌졸증, 당뇨병, 암, 아토피, 비만, 류마티스 관절염, 백내장 등과 같은 질병들이 오늘날에는 주위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질병이 되어버렸다. 이렇듯 먹거리는 우리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므로 질병치료 및 예방 차원에서 가장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할 부분이다.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 고민하는 이들이 있다면 나는 서슴없이 생식(生食)을 하라고 권할 것이다. 나는 십 수 년 전부터 생식을 해오고 있다. 생식은 말 그대로 불을 가하지 않고 날 것으로 먹는 식사법이다.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효소, 엽록소 등을 열로 인한 파괴 없이 생명력이 살아있는 그대로 섭취하게 되므로 인체의 자연치유력을 높여 질병을 예방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그 효용성이 부각되면서 시중에는 갖가지 생식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이즈음 하여 나의 생식 노하우와 체험담을 간단히 소개코자한다.
생식에도 여러 방식이 있다. 현미를 불려서 생으로 씹어 먹는 방법, 가열하지 않은 여러가지 곡류를 가루 내어 먹는 방법, 좀 더 발전된 것으로는 탄수화물을 일체 배제(排除)하고 녹즙만 먹는 생식과 과일만 먹는 과일식 등이 있다.
나는 갖가지 곡류와 콩류 견과류를 가루 내어 생수에 개어 먹는다. 곡류 가루 외에 끼니때마다 다양한 채소들과 해조류, 마, 당근, 연근 같은 구근류도 곁들인다.
시중에 판매되는 생식제품들은 양에 비해 상당히 고가이다. 게다가 유통기한이 일 년 이상 되다보니 신선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농약과 화학비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재료를 구입하여 직접 집에서 장만한다.
배합재료들로는 현미와 현미찹쌀, 보리가 주를 이루고 그 외에 수수와 차조, 율무, 옥수수 등도 들어간다. 콩류는 서리태와 쥐눈이콩, 팥, 녹두, 견실류로는 검정깨와 들깨, 잣과 호두가 들어간다.
이 모든 재료들을 깨끗하게 씻어 햇볕에 바짝 말린 후 방앗간에서 가루를 낸 뒤 단단히 밀봉하여 냉동실에 넣어두고 먹는다. 조금 번거롭긴 하나 정직한 재료들을 구입해서 손수 만들다 보니 위생상 청결(淸潔)하고 비용면에서도 훨씬 경제적이다.
생식을 하면 과연 어떤 효과가 있을까? 아마도 많은 이들이 이 부분을 가장 궁금해 할 것이다. 생식전문가들은 생식으로 다루지 못하는 병은 없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각종 매스컴이나 서적을 통하여 단식과 생식으로 암이나 각종 성인병을 고쳤다는 사례들을 한번쯤은 접해 보았을 것이다. 말기 암으로 병원에서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단식과 생채식으로 이를 극복한 사례들은 매우 많다. 그에 관한 생생한 체험수기와 노하우를 담은 책들도 서점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나는 생식을 통하여 위산과다 및 위염, 설사, 만성 피로, 피부트러블, 편두통, 부종, 어깨 결림 등이 개선되었다. 무엇보다도 심한 냉증 체질로 차가운 음식이나 수박이나 참외 같은 냉성 과일 혹은 생야채를 먹으면 곧바로 배가 아파서 화장실로 직행해야했던 불편함이 말끔히 개선된 점은 생식을 통하여 얻은 가장 큰 수확(收穫)이다.
흔히들 나처럼 냉한 체질은 생식이 맞지 않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체질은 생식에 적응하기까지 열성체질에 비해 시간이 좀 더 오래 걸리고 설사와 헛구역질 같은 명현(瞑眩) 반응이 강하여 다소간 고생스러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실천해나가면 종국엔 냉한 체질도 생식에 잘 적응하게 된다.
만성피로감 또한 생식을 통해 많이 개선되었는데, 예전에는 ‘피곤하다’라는 단어는 내가 입버릇처럼 달고 다닌 말이다.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오전에는 활동을 잘 못하고 잠을 아무리 자도 몸이 무겁고 개운치 않았다.
하지만 생식을 시작한지 오래지 않아 잠이 줄고 머리와 몸이 가벼워지고 피로감이 현저히 줄어듦을 느꼈다. 피로감 개선과 더불어 변보기가 수월해지고 피부가 맑아지는 반응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식 초기에 공통적으로 체험하는 부분이다. 이밖에 속쓰림, 잘 붓는 증상, 어깨 결림 등의 치유도 생식이 가져다 준 고마운 선물이다.
각종 조미료와 자극적인 양념에 길들여진 입맛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직장이 있는 성인들의 경우 생식을 할 만한 여건이 잘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생식을 해본 사람들은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하루 한 끼의 생식만으로도 몸에 변화가 오는 걸 느낄 수 있다고 하니, 아침식사나 주말 등을 이용하여서라도 생식에 한번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서양에 ‘You are what you eat.’ 라는 속담이 있지 않은가? 음식과 약은 그 근본이 같다고 하여 약식동원(藥食同原)이라고 하는 우리 옛말과도 그 의미가 상통한다.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먹거리의 중요성은 언제나 변하지 않는 진리이다.
웰에이징(Wellaging)을 위한 혁명 바로 우리 식탁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내 몸의 주치의는 병원의 의사가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임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