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센스 퀴즈 하나.
우리나라의 고대 유인원(類人猿)이 모여 살던 곳은?
정답 : 유인촌
난센스 퀴즈 둘
'당신은 시골에 삽니다'를 세자로 줄이면?
정답 : 유인촌(You in 촌)
인터넷에 떠도는 고전적인 ‘유인촌 퀴즈’에 최신판 문제가 추가됐다.
아래 문장에서 괄호에 들어갈 적당한 말은?
“명성황후가 시해당한 것은 ( )이 낮아서고, 유인촌이 육갑하는 것은 ( )가 낮아서죠”
정답은 담장과 IQ.
문화평론가 진중권이 트위터에 엊그제 대통령 문화특보로 임명된 유인촌(柳仁村)을 조롱하는 한마디를 올렸다. 왜 그런 말을 했는지는 독자 여러분도 잘 아실 것이다.
www.ko.wikipedia.org
이명박 정권에서 문화부 장관을 무려 3년 넘게 하는 등 영예로운(?) 최장수 장관의 타이틀을 새긴 유인촌. 그는 가문의 영광인 장관의 부름을 받기전엔 KBS 역사스페셜이라는 프로를 5년이나 진행한 이지적(理智的)인 이미지로, 또한 전원일기의 양촌리 이장 둘째 아들 용식이로 장구한 세월 시청자의 사랑을 받던 연기자였다.
그런 그가 생애 최대의 연기로 MB의 눈에 들면서 일약 일국의 장관으로 급출세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일생일대의 연기라고?
왜 있지 않은가. 1989년 KBS가 현대건설을 주제로 한 ‘야망의 제국’이라는 드라마를 할 때 이명박 역을 맡아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으니 말이다. 양촌리 이장댁 둘째아들역으로 20년 넘게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것보다 MB의 눈도장 하나가 그에게 훨씬 달콤했으리라.
MB의 눈도장은 참으로 의리가 충만하여 아무리 수족(手足)이 문제와 구설을 일으킨들 눈하나 깜짝 않고 밀어주는 뚝심임을 지난 3년간 우리는 목도(目睹)하였다. 유인촌 그가 문화부 장관을 하면서 일으킨 파문이 어디 한두가지인가.
취임하자마자 “전 정권에서 임명된 기관장은 이념과 철학을 달리 하는 상황에서 함께 일하기 어려우니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임기가 보장된 기관장들을 나가라는 삼류 완장맨의 역할은 숱한 구설의 서곡(序曲)에 불과했다.
전대미문의 국정감사장의 욕설, 예산사용처 논란, 대동아전쟁 발언, 국기원 인사관련 1인시위자 욕설, '회피연아‘ 동영상 네티즌 고소, 아이패드 불법반입논란 등 일국의 장관으로는 차마 할 수 없는 언행을 거침없는 하이킥으로 보여주었던 바다.
특히 2008년 10월 국정감사장의 돌출행동은 지금도 기억에 선명하다. 그가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려는데 사진기자들이 달려들어 촬영하자 “사진 찍지마! X발 찍지마. 성질이 뻗쳐서 정말”라고 소리쳐 국민들의 눈을 휘둥그렇게 만들었다.
이때 마치 골목패 싸움 말리듯 그의 팔을 붙잡고 사진기자들을 노려보는 이가 있었으니 유인촌 밑에서 차관을 하던 기자 출신 신모씨. 훗날 장관에 내정됐지만 청문회에서 온갖 문제점을 드러내며 ‘비리종합세트’라는 비아냥속에 낙마했으니 그밥에 그나물이라고 해야할까.
서론이 길었다. 우리의 유인촌, MB의 문화특보로 화려한(?) 복귀를 한 다음날, 바로 초대형 막말로 인터넷 공간을 뜨겁게 달궜다. 서두에서 소개한 인간적으로 너무 담이 낮아 민비가 시해(弑害)됐다는 그의 해괴한 담장론이다.
“(경복궁) 궁궐 담장 보세요, 얼마나 인간적이예요?…사람들(이) 홀랑 넘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민비가 시해를 당한거 아닙니까?”
정말 통탄스럽다. 그넘의 담만 안낮았어도 조선의 국모 명성황후가 왜넘 낭인들에게 시해되는 일은 없었을텐데 말이다. 이런 희대의 특종을 왜 그는 KBS 역사스페셜 시간에 안다뤘을까.
경복궁 담이 낮은 것을 일본의 오사카 성과 비교해 인간적(?)이라고 분석한 것도 웃기는 짜장면같은 소리다. 철옹성(鐵甕城)을 쌓을 수밖에 없는 일본 막부의 불안한 지방영주와 백성이 충성하고 왕실의 권위를 인정받는 조선 왕가를 담장높이로 비교하다니. 복날 더위에 지친 국민들에게 웃음을 주려고 했을까?
그러나 절대 웃고 지나갈 수 없는 것은 명성황후(明成皇后)를 왜넘처럼 민비라고 비하한 대목이다. 독립군 때려잡은 일본군 소위출신 박정희 정권시절엔 일제가 세뇌한대로 휘둘리는 우매한 인간들이 많았다치고 요즘은 저잣거리 장삼이사(張三李四)도 함부로 민비 운운하지 않거늘 문화부 장관을 지냈다는 자가 뭐라? 민비 어쩌구? 개그콘서트의 인기코너 여당당 당수 김영희의 표현을 흉내내자. “참 대~단한 무식꾼 나셨다 그쵸?”
유인촌의 말은 실언(失言)이 아니라 망언(妄言)이다. 아무려면 그가 명성황후와 민비의 차이점을 모르겠는가. 공식석상에서 그렇게 세치 혀를 놀린 것은 조선 역사에 대한 은근한 비하(卑下)의 의도가 깔려 있을 것이다. 하기야 국토를 결단내는 콩크리트 4대강 사업에 올인하고 고등학교 역사과목도 퇴출한 전력의 주군(主君)에 이 한몸 다 바쳐 충성해야 하지 않을까만은.
문화부 장관시절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을 내치며 자신보다 열다섯살이나 많은 문화예술계의 대선배를 공개된 자리에서 반말 짓거리로 모욕주기도 했다지. 씨는 뿌린대로 거두는 법이다. 언젠가 그도 자신보다 이삼십년 어린 친구들에게 큰 망신을 당한다면 그 심정이 어떠할까.
MB정권의 고소영내각 중 최고의 부동산갑부라는 사실이 도마에 오르자 전 재산을 문화예술을 위해 헌납하겠다는 말도 했다. 아뿔싸, 이건 실언(?)이다. 그러나 MB가 대선공약으로 약속한 재산 헌납을 수년이 지나 재단을 설립해 대를 이어 관리하는 묘책을 낸 것처럼 그도 이리빼고 저리빼더니 종내는 “죽기전에 하겠다”고 한다.
87년 유인촌과 TV드라마 작업을 한 적이 있는 김상수 작가가 2008년 12월 프레시안에 기고한 칼럼 일부를 소개한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고 문화부 장관이 된 유인촌은 나에겐 너무 생경한 모습이다. 연기자 유인촌이 맡은 배역에 충실하고자 파고드는 열정이야 바람직한 것이었지만,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뉴라이트 집단에 휘둘리면서 언론 7대 악법 개악, 역사교과서 개악 등에 나서는 열정이란 참으로 위험스런 무지한 열정으로 보여진다...
지난 3월 하순 일본 도쿄에 있을 때, 외무성에 근무하는 한 일본인한테서 직접 들은 얘기다. "서울시 문화재단 이사장을 하던 한국의 유명한 연기자 유인촌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이명박 후보가 선거 판세가 불리해지자 연구원 생활을 하다말고 한국으로 달려갔다." 무슨 얘긴가. 유인촌 당신은 일본 니혼대학(日本大學) 연구원으로 일본 외무성 장학금을 1년간 받기로 하고 일본 전통연희인 '가부키'와 '노' 역사를 연구한다는 명목으로 도쿄에 체류하다 이명박의 선거 참모를 해야 한다고 갑자기 한국으로 돌아갔다.
이후 운이 좋아 이명박 집단이 정권을 잡게 되고, 당신은 장관이 됐다. 국회 장관청문회에서 당신은 국회의원 중에 한 사람이 "1907년 130만원의 국채를 갚은 국채보상운동을 아느냐. 돈이 된다면 일본국채건 미국국채건 살 수 있는 것이냐"고 캐물으며 "문화는 그런 게 아니라 혼이고 정신"이라고 말했다. 문화관광위 소속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국회 브리핑에서 "부인 명의로 32억6000만 원 가량의 일본 국채를 보유하면서 2005년 4월27일부터 지난해 7월19일까지 총 9회에 걸친 입출금 거래를 통해 2억∼7억 원의 환차익을 실현했다"고 주장했다. 정병국 한나라당 의원도 "환차익은 비과세라는 점을 알았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당신은 "일본 국채, 이런 쪽을 잘 모르고 있어서 아내가 증권회사에 원금이 손실되지 않는 안정된 방법을 투자해달라고 했다"며 "아내는 (환차익은 비과세라는 점을) 알고 있었을 거지만 저는 몰랐다"고 해명했다...
나는 당신이 개인적으로 일본 채권을 사든 말든, 일본대학에서 일본 장학금을 받아 '가부키' '노'를 연구하든 말든 전혀 관심이 없다.
그러나 대한민국 장관을, 그것도 중차대한 문화부 장관까지 맡고 있는 당신이, 일본 외무성 장학금을 장관되기 직전까지 타고, 한국 전통 연희에 대한 공부는 둘째 치고, 일본 전통연희 그렇게 많은 관심을 지녀서 일본 장학생까지 했고, 일본 채권까지 재산으로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분명 연기자 개인 유인촌을 넘어서 국가 공직자인 지점에서는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진실이나 진리가 위태로울 때가 있다. 극단적인 권력의 협박이나 폭력, 맹목적 다수결주의, 떼 지어 몰려오는 무지한(無知漢)에겐, 때때로 속수무책일 경우도 있다. 그래서 좌절하기도 하고 희망을 잠시 잃기도 한다.
역사도 그랬다. 박정희 전두환 폭압정권 시절엔 가위눌려 지낸 시절도 있었다. 민주화 20년도 더 지난 뒤 집권한 정권이 과거 독재정권 이상으로 시민들을 겁박하니 황당하고 얼떨떨하다. 그러나 진실과 진리는 이긴다.
대한민국의 사람들은 지난 시대, 너무 오랫동안 피와 눈물을 흘렸다. 이제 더 이상, 국민에 반하는 역리(逆理)를 범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더 이상 국민의 피 눈물을 원하지 않는다.
정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먼 인연이지만 연기자 유인촌, 그리고 문화부 장관을 맡은 유인촌에게 내 전달하는 충심어린 쓴 고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