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5월01일, PM 06:37:39 파리 : 5월02일, AM 01:37:39 서울 : 5월02일, AM 08:37:39   시작페이지로 설정 즐겨찾기 추가하기
 
 
 
꼬리뉴스 l 뉴욕필진 l 미국필진 l 한국필진 l 세계필진 l 사진필진 l Kor-Eng    
 
뉴욕필진
·Obi Lee's NYHOTPOINT (103)
·강우성의 오!필승코리아 (40)
·김경락의 한반도중립화 (14)
·김기화의 Shall we dance (16)
·김성아의 NY 다이어리 (16)
·김은주의 마음의 편지 (45)
·김치김의 그림이 있는 풍경 (107)
·등촌의 사랑방이야기 (173)
·로창현의 뉴욕 편지 (497)
·마라토너 에반엄마 (5)
·백영현의 아리랑별곡 (26)
·부산갈매기 뉴욕을 날다 (9)
·서영민의 재미있는인류학 (42)
·신기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17)
·신재영의 쓴소리 단소리 (13)
·안치용의 시크릿오브코리아 (38)
·앤드류 임의 뒷골목 뉴욕 (37)
·제이V.배의 코리안데이 (22)
·조성모의 Along the Road (50)
·차주범의 ‘We are America (36)
·최윤희의 미국속의 한국인 (15)
·폴김의 한민족 참역사 (408)
·한동신의 사람이 있었네 (37)
·황길재의 길에서 본 세상 (244)
·훈이네의 미국살이 (115)
·韓泰格의 架橋세상 (96)
서영민의 재미있는인류학
서강대학 영어영문학과 졸 1988년 도미 뉴욕정착. 뉴욕시립대 석사, 인류학박사 수료. 1998년부터 라과디아 대학에서 인류학, 사회학, 도시학을 강의하고 있다. 인류학이라는 학문은 꿈을 쫒는 사람의 집합처이다. 전세계 인종과 문화가 혼재된 뉴욕에서 신명난 인류학 연구의 기쁨을 독자들과 나누겠다.
총 게시물 42건, 최근 0 건 안내
이전글  다음글  목록 수정 삭제

안타까운 추수감사절의 기원

글쓴이 : 서영민 날짜 : 2010-11-20 (토) 00:35:50

개인적으로 미국의 명절 중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을 가장 좋아한다. 감사함을 나눈다는 의미도 마음에 들고 물질만능주의(物質萬能主義)에 찌든 다른 holiday와는 달리 가족들이 함께 모여 한 해를 돌아보며 감사를 드린다는 현실도 마음에 들어서이다.

그러나 Thanksgiving의 역사를 살펴보면 그렇게 아름답지만은 않다. 1620년 늦 여름 영국을 떠난 청교도(Pilgrim)들이 우여곡절 끝에 11월 초 보스턴 남단 플리머쓰(Plymouth)에 정박을 하였다. 이들은 당시 영국의 국교인 앵글리칸 교회 원칙에 반대한 복음주의자들이었는데 본국에서 박해를 받자 신천지(新天地) 미국으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원래 목적지는 허드슨 강 남단 현 뉴욕시였으나 선원들의 반란, 질병, 이주민들 간의 반목(反目)등으로 플리머쓰에 닷을 내리게 된 것이다. 당시 매우 추운 날씨에 영국에서 가지고 온 식료품을 바닥이 나고 질병과 싸움으로 선원과 이주민 절반 이상이 죽었다. 해안에 상륙을 했으나 겨울인데다 낯선 환경으로 먹을 것을 구하기는 커녕 죽음만을 기다리는 처참한 처지에 놓였다.

그때 기적처럼 이 지역 원주민이었던 티스퀀텀(Tisquantum) 부족의 일파인 스퀀토(Squanto) 인들이 옥수수, 감자, 호박(Squash), 칠면조를 들고 낯선 이방인들을 환영을 하면서 이들을 살렸다. 이 부족의 족장 이름이 마싸오잇(Massasoit)로 현재 메사츄세쓰 주의 이름이 여기서 기원되었다고 한다.

 

www.wikipedia.com

위에 열거한 옥수수, 감자, 호박, 칠면조는 모두 신대륙에만 존재하던 식품으로 유럽인들의 눈에는 매우 이상한 먹거리로 보였을 것이다. 현대 미국에 사는 우리 동포들도 사실 옥수수, 감자, 호박 등은 한국에서부터 익숙했던 식품들이었고 칠면조는 미국 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먹거리라서 평상시 크게 그 의미를 생각해 볼 시간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음식들이 콜럼버스를 비롯한 유럽인들이 신대륙에 출몰한 불과 500년 전까지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볼 수 없었다고 상상해 보시라. 기가 막히지 않은가?

참고로 고추와 붉은 콩 검은 콩도 신대륙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바로 이들 원주민들이 청교도에게 나눠준 음식이 미국의 추수 감사절, Thanksgiving Day 음식의 기원(起源)이기도 하다.

 

www.wikipedia.com

그런데 배불리 먹어 아사를 모면한 청교도들이 원주민들에게 감사하기는 커녕 한달도 안된 12월 중순에 원주민의 옥수수 창고를 약탈하고 그것도 모자라 불을 태우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원주민과 청교도의 관계는 급속히 악화 되었다. 이들을 죽이고 비옥한 땅을 빼앗으려는 악랄한 의도에서였다.

특히 다음해에 영국으로부터 보급품 (총과 살상무기가 대부분)을 받은 청교도들은 자신들을 도와준 원주민 사냥에 나서게 된다. 영국 사회에 종교 탄압이 지긋지긋해 탈출한 이들이 영국에 살상무기를 요청했으며 또 이들을 범죄자 취급했던 사회에서 죄 없는 이들을 도륙(屠戮)하라고 무기를 보내는 실로 어처구니없는 역사였다.

한 마디로 모든 역사적 사실을 설명할 수 없으나 간단히 요약을 해보면 당시 유럽인들은 자신들을 제외한 사람들을 인간으로 여기지를 않았다. 외모는 인간과 흡사하나 소위 기독교에서 말하는 영혼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는 미국 원주민들을 기독교로 개종시키거나 개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죽여도 된다는 Manifest Destiny라는 종교 운동으로 이어진다. 즉 미국은 신이 점지한 낙원으로 기독교를 전파하는 것이 신이 부여한 소명이라는 것이었다. 이를 거부하는 자들은 악마의 후예이므로 죽여 없애야한다는 매우 편리한 사고 방식이었던 것이었다. 이런 역사로 인해 30년 후 1650년 경에 이르러서는 인근 원주민의 90%가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

헐벗고 굶주린 이들을 위해 자신들의 양식을 나눠줬던 미국 원주민들과 자신들이 믿는 종교를 내세워 이들을 도륙한 영국 청교도들의 대조적인 행동 양식이 불행하게도 이토록 아름다운 미국 추수 감사절의 기원이었다는 것이 안타깝다.

추수 감사절 음식으로 넘어가 위에 열거한 칠면조 요리, 매쉬 포태이토, 펌킨 파이, 애플 사이더, 크램베리 소스 등은 모두 북미 지역 본토 유래 먹거리들이었으나 이외에 많은 음식들이 Thanksgiving Feast에 더해졌다.

 

www.wikipedia.com

가령 돼지 어깨뼈와 넓적다리 뼈가 주 원료인 Smoked Ham (참고로 미국 대륙에는 돼지 조상이 수천년전에 멸종하였다), 소 갈비 부위인 Roast Beef (현재 1억 마리의 소가 미국에서 자라고 있으나 당시는 단 한 마리도 없었다), 그리고 Jewish, Italian, Irish들이 즐기는 Coned Beef가 있다.

사실 Irish와 Italian 이민들은 돼지고기로 만든 햄의 종류인 Canadian Bacon을 선호했으나 Jewish가 주인인 정육점에서 돼지고기를 팔지 않아서 이와 비슷하면서 보관이 용의한 양지머리 부분의 제일 싼 부위를 가공한 고기를 먹기 시작하였다.

필자가 20여년 전 미국에 처음와서 첫 번째 추수감사절 모임에 이 아이리쉬 콘드 비프가 나왔던 것을 기억한다. 이 자리에서 한 분이 왜 콘비프냐고 물으신 경우가 있었다.

당시 개업의사 선생님의 대답이 미국에서는 소에게 사료로 옥수수를 먹여 키워 콘 비프라고 하자 함께 한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듯하긴 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콘 비프는 고기 가공하는 과정에서 소금을 뿌리는데 소금의 크기와 모양이 옥수수 알갱이 만 하다는데서 기인한 말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우선 미국 원주민(原住民)을 지칭할 때 인디안이라는 말을 삼가달라는 것이다. 어메리칸 인디언이라고 부르기는 하나 전 미국 사회의 추세가 네이티브 어메리칸이라고 이들 원주민들에게 바른 이름 부르기 운동을 하고 있음을 유의하시기 바란다.

둘째 일부 기독교인들이 초창기 영국 청교도들이 저질렀던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현재 미국은 다 민족 다 문화 사회이다. 내가 행복하고 싶으면 타인의 행복 추구도 인정을 해야한다. 종교도 행복 추구권의 일부이므로 타 종교에 대해 조금더 관대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 수정 삭제
QR CODE

뉴스로를말한다 l 뉴스로 주인되기 l뉴스로회원약관  l광고문의 기사제보 : newsroh@gmail.com l제호 : 뉴스로 l발행인 : 盧昌賢 l편집인 : 盧昌賢
청소년보호책임자 : 閔丙玉 l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아50133 l창간일 : 2010.06.05. l미국 : 75 Quaker Ave Cornwall NY 12518 / 전화 : 1-914-374-9793
뉴스로 세상의 창을 연다! 칼럼을 읽으면 뉴스가 보인다!
Copyright(c) 2010 www.newsroh.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