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4월02일, PM 05:43:18 파리 : 4월03일, AM 00:43:18 서울 : 4월03일, AM 07:43:18   시작페이지로 설정 즐겨찾기 추가하기
 
 
 
꼬리뉴스 l 뉴욕필진 l 미국필진 l 한국필진 l 세계필진 l 사진필진 l Kor-Eng    
 
뉴욕필진
·Obi Lee's NYHOTPOINT (103)
·강우성의 오!필승코리아 (40)
·김경락의 한반도중립화 (14)
·김기화의 Shall we dance (16)
·김성아의 NY 다이어리 (16)
·김은주의 마음의 편지 (45)
·김치김의 그림이 있는 풍경 (107)
·등촌의 사랑방이야기 (173)
·로창현의 뉴욕 편지 (496)
·마라토너 에반엄마 (5)
·백영현의 아리랑별곡 (26)
·부산갈매기 뉴욕을 날다 (9)
·서영민의 재미있는인류학 (42)
·신기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17)
·신재영의 쓴소리 단소리 (13)
·안치용의 시크릿오브코리아 (38)
·앤드류 임의 뒷골목 뉴욕 (37)
·제이V.배의 코리안데이 (22)
·조성모의 Along the Road (50)
·차주범의 ‘We are America (36)
·최윤희의 미국속의 한국인 (15)
·폴김의 한민족 참역사 (406)
·한동신의 사람이 있었네 (37)
·황길재의 길에서 본 세상 (244)
·훈이네의 미국살이 (115)
·韓泰格의 架橋세상 (96)
서영민의 재미있는인류학
서강대학 영어영문학과 졸 1988년 도미 뉴욕정착. 뉴욕시립대 석사, 인류학박사 수료. 1998년부터 라과디아 대학에서 인류학, 사회학, 도시학을 강의하고 있다. 인류학이라는 학문은 꿈을 쫒는 사람의 집합처이다. 전세계 인종과 문화가 혼재된 뉴욕에서 신명난 인류학 연구의 기쁨을 독자들과 나누겠다.
총 게시물 42건, 최근 0 건 안내
이전글  다음글  목록 수정 삭제

나쵸와 뷰리또..멕시코음식일까 미국음식일까

글쓴이 : 서영민 날짜 : 2010-12-30 (목) 04:05:10

연전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친구가 방문을 했다. 같이 문화를 연구하는 사람이어서 미국 속에 숨어있는 외국 문화를 토론하는 기회가 생겼다.

학자들 사이에서 하는 고고한 척하는 난상토론(爛商討論)은 독자분들께는 딴 세상 얘기일테니 각설하고 몇 가지 재미는 있으나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에 대해 소개를 해 볼까 한다.

뉴욕의 한인들이 가끔 “멕시칸은 알겠는데 라티노는 누군지 불분명하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었다. 식당 주방 뒤에서 허드렛 일을 하는 키가 160 센치 내외의 작은 사람들을 흔히 멕시칸으로 부르는데 라티노 하면 어떻게 다르냐는 것이었다.

미국과 국경을 접하고 전쟁을 한 후 영토를 빼앗긴 오래된 역사때문에 멕시칸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뉴욕에는 푸에르코리칸, 도미니칸 등 카리비안에서 이민 온 사람들, 남미 국가들인 콜럼비아, 에쿠아돌, 페루 등에서 이민 온 사람, 그리고 유럽 스페인에서 이민온 사람 등 스페니쉬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 이들을 모두 라티노라고 한다.

오늘은 뉴욕 한인 점포와 거리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멕시코 음식들, 미국으로 수출되어 미국 문화로 재 포장돼 세계문화로 발돋움하고 있는 음식들을 소개하겠다.

첫째가 타코 벨 등 편의음식점, 이웃들과 함께하는 파티, 그리고 선술집 바에서 부담 없이 쉽게 그리고 맛있게 먹는 나쵸를 들 수 있다. 삼각형 모양의 옥수수 칩 위에 노란 치즈를 넉넉하게 얹어서 쉽게 먹을 수 있다.

 

이하 사진 www.wikipedia.com

때와 장소에 따라 붉은 팥과 칠리 소스를 얹기도 하고 할라페뇨 고추나 이를 갈아 만든 소스를 뿌리기도 한다. 또 이 칩을 찍어 먹는 소스가 있는데 보통 토마토를 원료로 한 살사 소스, 아보카도를 원료로 한 과까몰리 소스, 아이리쉬 싸워 크림 소스 등이 곁들여진다.

전통적인 멕시코 음식이려니 생각하기 쉬우나 실은 미국에서 최근에 유래된 새로운 음식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을 많지 않다. 1940년대 텍사스와 멕시코 국경에 위치한 삐에드라스 네그라스라는 도시가 있었다.(Piedras Negras, Coahuila) 이 도시가 존재한 유일한 이유는 인근 이글 패스 (Eagle Pass) 시에 살고 있는 미국 사람들이 세금이 없고 가격이 싼 멕시코 쪽으로 건너와 쇼핑을 한 덕분이었다.

위치는 멕시코지만 국경에서 10마일도 채 떨어지지 않은 잇점으로 쇼핑 센터, 레스토랑, 위락 시설 등 모두 미국 사람들 천지였다. 1943년 어느날 종일 쇼핑을 마친 미국 부인네들이 이름도 없는 음식점으로 들이 닥치며 나쵸가 탄생하게 된다.

 

마침 자료가 떨어져 문을 닫으려던 주방장 이그나시오 “나쵸” 아나야 (Ignacio "Nacho" Anaya)가 남아있는 옥수수 반죽 flour tortilla 을 얇게 만든 다음 삼각형으로 썰어 모양을 다듬고 기름에 튀겨 바삭바삭한 췹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남아있던 위스콘신 산 체다 치즈를 녹여 얹고는 나쵸 스페셜 (nachos especiales, or "Nacho's Specialty") 이라고 내논데서 나쵸가 유래됐다는 것이다.

멕시코 원 자료와 멕시코 주방장, 멕시코 영토에서 시작되었지만 미국인을 위한 음식으로 만들었고 이 음식이 급속하게 확산된 것도 미국에서였다. 이에 더해 미국식 자본주의가 상품으로 포장해서 텍스 멕스 (Tex-Mex) 스페셜이라며 미국 본토는 물론 한국에서도 멕시코 음식으로 소개되고 있다.

두 번째로 소개하는 미국식 멕시칸 음식은 뷰리또(Burrito 혹은 taco de harina)이다. 이 음식은 위에 설명한 나쵸 칩처럼 미국에서 유래된 것은 아니다.

 

1910년대 멕시코 혁명 당시 미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치후아후아 주에 살고 있던 Chihuahua 후안 멘데스 (Juan Mendez)라는 노점상이 또티야라고 불리는 얇은 밀가루 반죽 만두 피에 flour tortilla 밥, 붉은 팥, 갈은 고기, 야채 등을 말아서 나귀를 타고 팔러 다녔다. 스페니쉬로 나귀가 뷰로(Burro)인데 멘데즈씨가 나귀를 타고 음식을 팔면서 ‘나귀 음식’이라는 의미의 뷰리또가 되었다고 한다.(food of the Burrito)

그런데 이 뷰리또는 미국식 뷰리또와 멕시코식 뷰리또가 크게 차이가 난다. 멕시코 스타일은 손가락처럼 얇게 말고 속에 간식 정도로 먹는 음식인데 반해 미국식 뷰리토는 온갖 자료를 함께 섞은 한끼 식사이다.

 

미국의 뷰리또도 두가지 종류로 나눠져서 센프란시스코 뷰리또와 텍사스 뷰리또가 스타일이 다르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뷰리토는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미션 디스트릭(Mission District)을 중심으로 1960년대 이후 급속히 확산되어 현재 타코 벨 등 등에서 먹는 10-20센치 길이에 두손으로 꼭 잡아야하는 거대한 한끼 식사 형 뷰리토의 원조가 되었다. 이 음식에 매콤한 스페니쉬 밥과 고기가 곁들여져 간단한 식사로 즐기는 한국 동포들도 많다.

텍사스 뷰리또는 최근에 유행을 하기 시작한 것으로 미국 사람들이 즐겨 먹는 아침 식사 스크램블드 애그, 소세지, 베이컨, 햄, 으깬 감자 등을 또티야 피에 둘둘 말아 먹는 것이다. 물론 내용물로 멕시코 매운 소쓰와 고추가 빠질 수 없다. 현재 맥도날드에서 아침 식사로 이 텍사스 식 모닝 뷰리또의 매상(賣上)이 거의 10%에 육박한다고 하니 유행의 정도를 읽을 수 있다.

미국에서 변형된 두가지 멕시코 음식을 통해 상이한 두개의 음식문화(飮食文化)가 결합되면서 새로운 음식의 발견과 변형이 일어나는 과정을 살펴 보았다. 마찬가지로 우리 한국의 우수한 음식 문화가 미국에서 나쵸나 뷰리또 이상으로 유행을 하는 꿈을 꿔본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 수정 삭제
QR CODE

뉴스로를말한다 l 뉴스로 주인되기 l뉴스로회원약관  l광고문의 기사제보 : newsroh@gmail.com l제호 : 뉴스로 l발행인 : 盧昌賢 l편집인 : 盧昌賢
청소년보호책임자 : 閔丙玉 l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아50133 l창간일 : 2010.06.05. l미국 : 75 Quaker Ave Cornwall NY 12518 / 전화 : 1-914-374-9793
뉴스로 세상의 창을 연다! 칼럼을 읽으면 뉴스가 보인다!
Copyright(c) 2010 www.newsroh.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