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새누리당의 공천에선 새파랗게 젊은 후보들이 유독 눈에 띈다. 젊어서 경륜이 부족한건 그렇다쳐도 나이먹은 사람 무색하게 구태에 물들었거나 머리에 별반 들은게 없어보인다면 국민을 무시한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만 하다.
▲ 손수조 후보 트위터
부산 사상구의 새누리당 후보 손수조(27). 특이한 이름에 이렇다할 경력이 없는 후보가 새누리당의 公薦(공천)을 받았다고 해서 시선을 끌었다. 상대가 대선후보로도 거론되는 거물 문재인이라 새누리당이 어차피 질게임 상대 이미지 구기려는 꼼수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3천만원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며 잘못된 선거문화교체의 기수를 자임한 젊은 처녀가 점수를 딴 것 또한 사실이다.
▲ 손수조 후보 페이스북
그런데 날이 갈수록 본색이 드러난다고 해야할까, 태생적인 한계라고 할까. 3천만원으로 선거를 치른다는 것을 폐기해서 말바꾸기 논란, 박근혜 위원장과 카퍼레이드를 벌여 선거법 위배 논란, 선거자금법 위반 등등 기성의 부패한 정치인들에게 흔히 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TV 토론에서 신공항문제에 대한 새누리당의 당론이 무엇이냐는 상대 후보 질문에 “잘 모르겠다. 스터디하고 나오겠다”고 해서 학교선거 나왔냐는 네티즌의 비아냥을 받았다.
안산 상록에는 황당 후보가 등장했다. 이른바 얼짱후보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박선희(32).
다음은 지난달 6일 노컷뉴스의 보도.
새누리당이 지난 5일 발표한 4.11총선 공천자 중 현역의원을 누르고 공천권을 따낸 30대 주부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경기 안상상록갑에서 공천을 받은 박선희(32)씨는 전 안산시 의원으로 지역 현역 의원이었던 이화수 의원과 경쟁해 승리했다. 결혼 6년차 주부인 박선희 전 시의원은 트위터 등을 통해 '지방대생의 서러움을 느끼며 변화를 갈망하게 됐다'며 출마 배경을 밝혔다. 박 후보는 선문대학교 국제학과를 졸업한 후 중앙대 국제대학원에서 국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5대 안산시의원을 지낸 박 후보는 현재 새누리당 경기도당 2030위원회 위원장을 역임 중이다.
▲ 박선희 후보 홈페이지
그녀가 논란의 주인공이 된 것은 지난달 31일 지역구 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하는 토론회였다. 토론시작 10여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어이없는 사태를 일으킨 것. 토론회 동영상은 충격이었다.
상대 후보와 함께 2분여의 기조연설을 마친 후 지역현안인 ‘반월공단 활성화 방안’에 대한 질문을 받자, 두어마디 말하더니 원고를 암기하지 못한 사람처럼 난처한 표정으로 10여초이상 침묵을 지키다가 “죄송합니다”하고 마는 것이었다.
별수없이 사회자가 상대 후보로 마이크를 넘긴 후 다음 질문에 들어갔다. 한미FTA를 현행대로 유지할 것인지 폐지. 혹은 재협상할 것인지 관련한 의견을 묻는 질문이었다. 그 순간 제작진에게 ‘할 수 없다’는듯 손으로 ‘X'자 신호를 보내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자리에서 일어나는듯한 포즈를 취하는 박선희. 질문이 먼저 통합민주당 후보에게 가자 그 틈을 이용, 냉큼 일어나 사라지는게 아닌가.
코미디가 따로 없었다. 사회자는 “지금 박선희 후보께서 자리를 비우셔서 전해철 후보와 계속해서 토론회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라며 박선희 후보가 사라졌음을 알리며 토론을 이어갔다. 퇴장했던 그녀는 15분쯤 지난 뒤 자리로 돌아왔다. 이후 토론은 공약 발표와 상대 후보의 질의순서였지만 역시 자신의 공약만 발표하고 상대 후보의 질의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방송이후 박 후보측은 “선관위 토론회에 대해 설명을 들은 캠프관계자가 후보자에게 질문지를 전달하지 못해 빚어진 문제”라고 퇴장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말도 안되는 변명이었다. 설사 질문지를 전달받지 못했다해도 지역구와 관련된, 또 전 국민이 수년째 귀가 닳도록 들은 이슈에 대해 기본적인 답변조차 못하고 줄행랑을 놓는다는게 말이 되는가.
국회의원 후보가 아니라 멀쩡히 길가던 여성을 갑자기 데려와 답변하라고 했나하고 의심할만큼 황당한 장면이었다. 토론회는 유권자들이 후보의 공약을 검증하고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자질을 알아보는 자리다. 생방송토론회에서 기본적인 질문도 쩔쩔 매며 달아난 후보가 현역의원을 물리치고 집권여당의 공천을 받았다니 초등학교 반장선거에 나선 아이들도 배 잡고 웃을 판이다.
동영상이 뜨거운 이슈가 되면서 열흘전 실수로 작성한 박후보의 트위터 글도 대중의 폭소를 자아내고 있다. 박 후보가 지난달 24일 새벽 트위터(@sunny4ansan)에 “오늘도 열두시를 넘겼네요. 불스원샷 한 잔 해야 할까 봐요”라고 적은 것. 불스원샷은 유명 자동차 엔진 세척제다.
한 네티즌(@Huntin*****)이 즉각 “레드불이겠죠. 불스원샷은 엔진첨가제. 마시면 큰일 난다”고 댓글을 달았다. 당초 이 실수는 대중의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문제의 방송 토론회에서 퇴장사건으로 네티즌들이 그녀의 트위터로 대거 몰리는 바람에 널리 알려지고 말았다.
여당의 토론회 거부사례는 또 있다. 경남 창원의창의 박성호 후보(55)도 토론회 불참과 부적절한 해명으로 논란이 한창이다.
▲ 박성호 후보 홈페이지
박성호 후보는 지난 2일 예정됐던 경남CBS-CJ헬로비전이 공동주최하는 후보자 합동토론회에 하루 전인 1일 일정상의 이유를 대며 돌연 토론회 불참을 통보했다. 앞서 박 후보는 지난 31일 토론회에 불참하겠다고 통보한 후, 다시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다가 또 다시 하루 만에 재번복을 한 것.
거기에 토론회 질문지에 “4대강사업과 롯데백화점 비정규직 문제 등 민감한 질문을 빼 달라”, “후보상호간 자유토론시간도 줄여 달라”는 등의 요구한 것까지 알려지면서 ‘자질’논란이 일고 있다. 급기야 재번복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홈런을 쳤다. “나는 로봇에 불과하다. 캠프에서 하라는 대로 할뿐이다”라고 변명했기 때문이다.
네티즌 @so_****는 ‘로봇’발언에 대해 “드디어 우리나라도 로봇이 의원에 입후보했군요”라며 “과학입국의 건설의 새 장을 여는 사건”이라고 조롱했다. 새누리당은 인간 아닌 사이보그를 공천한 것에 대해 공식 해명할 일이다.
‘낙선후보 1위’라는 불명예를 얻은 강남을의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도 지난 달 27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예정이었으나 ‘체력적 문제’를 이유로 불참했고, 상대후보인 정동영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토론이 “시간이 아깝다”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부산사하갑의 문대성 후보(35). 그는 정치인보다는 스포츠인으로 잘 알려졌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아시아인 최초로 IOC 선수위원으로 선정됐고 동아대 교수인 엘리트스포츠맨의 대명사이다. 그런 그가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고 정치에 발을 담그면서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
▲ 문대성 후보 페이스북
엄밀히 말하면 정치를 한게 잘못이 아니라 문제점이 정치로 인해 드러난 것이다. 현재 그는 석사(용인대) 박사(국민대) 학위 논문이 표절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과도한 인용일 뿐 표절은 아니다”라고 주장하지만 일부에선 아예 복사수준이라고 질타하고 있다. 오타까지 그대로 베껴쓴 흔적때문이다. 신도리고 복사기에 빗댄 ‘문도리코’, ‘복사기에 문대썽’, 복사후 붙여쓰기 명령어인 ‘콘트롤V’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국민대는 논문표절심사에 들어가 박사학위철회를 검토하고 학술단체협의회는 동아대 교수직을 스스로 사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가관인 것은 2일 부산일보 보도다. 베낀 논문을 또 베꼈다는 것이다. 부산일보는 “문후보가 표절한 것으로 의심받는 김 모씨의 2007년 명지대 박사학위 논문은 4개월 전에 나온 K씨 논문의 거의 전 부분을 출처 없이 인용하고 있다. 시간 순으로 보면 K씨의 논문이 나온 지 4개월 뒤 김 씨의 논문이, 그 후 6개월 뒤 문 후보의 국민대 박사 논문이 발행됐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K씨가 현재 D대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일보는 직접 논문을 검증해본 결과 3개의 논문은 “서론은 물론 연구방법과 연구결과, 논의(결론)까지 거의 그대로 옮겨져 있다"며 같은 오기가 3군데서 발견되는 등 이는 "마우스로 '드래그'해서 갖다 붙이거나, 같은 논문 파일을 '재활용'하지 않고서는 일어나기 힘든 경우”라고 주장했다. 또한 “세 사람의 관계가 촘촘한 학맥으로 이어져 있다”면서 “K씨가 김씨의 논문작성에 깊이 개입되어 있으며 대리 작성의 가능성까지 추정해볼 수 있다”며 표절을 넘어선 논문 대필 의혹을 제기했다.
김씨와 K씨, 그리고 문 후보는 같은 대학 태권도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했으며 K씨는 김씨, 문후보와 각각 논문을 공저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관련자들의 논문대필 및 공모의혹이 학위 취득과 교수임용까지 연결되었을 개연성이 있는만큼 경찰수사가 이뤄져야할 중대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올림픽 펜싱금메달리스트 출신인 헝가리의 슈미트 대통령이 학위논문을 표절한 것이 들통나자 대통령직을 사임했다. 일국의 대통령이 사임할 정도로 표절은 남이 어렵게 쌓아올린 학문적 업적을 도둑질하는 치졸한 범죄이다.
▲ 문대성 후보 블로그
‘스포츠인은 정직하다. 그래서 다르다..’ 문대성 후보의 블로그 머리에 나오는 말이다. 선거에서 스포츠맨쉽을 발휘하겠다며 오륜마크가 그려진 IOC 선수위원 운동복과 운동화를 착용하고 유세에 나서는 문대성 후보는 아직 黙黙不答(묵묵부답)이다. 진보언론에서는 “새누리로 나오면 멍멍이라도 당선되는 여당 텃밭이라서 최대한 조용히 넘어가려는 속셈”이라고 꼬집고 있다.
▲ 손수조 후보와 문대성 후보 <문대성 후보 페이스북>
새누리당 후보들의 연이은 파장에 대해 민주통합당 김유정 대변인은 3일 브리핑을 통해 “로봇후보에, 토론뺑소니 후보, 오만방자한 후보까지 새누리당의 행태가 참으로 가관”이라면서 “새누리당 후보들이 토론에 자신이 없는 것인지 할 말이 없어서인지 모르겠으나 결론적으로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트위터러 @his****는 “자기가 로봇에 불과하다는 박성호(창원의창), 토론하다 도망간 박선희(안산상록갑), 자기가 표절했는지조차 모르는 문대성(부산사하갑). 이런 사람들 뽑아놓고 나중에 국회의원이 무식하다고 흉봅니다”라고 一喝(일갈)했다.
그런데 우리 국회가 원래 그런곳 아니었던가? 오호라. 알고보니 모두 자격이 넘치는 분들이시다. 진짜 미달은 털어도 먼지 날게 없는 점잖은 분들이었구나. 뭐라구라? 고만하라구라? 누구처럼 ‘집단 모독죄’로 고소할 수 있다구라?
“....” ^^